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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준호 한의사 Dec 28. 2016

만성기침, 나는 감기가 아니야

"목이 간지럽고 기침이 계속 나와요"




얼마 남지 않은 2016년. 빠른 시간만큼이나 날씨 또한 급속도로 매서워졌다. 아무리 옷을 여며도 뼛속까지 시린 칼바람이 품속으로 파고들기 마련이다. 출근길에 몸을 맡긴 버스나 지하철에는 기침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한 명이 기침을 하기 시작하면 너도 나도 가리지 않고 도미노처럼 기침을 한다. 보통 기침을 하면 '감기구나' 생각하고 만다. 그런데 이 기침이 멎지 않고 며칠이고 몇 주간 계속 지속된다면? '이번 감기는 유난히 심하네' 하고 넘어갈 것인가? 기침, 과연 단순히 우리가 방치하고 무시해도 될 만한 증상일까.




만성기침이란

한의학에서는 기침을 해수(咳嗽)라고 한다. 기침이 일정기간 이상 반복되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해지는 경우를 만성기침이라고 표현한다. 만성기침은 일반 기침감기와 달리 다양한 원인에 의해 기관지가 건조해져 생기는 질환이다. 만성기침은 누구에게나 힘든 질환이지만, 조용한 환경에서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곤란하고 난처한 병이다.




기침감기와 만성기침의 구분

                                 바이러스 감염 기침감기 VS 건성 기관지 만성기침

일반적인 기침감기는 상기도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병된 것이다. 이때 증상으로는 기침, 코막힘, 콧물, 인후통, 미열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대개 2주 전후로 자연치유가 되거나 항히스타민제 등을 복용하여 치료한다.


반면 만성기침의 경우 미열이 없는 상태에서 기침이 3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는 기관지 내 점액이 부족해 호흡기가 예민해져 있는 상태로 작은 자극에도 쉽게 기침이 터져 나온다. 만성기침은 일반적인 기침감기와 달리 단순 휴식만으로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다.


특히 만성기침은 수면장애, 두통, 목쉼, 호흡곤란, 어깨 결림, 흉통, 요실금, 전신피로, 근육통 등의 다양한 후유증을 남기기 때문에 기침감기와 구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지속적인 기관지 자극 및 상처는 더욱 깊은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된다. 단순히 감기라고 치부한 후 '곧 낫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매 하루를 날려 버린다면 언젠간 후회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만성기침 원인

기도과민성 기침(마른기침), 건조한 기관지

선천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기관지 내 점액이 부족해질 경우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진다. 이 경우, 섬모가 외부 자극에 쉽게 노출되고 점액이 끈적해져서 섬모와 엉겨 붙는다. 이로 인해 이물질의 배출이 어려워져 목에 무언가 걸려 있는 듯한 인후부 이물감과 간질간질함이 느껴져 헛기침, 멈출 수 없는 만성기침 등을 유발하게 된다.



물을 마셔도 기관지가 건조한 이유는?

평소 마시는 물은 기관지가 아닌 식도로 내려간다. 섭취된 물은 기관지에 흡수된 후 점액으로 재분비 되어 점막을 보호해야 하는데, 선천적으로 기관지가 약한 사람의 경우 대부분 소변으로만 배출이 된다. 때문에 직접적으로 기관지를 촉촉하게 만들 수 없어서 물을 마셔도 목이 건조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후비루 증후군, 위식도 역류질환, 기관지 천식 등 염증성 질환의 자극

콧물과 분비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증후군, 신물과 위액이 역류하는 위식도 역류질환, 항원물질의 자극을 받는 기관지 천식 등 염증성 기관지 질환에 의해 섬모와 점액이 자극을 받는 경우다. 이때는 평소보다 뱉어내야 할 이물질(가래)의 양이 많아지고, 염증이 기관지를 자극하면서 만성기침을 유발한다.


그렇다면 기침은 우리 몸에 나쁜가?

소화기관의 이물질은 위(胃)와 장(腸)을 거쳐 항문으로 배출하는 구조인 반면, 호흡기관의 이물질은 입 안으로 흡입하였다가 다시 입 밖으로 배출되는 구조이다. 따라서 기침을 함으로써 중력과 반대되는 힘을 얻어 균, 바이러스, 이물질 등을 입 밖으로 올려 내보내어 기관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속적인 기관지 자극은 호흡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만성기침 증상

만성기침의 주요 증상은 멈추지 않는 기침, 인후부 이물감, 목의 건조함이다.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만성기침은 열을 동반하지 않은 상태에서 최소 3주 이상 지속적인 마른기침의 양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적이다. 막상 검사를 했을 때에는 신체의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잦은 기침은 피로감, 두통, 목쉼, 요실금 등 합병증을 야기하므로 방치보다는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만성기침은 남녀노소 연령대를 불문하고 누구나 쉽게 걸리는 질환이다. 하지만 일반 감기와 증상이 유사한 탓에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치료시기를 내내 놓치게 되면 중증 호흡기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또한, 만성기침은 재발률이 높아 명확한 발병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속적인 기침은 숙면을 취하기 어려울 정도로 일상생활에 많은 불편함을 끼치기 때문에 '3주 이상' 기침이 지속된다면 가까운 병원을 통해 진료를 받아보길 권장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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