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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자본론_마스다무네아키

책과 키워드

by 숨결
x9788937432231.jpg 지적자본론_민음사





예의없는 책



지적자본론이라는 제목의 경제학 서적을 기대했다면 큰 낭패를 보게 되는 책이다


지적자본론은 예의없이 쓰여진

일본의 기업인 '마스다 무네아키'의 성공사례집에 지나지 않는다


거기다 상당수의 자기계발서가 가지는

'불확실정보'와 '비대중적 키워드'의 나열로 독자를 현혹시키고

'있어보이는' 책으로서 만들어내는

출판사의 고도의 상술을 그대로 담아냈다


총 216페이지

128X188 B6크기의 작은 책에서

뒷편 이미지 및 간지등을 제외하면 근 150페이지가 나오는데

일반적으로 A5사이즈 책을 기준으로하면 사실상 100페이지도 안되는 책을

13,800원에 판매한다


책의 퀄리티를 위해 종이의 두께가 두껍고

컬러사진이 들어갔다는 점에서 가격적 측면은 이해할 수도 있지만


어쩌면 상당한 퀄리티의 지침서가 될만한 주제의 책이

이토록 간단명료하게 쓰여진데에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사실상 이 책의 주요 내용은

3번의 걸쳐 나눠쓸 수 있는 블로그 포스팅으로도 충분히 설명 가능한 수준이다



1. '디자인경영-지적자본과 기획' 편

2. '휴먼스케일-고객의 가치 그리고 라이프스타일' 편

3. CCC(컬쳐 컨비니언스 클럽) 소개 편



'디자이너' '휴먼스케일' 등과 같은 키워드는

주기적으로 제시되는 경영 키워드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디자이너'와 같은 맥락으로 우리는 최근 '인문학 열풍'으로

이슈를 즐김과 동시에 곳곳에서는

유행성 업무과다 및 내리갈굼 열병을 앓아야만 했었던 것을 기억할 수 있고


'휴먼스케일' 즉 고객가치는 3차산업도 이전부터 존재해왔음을 우리는 알고있다



다만 이책이 감동적인 것은

마스다는 이를 그저 대외적 경영지침이 아닌

실제적으로 적용하고 성공시킨

희망적인 인물임에 틀림이 없고

그의 경영방침의 실행력 또한 본받을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점이다.






책과 키워드_책의 가치



저자가 제시한 키워드들은 사실 본인이 추구하는 바와

상응하기에 한권의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몹시도 즐거웠다


이는 책의 요지가 되는 키워드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허세로움'으로서의 키워드도 상당수지만

가치관의 공유라는 것은 특히나 요즘같은 '다양성의 존중'이 휘몰아치는 현대사회에서

심적 위안을 가져다준다.


책의 키워드란 단순명료하고 직접적이기 때문에

각종 미사어구나 책의 분량을 늘리기 위해 늘어놓는 쓸데없는 스토리는

없는 것이 낫다


일반적 경제학 서적이나 자기계발서를 읽는사람들이

책 페이지만큼이나 포스트잇에 키워드와 문장을 메모하는걸

직접 경험해 보거나 본적이 있다면

그러한 노력에도 그 책이 얼마나 쉽게 잊혀지는지도 알고 있을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저자는 의도적으로

'키워드'만을 부가시키는 책을 쓴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키워드는 던져줬어. 강렬한걸로 말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도 보여줬어.

내가 말한데로 당신은 디자이너로서 성장해야하고,

그러므로 내가 이렇다 저렇다 지침을 책에 적고 당신이 따르는 것이 아니야.

자 이제 이 키워드를 안고 직접 만들어 나아가봐!"


라는 상황이라면

나는 이 백발의 늙은이에게

최고의 찬사를 보낼 마음이 충분하다.












키워드 서적의 위험성




책은 불특정 다수에게 전해진다

그리고 그 속에 담긴 키워드 또한 불특정 다수에게 전해진다


내가 불안해 하는 것은

꿈과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키워드는

쉽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만큼

이를 따르려하기도 쉽다는 것이다.


개그맨 이경규씨는 한 방송에서

'무식한놈이 신념을 가지면 더 무섭다'고 한 적이 있다


키워드는 정말 단순명료하기 때문에

이용가능성이 높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의역과 오역의 범위 또한 상상을 초월한다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정말 '아프면 병원가야지'로 받아칠 의미인가?


'청춘이니까 그저 참아야 한다' 의미인가?


이를 꼰대같이 늙은 무식한 놈들이 얼토당토 않는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하니

그에 대한 반발로 엄한 사람이 돌을 맞는 판국이다




디자이너가 되라. 기획하라. 자유롭게 생각하라.


이에대해

저자도 본인의 경영방침에 대한 리스크를 언급하기는 했지만(효율성 부분)


'뭐 어찌 잘 해결했어. 어찌됐든 이거 좋더라'수준의 답이라니.


자율성이 부여된 업무에서 그 책임까지 명확히 제시해주지 않았을 경우의 리스크를

어찌 감당하란 말인가.


모든것을 감안하고 책을 쓸 수는 없지만

본인의 기준에서

'이건 좀 너무했다'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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