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 중독자 Apr 20. 2021

지루함에게 언질을 주다


지루함에게 언질을 주다.

카페인이 필요해서 커피 잘하는 집에 들렀다

찻잔의 유혹

감각적인 색 무늬 패턴의 요란함

그 안에서 찰랑거리는 검은 물

김도 나고 기도 나는 그것을

한 모금 넘긴다

푸드덕 또렷해진다

몽롱한 삶에 취해

습관과 살을 비비며 살아가는 일상

문득 권태가 능글맞게 내 안에 밀려들어오면

똑 죽고 싶다.

'' 난 날 좋은 날 죽을 테야''

권태 들으라고 으름장을 놔 보지만 지루함의 농도는 희석되지 않는다.

기죽어 밖을 바라보니

햇살이 곱다.

나이 들으면서 더 애틋해지는 것들

내친김에

주름, 뱃살, 불면증, 무덤덤, 뻔뻔함 옆 한편에 슬그머니 죽음도 올려본다.

지루함의 대가는 생을 마감하는 것,

내 소풍 끝나고 돌아가는 날

비는 사양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짠맛 예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