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메르인 Sep 30. 2022

팔리는 작가는 어떻게 될 수 있나

술술 읽히는 글쓰기 책


'팔리는 작가가 되겠어, 계속 쓰는 삶을 위해'라는 책에서 작가는 서점에서 들쳐봐 준, 도서관에서 빌려서 봐준, 밀리의 서재에서 어쩌다 발견해준, 그리고 드물게 손수 구입해준 독자들에게 감사한다. 작가는 '나로서 살고 싶어서' 간호사를 그만두고 전업작가를 꿈꾼다. 주변에서 글빨 깨 있다고 인정받지만, 일 년 가까이 걸려 책 한 권을 내봤자 초반 2천 부 인세 이백사십여만 원(세후)을 벌면 끝이다. (재판을 찍을 만큼 대박은 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책이 얼마나 팔렸는지는 모르겠는데, 결국 나도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렸으니 작가의 가계에 보탬이 안된 셈이다.


책의 전반부는 팔리는 작가가 되지 못하는 작가의 신세한탄이고, 후반부는 그간의 경험을 통해 체득한 노하우를 담았다. 핵심은 작가로 성공하는 것도, 다른 모든 분야와 다름없다는 것이다. 실력? 당연하다. 그렇지만 출판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인맥이 중요하다. 하루에도 쏟아지는 수많은 책들 중에서 독자의 간택을 받는 것은 백에 아흔아홉은 결국 마케팅에 힘쓰고, 서점의 MD가 선택하여 잘 보이는 자리에 두는 것일 확률이 높다.


우리는 흔히 인연을 만났을 때 지구의 인구를 통틀어 70억 분의 1의 확률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의 생활 반경에 있는, 아마도 수백 명의 사람들만이 나와 인연이 될 수 있는 후보가 된다. 나머지는 평생 모르고 살 사람들이다. 책도 마찬가지다. 내가 책을 출판했다고 치자. 사람들이 선택하고 값을 치를 확률이 얼마나 될까? 이 책을 살까 하고 고민할 기회조차 얻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작가는 블로그를 꾸준히 쓰다가 우연히 그것을 본 조선일보에서 작은 기고의 기회를 잡고 작은 출판사에서 출판 경력을 쌓아서 여기까지 왔다고 한다. 마치 인턴경력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고 대기업에 이직에 성공한 청년의 사례를 보는 것 같다. 


회사 거래처의 H 이사도 최근에 취미에 관한 책을 냈다. 그 분야 전문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꽤 팔렸다고 했다. 최근에는 십여 명의 '자발적인' 독자를 모시고 저자와의 시간도 가졌다. H 이사의 책은 출판 당시 여러 개의 신문사에서 소개하는 기사가 났다. 그동안 사업을 하면서 안면을 쌓은 기자들이 지면을 할애해 줬을 거라 생각한다. H 이사의 소소한 성공에는 분명 그의 사회적 지위가 큰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최소한 그는 자신의 책을 (구매 여부야 사람들에게 달렸지만) 그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고려는 해보게 했다. 


지인인 K도 전업작가를 꿈꾸고 있다. 그는 글빨이 아주 뛰어나다. 하지만 평범한 직장인의 글에 사람들이 기꺼이 대가를 지불할까? 아니, 애초에 사람들의 눈에 뜨일 기회가 올까? 책도 상품인지라, 사람들은 읽고 싶은 책을 고른다.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공감한다. 비범한 사람들에게는 감탄한다. 그는 평범한 일생을 살았지만 감탄할만한 글을 쓴다. 하지만 작가의 조언대로, 술술 읽힐 수 있는 글을 계속 쓰다 보면, 언젠가 어떻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