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핵기, 과연 단순 화병일까?
"목 이물감이 심해요"
목에 무언가 걸린 듯한 느낌 때문에 속이 답답하고 불편했던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닐까 해서 검사를 받아 보면, 아무 이상 소견이 나오지 않아 난처했던 적도 있을 것이다. 이를 한의학에서는 '매핵기'라고 부른다. 다소 생소한 질환 명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현대인들이 흔히 말하는 '화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매핵기를 단순히 화병이라고 취급하기엔 어렵지만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될 듯하다.
매핵기란?
매핵기(梅核氣)란 매실씨나 솜뭉치가 걸려있는 듯하여 뱉어도 뱉어지지 않고, 삼키려 해도 내려가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는 한의학적 용어이다. 정신적 스트레스와 크게 연관되며, 한방에서는 기울(氣鬱), 기체(氣滯) 등에 해당된다. 양방에서는 이를 역류성 식도염, 후두염, 히스테리 구, 신경성 인후두염 등으로 진단한다.
Q. 매핵기와 역류성 식도염의 차이점은?
두 질환은 인후부 이물감, 일시적인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연하장애 등 증상은 비슷하지만 내시경 검사를 통해 이상소견이 발견되는 역류성 식도염과 달리 매핵기는 아무런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는다.
또한, 역류성 식도염의 경우 위산분비 억제제 등의 약물로 호전이 될 수 있는 반면에 매핵기는 양약을 써도 효과가 미미하거나 없는 경우가 많다. 역류성 식도염은 스트레스와 식습관, 음주 및 흡연이 원인이 되며 매핵기는 정신적 스트레스 및 충격과 건성 기관지 등에 의해 발병하는 만큼 정확한 원인에 따른 치료가 필요하다.
매핵기 증상
-인후부 이물감·가슴 답답함·연하곤란-
매핵기는 신경성 질환의 일종으로, 검사상 아무런 이상이 없지만 환자 스스로 매우 불편함을 느끼는 질환이다. 특히 목에 무엇이 걸린 듯한 이물감과 답답함으로 수면장애, 호흡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지나친 스트레스로 인해 기의 흐름이 막히는 기울 성 병증으로 진단되며, 쉽게 호전되지 않고 수시로 재발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매핵기 자가진단 테스트
본 자가진단 테스트에 4개 이상 부합될 시 매핵기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최근에 큰 충격 및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다. □얼굴에 열이 오르는 상열감, 홍조, 여드름이 있다.
□집안이 대체적으로 마른 체질이다. □스트레스로 인해 목, 어깨가 뻣뻣하게 굳어 있다.
□호흡기 질환의 가족력이 있다. □두통, 소화장애, 불면 등의 스트레스성 증상이 있다.
□목에 뭔가 끼인 것처럼 간지럽다. □평소 불평, 불만이 있어도 제대로 표출하지 못한다.
□가슴이 자주 답답하다. □에어컨, 히터, 온풍기 등의 건조한 공기에 자주 노출된다.
매핵기 원인
7정(七情)에 의한 화병으로 여겨지던 과거와는 달리, 매핵기는 현대에 접어들면서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고 있다. 에어컨 및 히터 등 건조한 실내환경과 선천적인 건성 기관지, 직업 특성으로 인한 다언(多言), 스트레스로 인한 상열감 등이다. 때문에 인후부 이물감, 답답한 느낌의 증상은 같지만 미세먼지, 매연 등의 공해, 서구화된 식습관, 각기 다른 생활환경에 의해 과거의 치료 방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오늘날 매핵기는 기관지 점액 보충을 통한 호흡기 보호, 굳어있는 목 뒤를 풀어주는 근육학적인 치료, 스트레스 제거를 통한 증상 완화 위주의 치료를 진행해야 하며, 이에 따른 명확한 치료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매핵기는 충분히 치료 가능한 질환이므로 지나친 걱정은 금물이다. 병원에서는 검사 결과 정상으로 나오기 때문에 신경정신과 치료를 권유하기도 하지만 매핵기는 엄연히 호흡기 질환이므로 이에 걸맞은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매핵기는 치료 약이 없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양약 중에서 진액을 만들어 주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점액을 보충하고 점막을 안정시키는 한방 치료로 매핵기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매핵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다면, 한방 치료를 고려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