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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준호 한의사 May 15. 2019

[칼럼] 폐기종, 숨 쉴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

COPD에 속하는 폐기종, 완치가 불가능하다면 치료할 수 없는 것일까?

폐가 손쓸 수 없을 만큼 손상된 질병, 호흡기질환 중에서도 가장 중증에 속하는 질병, 극심한 호흡곤란으로 죽음의 위협을 느낄 만큼 위험한 질병이 있다. 특히 폐를 구성하고 있는 폐포는 한 번 손상되면 회복될 수 없기 때문에 완치가 어렵다. 이러한 폐질환을 '폐기종'이라고 하며 큰 범위에서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라고도 한다.








숨을 쉴 때마다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가슴이 답답합니다.
CT 상 폐기종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았습니다.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초기에는 기침이나 가래 같은 미미한 증상만 나타나 큰 병이라고 의심하기 쉽지 않다. 때문에 건강검진 중 우연하게 발견되거나, 심한 호흡곤란으로 병원을 찾은 뒤 이미 폐가 망가진 상태에서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폐기종은 폐포의 말초와 기도가 확장된 상태에서 폐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호흡의 문제를 일으키는 질병이다. 여기서 주의하게 살펴야 할 점은 만성적으로 끊이지 않는 기침과 가래, 극심한 호흡곤란이지만 어떤 환자에게선 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자각적으로 불편한 증상이 느껴지지도 않는다.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


폐를 구성하고 있는 폐포는 수 억만 개에 달하기 때문이다. 폐기종을 진단받았더라도 이미 폐의 변형이 진행된 폐포 수보다 변형되지 않은 폐포 수가 더 많다면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즉, 호흡의 불편함을 느끼는 단계라면 이미 폐가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손상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손상 범위가 넓어질수록 이전에는 없던 기침/가래 증상이 나타나고 병증이 빠르게 악화되는 것 역시 당연하다. 폐기종은 비가역적인 변성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당장 느껴지는 불편함이 없을지라도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폐 조직의 만성적인 염증이 손상과 회복을 반복하면서 발생되기 때문에 폐에 누적된 염증을 제거하고 치료해야 한다. 우리 몸에는 본래 염증을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요인들이 존재하는데, 이를 주관하는 자율신경계가 흐트러지게 되면 염증을 스스로 배출하지 못하고 회복에 더딘 양상을 보인다. 또한, 과민화된 면역체계로 인해 불필요한 자극에도 매우 큰 반응을 보인다.


폐기종, COPD를 진단받았다면 첫 번째로 멀리해야 할 것이 흡연이다. 흡연은 모든 폐질환의 원인이자 병증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이기 때문에 금연을 실천하여 폐활량을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양방에서는 폐의 염증이 확산되지 않도록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한다. 스테로이드제는 과도한 염증 반응을 억제하면서 기침, 가래, 호흡곤란의 증상을 완화한다. 하지만 장기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폐기종 환자가 약물을 오랜 시간 복용할 경우 오히려 전신 면역력이 낮아져 부작용이나 약에 대한 내성을 기를 수 있는 만큼, 증상이 안정된 후에는 사용량을 조금씩 줄여나가는 것이 좋다.


금연과 더불어 화학 분진, 대기오염 등의 유해 물질을 차단하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적절한 유산소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한다. 다만, 폐활량이 좋지 못하거나 산소포화도가 매우 낮은 상태에서의 운동은 폐 운동량을 갑작스럽게 늘려 오히려 체력을 떨어트릴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의료진과의 상담 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운동을 해야 한다.









Q. 한방치료로 이미 손상된 기관지와 폐를 관리할 수 있을까?

A. COPD(폐기종/만성기관지염) 환자의 경우 대게 교감신경의 과항진 반응과 부족한 체내 점액으로 인해 혈액 순환력을 저하시키고 불필요한 자극에도 매우 과민한 반응을 나타낸다. 완치가 불가능한 탓에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더 이상의 병변을 예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가 요구된다. 한방치료는 몸속 잔류된 염증의 배출을 도와 점액을 풍부하게 보충해주고, 저하된 폐활량 향상을 위해 재활치료를 병행하여 증상을 개선하며, 신체 순환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Q. 폐기종(COPD) 진단 이후 체중이 심하게 감소했다면,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A. COPD의 주 증상은 만성적인 기침, 누런 가래, 극심한 호흡곤란이다. 그러나 증상이 악화되면 심혈관계에도 영향을 끼쳐 폐동맥 고혈압/체중감소/빈맥/체력저하/식욕저하/소화불량 등의 전신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이는 체내로 산소가 공급되는 양이 적어지면서 심장이 산소를 무리하게 공급하여 나타나는 증상이다. 증상이 심화될수록 회복이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에 평상시 생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필수적으로 금연/금주는 물론, 단백질 위주의 고른 영양섭취와 충분한 수면 보충이 중요하고 소화력을 더디게 만들 수 있는 식품이나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은 가급적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Q. 운동을 하면 폐 기능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닐까?

A. 만약 극심한 호흡곤란과 체중 감소가 시작된 경우라면 무리한 운동은 조심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심폐기능을 향상시키지만 모든 환자에게 해당되는 부분은 아니기 때문이다. 폐기종(COPD) 환자의 경우 이미 저하된 폐 기능이 충분히 산소를 흡입하지 못하기 때문에 체내에 다량의 젖산이 축적되며 약간의 활동에도 숨이 차거나 어지러운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때문에 가급적 상담 후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의 적절한 운동 방법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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