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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준호 한의사 Jun 20. 2019

[칼럼]폐가 찢어진다? '기흉' 종류와 주의사항은?

가슴이 콕콕 쑤시고 숨 쉬기 힘들다면 의심해야 할 폐질환

우리의 폐는 매우 크고 작은 폐포들이 모이고 연결되어 있다. 쉽게 생각해 작은 풍선들이 삼삼오오 모여 매우 큰 풍선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일부 작은 풍선이 터지게 되면, 폐 안에 있는 공기가 새면서 쉽게 찌그러지게 된다. 이때 새어 나온 공기가 가슴 안에 고이게 되면서 가슴이 답답한 느낌, 뻐근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이러한 질환을 '기흉'이라고 한다.







기흉은 크게 두 가지 일차성 기흉, 이차성 기흉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일차성 기흉은 주로 키가 크고 매우 마른 저체중의 남성에게 발생하는데, 특히 성장기에 있는 남학생에게서 발병률이 높다. 이차성 기흉은 주로 폐의 실질 조직 손상으로 발생하는 외상성 기흉과 인위적으로 발생하는 의인성 기흉이 포함된다. 혹 흉강 내로 공기가 유입되었으나 배출이 되지 않아 긴장성 기흉이 발생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일차성 기흉을 또 다른 말로 '자연 기흉'이라고 한다. 폐에 특별하게 앓았던 질환이 없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폐의 표면에 공기주머니가 찢어지거나 튀어나오게 되는 기포(기낭)가 터지면서 기흉이 발생하는데 아직까지 기포가 생기게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다만, 청소년기 남학생에게 기흉 발병률이 높은 것은 급격하게 키가 자라는 시기에는 폐포의 성장에 비해 뼈 길이 성장이 매우 급속히 진행되는데다, 표면장력을 유지해줄 계면활성제(폐포의 기름성분)가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폐포가 합쳐진 기낭이 쉽게 만들어지고, 상대적으로 키가 크고 마른 체형의 사람이 기흉이 쉽게 생긴다.


이차성의 경우, 과거 폐와 관련된 질환의 병력이 있는 경우이다. 주로 50~70대 중장년층에서 쉽게 생길 수 있다. 이차성의 원인이 되는 폐질환으로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폐기종, 결핵, 폐섬유화증, 폐렴 등이 있다.



기흉은 갑자기 가슴이 콕콕 쑤시는 통증과 뻐근한 느낌, 숨이 차는 증상이 대부분이다. 이차성의 경우 심각한 호흡곤란이 나타날 수 있고, 가슴통증은 주로 24시간 이내 자연히 사라지게 된다. 가슴통증, 흉통이라고도 부르는 이 증상은 가슴이 뻐근하고 숨을 쉴 때 답답한 느낌, 찢어지는 듯한 느낌, 저미는 느낌 등 사람마다 표현하는 정도가 달라진다. 혹은 기침이나 가래와 같은 호흡기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기흉의 경우 갑자기 나타나기도 하지만 활동/운동과 상관없이 나타나기도 하는 만큼 무거운 물건 들기, 기지개 켜기, 과격한 운동 등은 삼가는 것이 좋다.




또 다르게 주의해야 할 사항은 '흡연'이다. 남성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20배가량 기흉 발생률이 높고, 여성 흡연자 또한 비흡연자와 비교해 10배가량 기흉 발병 위험이 높다고 한다. 과거 남성에게만 발생하는 질환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여성 흡연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여성 기흉 환자의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흡연자에게 무조건 기흉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흡연이 기흉 발생과 악화, 재발 요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특별한 증상이 없고 증상이 비교적 가벼운 경우, 외과적인 수술이나 치료 없이 산소 흡입을 통해 폐에서 새어 나온 공기를 다시 폐로 자연 흡수시키게 된다. 반면, 기흉의 크기가 크고 폐가 심하게 짓눌린 경우 가슴에 구멍을 뚫어 흉관이라고 하는 플라스틱관을 늑골 사이로 삽입하는 수술을 통해 폐를 누르고 있는 공기를 밖으로 빼내고 공기가 새어 나오지 않도록 한다. 혹은 기포(기낭)를 절제하는 수술을 시행하기도 하지만, 수술적인 치료 이후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빈번하여 사후 관리가 매우 중요한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기흉은 최초 발생 후 6개월 내 재발 확률이 무려 40%에 달하는 폐 질환이다. 특히 기포(기낭)는 폐가 매우 건조한 상황에서 외부 자극을 쉽게 받아 찢어지거나 구멍이 날 수 있기 때문에 튼튼하고 건강한 흉막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혹, 평상시 마른기침, 입술 틈, 목 이물감 등의 건조한 증상이 있는지 살피는 것이 좋고, 키에 비해 마른 체형이라면 적당하게 살을 찌우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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