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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

어제와 헤어진 오늘

by 숨결


어제와 헤어진 오늘에게 인사를 건낸다



안녕이란 말 대신 지어보이는 미소



참 미안하게도 헤어진 어제에게

작별인사를 건내지 못했다고 한다


메이는 가슴으로 흐릿하게 추억이 되어버린 어제에게


닿지 못할 입맞춤으로

떨리는 마음을 위로한다


아련하게 뒤돌아보는

오늘의 손을 나는 격하게 움켜쥐고


풀 잎파리 바람에 날리는

뚝방길을 걸으며 속삭여 본다





'조금만 더 걸으면 내일과 만날 수 있을거야.'




하지만 알고 있지

나는.너는.우리는



오늘과 나는 내일에게

인사없는 작별을 건내러 가고 있음을 말이야









img014.jpg


Drawing by Yoon







오늘은 무엇과 작별하나요





시간은 그토록 소중한 것이라고 하는데

하루를 아껴 살라 배워왔는데


하루는 왜이리도 짧고

시간은 스쳐가는 눈짓조차 주지 않을까



똑같은 하루가 괜시리 미워지고

내일이라는 하루가 기대되지 못하고

지나온 하루들이 그립지가 않을 때가 있어요



똑같은 거리

똑같은 사람

똑같은 일상


내일도 마찬가지 일거라는 체념


어제도, 그 어제도

똑같았었구나라는 실망



그럼에도 단념할 수 없는 하루들은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내일도 학교는 가야하겠죠

내일도 회사는 가야하겠죠

내일도 집안일을 놓아둘 순 없겠죠



그냥 저는 그래요


그런 날에는 흥미진진한, 또는 달콤한

소설들을 진득하니 읽을 여유도 없어서



중고서점에 들러

아니면

온라인 서점에 들러

얇고 얇은 시집을 하나 사요



그저 한장

시 한편

내 맘을 위로하는

나를 응원하는

마음을 이끄는

시 한편을 발견할 때면

그래도

내일은 뭔가 달라질것 같아요




오늘과 웃으며 작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내일을 만날 기대를 하면서 말이죠










솔직히 말하면

저는 많이 달라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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