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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하게 자금 준비하기_02

'빚'은 '내돈'이 아니다

by 숨결


무서운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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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놓고 돈 먹기. 박완서의 소설 '아파트'에 나오는 구절로 돈을 떼일 염려없이 안심하고 돈을 벌어들일 수 있음을 표현한 말이다. 여기서 작가도 전제로 한것이 '돈놓고'다. 놓은돈이 있어야 돈을 먹을수가 있다.

최근 많은 사람들도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서 재벌이나 투기꾼들 소식을 들으며 '있는놈들이 다 벌어간다'라는걸 알고있다. 그들은 '돈이 있기 때문에'돈을 벌 수 있다. 그리고 큰 돈을 가지고 있을 수록 더 큰 돈을 벌어간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돈이 없다'


창업도 결국은 투자다. 돈을 '창업'이라는 단어에 투자하여 더 큰 돈을 벌어보고자 함이다. 그 수단과 목적에 따라 각자의 다양한 의미를 가지겠지만 명확한 돈의 논리로만 따지자면 이것도 결국 '돈 놓고 돈 먹기'다. 문제는 놓을 돈을 어떻게 마련하냐에 있는데, 착실히 모아돈 자금으로 시작할 수도 있을테고 나에게는 없기때문에 어디선가 돈을 빌려올 수도 있을것이다.


빌려온 돈은 빚이다. 사전적 의미로도 빚은 빌려온 돈이다.

'빚'이란 단어를 들었을 때 우리는 심각한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가족끼리도 돈거래는 하는게 아니다', '보증을 섰다가 집안을 말아먹었다'등등 빚으로 인한 피해는 이러저러한 사연들 뿐 아니라 때로는 아주 가까이에서 일어나기에 어릴적부터 두려움의 대상으로 강력하게 뇌리에 박혀있다. 이러한 이유때문에라도 사실 창업에 있어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관문이 '자금마련하기'이기도 하다.




현명하게 빚 구하기


돈만 있으면 돈을 벌 수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에게 '빚'은 천상에서 내려온 한줄기의 '빛'이다. 특히나 사업을 운영중에 있는 사람이라면 지속적인 수입원을 유지시키기 위해서 발생한 리스크를 제거할 수 있는 '빚'이 절실하기 그지없다. 그만한 절박함은 아닐지라도 창업을 시작하기 위해 자금을 구하는 사람도 '어서 빨리 돈을 구해야 돈을 벌 수 있을텐데.', '지금이 아니면 벌 수 없는 돈이 될지도 모르는데'라며 전전긍긍 자금을 필요로 한다.


그럼 어디서 돈을 구할 수 있을까?


1. 내돈

2. 가족, 지인

3. 1금융권 은행

4. 2금융권 은행

5. 정부정책자금

6. 펀딩


자금마련의 방법은 크게 위 여섯가지를 들수 있다. 개인의 역량에 따라 좀 더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창업에 있어서 최소한 알아두어야 할 방법들이다. 각각의 방법들은 각각의 장점과 위험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개략적인 내용을 다뤄보고자 한다.



1. 내돈

순도 100%의 안정적 자금. 사실 이 포스팅에서 다룰 필요가 항목이다. 왜냐면 이 포스팅은 '이도저도 없는 애매한 사람'을 위한 내용이니까.


2. 가족, 지인

본인의 신뢰도에 따라 이자와 상환기간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나 '우린 가족이잖아'정도의 경우 무이자,무기한으로 융통할수도 있으니 한편으로는 '내돈'이 아닌가 싶기도하다. 하지만 '가족끼리도 돈거래는 하는게 아니다'라는 말이 왜 나왔겠는가. 결과가 나쁠 경우 '같이죽자' 아니면 '만나서 더러웠고 다시는 만나지 말자'가 된다.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인간관계를 중요시 하는 사람은 가족과 지인의 자금을 최후의 보루로 많이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추천하지 않는다. '최후의 보루'로 사용될 자금은 사실상 '갚기 어려운 돈'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내 가족, 내 친구이기에 돌려받기 어려울 수 있음에도 돈을 빌려줄것이다. 그렇기에 더욱 갚기 어려운 돈을 가족과 지인에게 융통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는 앞서 포스팅 했던 '리스크 대비를 하지 않아서 발생되는 낭비'중 하나에 해당되기도 한다.


가장 안정적일때, 시작단계에서는 가장 안정적인 창업자금 비율로 금액을 정해두고 가족과 지인에게 돈을 구하자. 상환의 계획에 있어서 상황에 따라 가족,지인에 의한 자금의 시기를 정해두자. 잘못하다간 돈벌고 돈을 갚지 않는 파렴치한이 되기 십상이다.

이 자금은 상대방의 사정만 허락한다면 상환이 늦을수록 좋긴하다. 이자부담이 적으니까. 이자가 있더라도 원금이 아닌 이자만큼은 늦게 상환할 수 있으니까.


1)아직 수익이 없다면 최대한 미루도록 한다. 이자를 부담하는데 최선을 다하자.

2)적지만 수익이 남는다면 그 돈이 10만원이든 1만원이든 분할상환을 시작해라. 돈의 크기와 상관없이 '갚는다' 라는 행위자체가 당신의 신뢰를 지키고 당신의 사람을 지킨다. 은행과 달리 가족과 지인이기에 분할상환이란 개념이 가능하기도 한것이고 복에 겨운 장점이니 반드시 기억하도록 하자.

3) 은행자금이든 지인자금이든 상환할 계획이 가시적으로 보일만큼 계획이 세워진다면 그 순서는 반드시 가족과 지인자금을 우선으로하자. 그들이 보여준 신뢰의 갚어치를 최소한의 예의 이상으로 보여주도록 하자.



3) 은행(제1금융권)

이율이 작고 신용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연체만 없다면 되려 신용등급을 올리기도 한다.

철저한 채무관계이지만 자금의 규모에 따라 은행의 융통성이 발휘되는 경우도 종종있다.

창업을 위해서는 은행의 대출상품을 잘 살펴봐야 하는데 크게 1. 은행정책자금 2. 담보대출 3. 신용대출 정도이다. 은행정책자금은 은행에서 창업이나 기타 목적을 위해 별도로 만들어둔 대출 상품으로 일반 대출보다 이율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결국 대표자의 신용도에 크게 좌우되므로 창업용 신용대출이라 생각하면 된다. 담보대출의 본인의 현금화 되지 못한 자산(부동산,동산)을 담보로 대출이 가능하며 일반적으로 이율이 낮다. 나아가 소자본의 기술창업이나 점포개설목적이 아닌 토지, 건축물을 필요로하는 시설자금일 경우 일정 조건을 충족시키면 구매예정 대상물을 담보로 대출이 가능하기도하다.

은행권 대출은 계획된 투자 목적이 있을 경우 여유로운 기간을 고려한 뒤 진행해야한다. 각종 증빙서류를 준비하는데에 1~2일이 소요되고, 자금의 규모가 1천만원 이상정도만 되어도 대출심사 기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 최소 2주의 여유시간을 가지고 자금계획을 세우도록 하자.


4) 2금융권 은행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 카드론 등이다. 대출 즉시 신용도에 위험이 생긴다. 이따금 신용하락이 없다는 상품이 있지만 기백만원의 소액대출이거나 기준이 모호하다. 긴급자금으로 3개월 이내 상환이 가능한 상황이 아니라면(사업규모에 따라 최대 1년) 추천하지 않는다. 보통 10~15%의 이율이 적용되지만 신용도나 자금규모에 따라 최대 27.9%(18년 기준)까지 적용되는데, 대출시 최우선적으로 이자조차도 감당이 되는지 냉정하게 판단해야한다. 2금융 대출을 받을 정도라면 당신의 이성은 쉽사리 제자리에 머물지 않을테니까.



5. 정부정책자금

중소기업진흥공단,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미래창조과학부, 발명진흥재단, 콘텐츠진흥원, 소상공인진흥공단 등등 상당수의 정부부처에서 창업지원을 위한 자금이 준비되어있다. 대부분 상당히 저리의 이자가 적용되지만 자격심사가 상당히 까다롭다. 초기 사업자금을 지원하는 정책자금의 경우 왠만한 대기업의 취업경쟁률과 맞먹을 정도다.

하지만 사업운영에 대한 리스크가 상당히 낮고 섣부른 폐업이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과 지원책이 마련되어 있다. 얻어야할 정보량이 상당한 분야로 이 분야에 대해 세세히 설명하게되면 책 한권분량이 훌쩍 넘기에 차후 프로젝트로 진행할 예정이다.


기술창업이나 컨텐츠 분야 창업을 준비한다면 무조건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단, 요령없이는 되려 사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기때문에 경험자의 도움을 최대한 받는것을 추천한다.

점포창업의 경우에도 임대료 지원이나 보증금지원, 긴급운영자금대출 등이 가능하므로 자신이 속한 분야의 정책자금 정보는 무조건적으로 수집해두자. 큰 줄기 안에서 정책은 1년 단위로 시행되므로 한번 알아두고 분기별로 신규정보 수집을 하는 정도면 향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6. 펀딩

소위 크라우드펀딩이 주가 된다. 최근 중소규모 크라우드펀딩 주관사들이 많이 사라지긴 했으나 브랜드 밸류가 있는 텀블벅, 와디즈 등을 이용하면 일반대중들(크라우드)로 부터 선입금 방식으로 투자를 받은 뒤 이 투자금을 이용해 아이템을 개발, 제작, 양산하여 리워드 방식으로 지급하게된다.








니돈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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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을 벌벌 떨면서 준비한 자금. 그렇게 무서운 빚은 내 통장에, 내 손 위에 얹혀지는 즉시 '빚'이라는 생각이 지워진다. 엄청나게 안일하고 무지한 태도이지만 상환일이 돌아오기 전까지 이자납기일쯤 한번씩 상기될 뿐 그냥 '내돈'이 되어있다. '빚'이나 '내돈'이나 결국 내가 쓰는건데 무슨 상관이냐고?

들어온 돈을 '내돈'으로 여기는 순간 씀씀이가 달라진다. 사업을 하면서 이러저러한 이유로 대출을 받은 대표들이 돈이 들어온 날 신나게 '술값'으로 돈을 탕진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외상으로 술을 마시는것과 뭐가 다른지 이해할 수 없어 눈살이 찌푸려진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얼마든 벌어들일 수 있다는 자신감도 물론 없진 않겠으나 창업을 하고 사업을 하는 입장이라면 '절대로 돈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된다.'

빚을 졌다면 하루하루 빚이 있다는 두려움을 손에서 놓지마라. 그리고 최대한 돈을 버는데에만 집중해라. 먹고 마시고 노는것은 빚을 갚고해도 충분하다. 규모를 키우기위해 지속적으로 빚을 늘려가야하는 사업이 아니라면 당신은 1~3년 내 상환을 목적으로 빚을 져야한다. 허튼데 돈쓰다 상환일에 속터지지 말고 정해둔 기간동안 집중해서 일하고, 그러고 난 뒤 꼭. 반드시. 부디 성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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