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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준호 한의사 Jan 03. 2017

COPD, 만성폐쇄성폐질환의 무서움

호흡이 힘든 이유


우리에게는 당연할 수 있는 이 호흡을 누군가는 절실히 원하고 바라고 있다. 이는 결국 삶의 질이 하락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이처럼 숨 쉬는 게 버거워진다는 것은 생명을 더 이상 이어가는 게 힘들다는 맥락과도 같다. 그렇다면 이 호흡이 힘들어지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호흡곤란 증상을 가지고 있는 질환 중에서도 종착역이라고 할 수 있는 COPD는 그 고통이 가히 대단하다. 혹여 본인과 호흡기 질환 사이 거리가 멀게 느껴질지라도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된다. 어느 날 갑자기 중증 호흡기 질환이 찾아오는 것보다는 경증의 호흡기 질환에서 중증으로 발전할 확률이 더욱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COPD에 대해 더 면밀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COPD란?


COPD는 장기간 흡입되는 유해가스, 흡연, 오염공기 등으로 폐가 비정상적인 염증반응을 일으켜 만성적인 기도폐쇄 및 기류 제한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만성기관지염 및 폐기종의 두 질환으로 대별될 수 있으나 병이 진행되면 두 질환의 임상증상 및 검사 소견이 혼합되어 나타나는 양상을 보여 두 질환을 감별하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외에도 천식, 기관지 확장증, 결핵 등 기타 폐질환의 악화에 따라 COPD로 진행될 수 있다.


폐기종, 만성기관지염, 천식의 악화로 인해 폐 기능이 현저히 떨어질 경우 폐기능 검사를 통해 기도폐쇄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학술적인 정의에 의하면 꾸준한 약물치료를 통해 폐기능 검사를 기반으로 아무런 수치 변화가 없을 때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라고 표현한다.




COPD 원인


COPD 중 폐기종 우세형 원인

폐포와 폐포 사이의 폐포벽(간질 조직)에 모세혈관이 존재하기 때문에 산소의 흡수, 이산화탄소의 배출 활동을 통해 원활한 호흡이 이루어진다. COPD 중 폐기종 우세형은 바로 이 폐포벽이 흡연과 같은 유해물질로 인해 파괴되어 자잘했던 폐포벽들이 합쳐지며 폐 속 남은 공기의 배출이 어려워지고, 산소의 확산이 저하됨으로써 호흡곤란을 야기하게 되는 것이다.


COPD 중 만성기관지염 우세형 원인

장기간 유해가스 및 오염된 공기 흡입과 주로 신체 내 남아 있는 가래 배출의 지연으로 인해 기관지 점막이 점차적으로 파괴된다. 이는 폐의 비정상적인 염증 반응을 일으켜 염증 물질인 가래 및 이물질 배출을 더욱 더디게 만들며 비가역적인 기도폐쇄를 불러일으킨다.


기타 폐질환에 의한 COPD 원인

천식, 기관지 확장증, 결핵 등 과거 폐질환 치료 후 꾸준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무분별한 약 사용, 잘못된 치료 방법으로 제대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아 폐질환이 악화된 경우다.




COPD 증상

COPD는 크게 폐기종과 만성기관지염, 기타 폐질환의 악화로 나눌 수 있다. 때문에 질환이 진행됨에 따라 증상이 혼합되기도 한다. 폐기종의 주된 증상인 만성기침은 초기에 간헐적으로 발생하나 악화될수록 하루 종일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만성기관지염의 주 증상인 가래는 염증 반복 및 배출 지연으로 인해 누렇고 끈적한 화농성 가래의 경향을 보이며 원활한 배출이 어렵다. 이 외에도 기타 폐질환의 악화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반복적으로 악화될 경우 COPD로 진행이 되며, 이때 주요 증상은 호흡곤란이다. 증상이 악화될수록 가벼운 숨참 정도에서 약간의 활동에도 극심한 호흡의 불편함을 나타내며, 호흡곤란이 오래될 경우 저산소증으로 인한 청색증, 심장의 부담으로 인한 체중감소, 빈맥, 하지부종 등의 심혈관 질환과 불안, 우울, 두려움 등 정신 장애를 동반할 수 있다.




산소포화도의 중요성

산소포화도가 96% 이상일 경우 꾸준한 치료를 통해 임상 증상에서 호전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95% 이하로 떨어질 경우 병증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이므로 더 이상의 악화를 막는데 주력해야 한다. 특히 폐기종의 경우 기침 및 가래, 호흡곤란 증상이 심화되며 만성기관지염의 경우 폐렴 발병 위험성 및 극심한 체중감소가 나타난다.


90% 이하의 산소포화도는 매우 위험한 단계로 등산 및 운동을 소화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이 경우, 체중 감소와 신체 전반적인 체력 소모로 인해 병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호흡기 질환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정상 컨디션 유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위험 지표


COPD 환자의 혀를 살펴보면, 황태 및 백태가 껴 있고 설질이 좋지 못한 경우가 많다. 또한, 급격하게 체중이 감소할 경우 신체 진액도 함께 손실되어 가래가 끈적해지고 마른기침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저하되어 폐렴의 위험성을 높이기도 한다. 특히 빠른 맥박으로 인해 맥진이 불안정해지는데 이는 심장의 활동에 부담을 주어 폐성심(폐동맥고혈압)을 야기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폐의 산소 공급량이 떨어지게 될 경우 산소부족으로 인해 손톱이 푸르음 해지는 청색증, 손톱이 휘어지는 곤봉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물론 무조건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주변에서 COPD는 갈수록 나빠지는 병이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COPD 싹이 보이는 그 즉시 즉각적인 치료를 통해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증상을 치료한다면 더 나빠질 일은 없을 것이다. 아무리 호흡기 질환의 종착역이라고 해도 무조건 해마다 나빠지고 악화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섣부른 걱정과 낙담은 할 필요가 없다. 치료에 있어서도, 환자 스스로의 자세와 마음가짐에 따라 예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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