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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듯 잠자듯 살아간다

조용하게, 나긋하게

by 숨결


살아간다



겸허한 마음으로

공손한 눈빛으로

목적지 없는 유랑을 떠나자



차분히 죽어가는 와중에도

떠오르는 해와 인사하고

차오르는 달과 담소를 나누며

별빛과 노니는 구름을 지켜봐야지



한이 흘러넘칠쏘냐

공허함이 굳어질테냐


나는 마냥 스쳐갈 뿐이다


의미를 잃은 삶에서도

지나가는 수많은 존재와 조우하며

초월한 그대와 악수를 나눠본다


살아가자

살아보자

아무렴 어떻든


숨쉬듯

자는듯

살아가보자





img013.jpg


Drawing by Yoon






억지로 살아갈 필요는 없다





삶의 무게는

때로는 버겁게도 무겁고

때로는 초라하게도 가볍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잊고 살아가고는 있습니다만은

어느날 문득, 아니면 어느 삶의 전환점에서

'왜 사는가'에 대한 물음에 깊게 빠져들곤 합니다.



누군가는 삶의 의미의 답을 잊은채 살아가기도 하고

누군가는 나름의 답을 찾아서, 또는 찾아가며 살아가지요



인간사에서

사랑과 함께

무엇도 답이 될 수 있고

무엇도 정답이라 할 수 없는 하나의 난제이기도 합니다



문제를 풀어가는 와중에는 선택을 해야하죠



잊고 살아가기엔

깊이도 생각도 없는 무지한 인간궁상이 될 것만 같고

찾으며 살아가기엔

해봐야할 것도 너무나 많고, 시도조차 하기 싫은것도 너무나 많습니다.

나름의 답을 찾았다면

그것 나름대로 얽매여사는듯한 자기혐오에 빠지기도 하지요



그런데요

'왜 사는가'의

'왜'보다


'살아야하는가'에 대한 고민에 빠지는 사람도 많습니다.


얼핏 듣자면 무서운 생각이고 이야기이지만

그 치들에게는 별다른 이야기도 아니랍니다.


'산다'

의 반대가

'죽다'

라면

'산다'의 답 없는 공허함처럼

'죽다'의 답없는 공허함으로

누군가들은 그토록 두려워하는 '죽음'에 무심할 뿐입니다.



그 마음을 돌릴 수는 없을겁니다

타고난 천성이거나

짧든 길든 그리 생각하고 그리 마음 굳어져 살아왔을테니까요



이 시는 그 치들을 위한 노래입니다


덧없음에 아쉬워하지 말고

지금이나 나중이나 별 다를건 없을테니

그저 살아가자는 이야기지요



아무렴 어때

오늘이고 내일이고

지금 숨쉬는 것처럼

곧 잠들게 될 것처럼


숨쉬듯

잠자듯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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