지루함에게 언질을 주다.
카페인이 필요해서 커피 잘하는 집에 들렀다
찻잔의 유혹
감각적인 색 무늬 패턴의 요란함
그 안에서 찰랑거리는 검은 물
김도 나고 향기도 나는 그것을
한 모금 넘긴다
푸드덕 또렷해진다
몽롱한 삶에 취해
습관과 살을 비비며 살아가는 일상
문득 권태가 능글맞게 내 안에 밀려들어오면
똑 죽고 싶다.
'' 난 날 좋은 날 죽을 테야''
권태 들으라고 으름장을 놔 보지만 지루함의 농도는 희석되지 않는다.
기죽어 밖을 바라보니
햇살이 곱다.
나이 들으면서 더 애틋해지는 것들
내친김에
주름, 뱃살, 불면증, 무덤덤, 뻔뻔함 옆 한편에 슬그머니 죽음도 올려본다.
지루함의 대가는 생을 마감하는 것,
내 소풍 끝나고 돌아가는 날
비는 사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