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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게 아이템 선정하기

창업 아이템 선정의 오만과 편견

by 숨결

무엇을 할 것인가



사람은 누구나 '알지 못하는 어떤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 두려움을 되려 즐기는 사람을 '모험가'라 그러고 그 사람들의 즐기고자 하는 마음을 '모험심'이라고 한다. 그리고 준비된 자세로 모험을 즐기는 사람을 '선구자'나 '개척자'라 부른다. 반면에 그저 모험에 무작정 덤벼드는 사람에게 '저새끼 또 객기부린다', '뻘짓한다' '또라이인가' 라고 말한다.



최근 포스팅의 주요 맥락은 '내가 얼마나 알고 있느냐'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본디 포스팅의 목적은 '나를 얼마나 알고있느냐'에서 시작되었고 사실상 최종 목적지도 '나를 냉철히 판단하고 키워나가자'이다. 장사꾼의 마음가짐이라는 매거진 제목처럼 마음가짐을 확실히 정립하기 위해서는 나의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부터 알아야하기 때문이다.


창업에서 '하겠다'라는 첫 스타트를 끊었다면 이제는 '무엇을'이라는 주제가 나온다. 첫 포스팅인 '하겠다'의 마음가짐에서는 시작하기 위한 '다짐'을 굳건히 하는 방법을 소개했다면 '무엇을' 파트에서는 잘못된 판단의 위험성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는 잘못된 판단의 위험을 미리 파악하고 준비된 모험가로서 창업시장을 헤쳐나가길 바람이다.






니가 뭘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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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상담을 나가면 해줘야 할 말의 큰 틀이 두가지로 나뉜다. '어떻게 하면 잘 해나갈 수 있을 것인가'와 '이건 왜 안되는가'이다. 창업을 하고자하는 관련 분야에대한 지식이 있고, 더하여 신사업으로서의 기술적 가치에 대중성이 있는지만 정리되어 있다면 나는 그에 대한 진행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얄팍한 지식을 양념삼아 추가해준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잘 해나갈 수 있는지 아주 즐거운 이야기를 하게 된다. (하지만 순도 100% '내가 아는 것만 아는 사람'으로 관련분야 지식과 경험 이외에는 손을 못대는 분들이라 실망감이 크다.) 반면에 시간 아까운 이야기를 참 오래도 해야하는게 '왜 안되는가'에 대해 한참을 설명해 주어야 할 때이다. 기본적으로 검색이나 자료수집 능력이 없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그들이 '모르고 있는 부분'을 하나하나 짚어주다보면 내가 이 이야기를 왜 하고 있어야 하는 걸까 회환이 들곤한다.


그래도 기특하다. 나름 허황된 꿈이지만 검토를 받아보겠다고 상담을 하는걸 보면 말이다.

'네가 뭔데 이게 되냐 안되냐를 판단하냐?"라고 고깝게 들리는 사람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내가 듣는 사업 아이템들의 대부분은 극단적으로 예를 들자면 '요즘 컴퓨터와 핸드폰에 반도체가 많이 들어가니 반도체 사업을 하면 잘 될것같아' 같은 이야기를 나한테 하고 있는 경우다. 이런 상황에서 '응. 시장성이 좋으니 많은 준비를 해서 도전해 보자!'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네가 뭘 알아?


대학생들 창업 아이템에 관한 상담이나 지인들의 창업 아이템에 대해 들었던 이야기 중 특히나 시장조사가 안되는 분야는 단연 '기술창업'분야이다. 왠만한 키워드로는 검색도 어려울 뿐더러 어떤 곳에서 검색을 해야하는지도 일반 회사원들이 살아가는 틀 안에서는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필자야 항상 관련된 국내 뉴스, 해외 뉴스와 함께 기술창업 정보들을 접하고 살아가는 입장이고 한다리만 건너면 왠만한 분야의 대표분들을 한두명씩은 알고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 싶은 분야의 정보를 얻기도 쉽다.


한번은 '카드영업' 분야에 관심이 많던 지인이 관련된 APP을 개발하는 아이템을 나름대로 구성해 나에게 설명한 적이 있다. 이건 '만들기만 하면 분명 사업성이 있어!' 라는 자신만만한 마음으로 시작해 거의 삼십여분간 자신의 생각을 구구절절 읊어내려갔다. 아주 좋다 나쁘다를 판단할 수는 없는 아이템이었지만 시장규모가 어마어마한 카드시장에서 비벼볼만한 아이템인것만은 확실했다. 하지만 요점은 아이템의 장단점이 아니었다. 이야기가 끝난 뒤 내가 건내준 정보는


1. 이미 존재하는 아이템이다

2. 그 아이템을 개발한 회사의 업력과 규모

3. 아이템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인력과 자금의 규모


딱 세가지였다. 당시 소개해준 기존 서비스는 '뱅크샐러드'라는 금융상품 추천 APP이었고 회사의 대표자와 두어번 안면이 있던 상황이라 사업을 운영해온 스토리도 나름 세세히 알고 있어 아주 친절하게 '지금 너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이란다'를 설명해 줄 수 있었다.


이런 이야기는 지금 '내가 얼마나 잘 알고 있냐'를 어필하고자 함은 아니다. 바로 당신의 입장에서 '내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냉철하게 조사, 분석해 보아야 한다.'





알고 있는 것만 알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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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의 핵심이다. 아이템 선정의 '독'


내가 알고 있는 것



아이템이란게 결국은 본인이 겪은 것, 들은 것들을 토대로 만들 수 밖에 없는게 당연하고 내가 해왔던 일을 가장 베이스로 하는 것은 몹시 당연하고 옳은 선택이다. 이후 이를 기반으로 '사업성 분석'을 하게 되는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내가 알고 있는 정보들을 하나의 점.점.점 으로 여기고 이를 연결해 사업의 시작과 진행을 그려나가면서 성공을 그리는데 이것이 바로 '무지에서 나온 자신감'이 된다. 근자감이지.


앞서 예를 든 것처럼 '카드관련 정보를 제공해 주는 앱'을 만든다고 했을때 그 지인은 시장과 타겟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고 어렴풋 하게나마 이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감안을 했다. 나아가 APP상에서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방안도 가지고 있었다. 그럼 이걸 시장선정-타겟선정-개발-수익으로 연결해 성공 할 수 있다의 공식으로 꿈을 꾸게 된다. 여기에 단순하게 위에서 답해 주었던 '이건 왜 안되는가'의 요소와 함께 기본적인 사항 몇가지만 추가하면 시장선정-시장분석-타겟선정-타겟분석-자금준비-인력준비-APP개발-마케팅-수익이 된다. 본격적인 사업에서 과연 이것들만 필요할까? 절대 아니다. 이것들의 몇 배도 아닌 몇 제곱수의 단계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물론 모든 단계들을 미리 파악하고 분석을 할 수는 없다. 전부 준비하려면 공부하느라 사업은 시작도 못하게 된다. 준비하지 못한 많은 부분은 사업을 진행해 나가면서 차츰차츰 알아가야 할 것이고 막상 닥친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한다. 모르는 것은 알아나가면 되는 것이고 사업의 준비단계에서 경험자들에게 조언을 받거나 관련 정보를 수집하여 '가능성이 있는 아이템'을 선정하고 '잘 될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자. 그렇게 하면 된다.



하지만 많은 창업자들이 예상하지 못하는 중요한 포인트, 마음가짐은 초기에 만든 무지한 공식에 세뇌되어 버린다는 것에 있다.






나 혼자만 그리는 계획


brlmzpdccaaean7.jpg 시러. 안갈거야




주식시장에서 투자에 실패한 이유를 분석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를 '받아들이고 싶은 것만 받아들인다'를 꼽는다. 주식이 하락하면 곧바로 뉴스나 네임드 분석가들의 분석글에서 '하락의 이유'와 함께 '재상승 가능성'정보를 수집한다. 반대로 주식이 상승하면 '상승의 이유'를 찾아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식이 상승한다'에 집중된 정보 즉, '내 돈은 잃지 않게 되고 나는 돈을 벌 수 있다'의 근거없는 자신감이나 기대감에서 벗어나지 않으려한다는 것이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내가 하려고 하는 일에 '성공할 것이다'라는데에 '멍청한 집착'을 한다. 성공을 위한 냉철함을 잃고 '보고싶은 것만 보게된다.'


이러한 부분은 모르는 것보다 더욱 지독한 '독'이 된다.


아예 모르면 차라리 조언을 해주거나 가르치기가 쉽고 개선하는데에 수고가 덜하다. 하지만 한번 '무지한 세뇌'에 빠진 사람은 마치 성공에 중독된 사람인양 고치기가 여간 쉽지가 않다. 독불장군에 똥고집으로 똘똘 뭉쳐진다. 그 시간이 길어질 수록 나름의 스스로 수집한 정보의 양이 많고, 되려 창업코치나 컨설턴트보다 관련된 정보가 많기도 하다. 이쯤되면 뭔가 '근거있는 자신감'이 되면서 어지간해서는 남의 말을 듣지 않게 된다. 큰 위협이 될만한 정보가 새로 들어와도 '내 아이템이 더 나은 정보'에 집착하면서 위기를 쉽사리 인정하지 않는다.

여기서 자신이 수집한 정보가 '내 입맛에 맞는 정보만을 모아두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당신이 사업을 시작했고 준비단계에 있다면 부디 스스로 살펴보아라

나는 냉철하게 나의 사업 아이템을 분석하고 있는가

내 아이템에 관한 부정적 정보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아이템에 대한 부정적 정보를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한다. 그 리스크가 크다면 준비단계에서 서둘러 포기를 해야할 수도 있다. 이 부분에서 냉철하지 못하다면 지옥으로 가는 지도를 스스로 그리고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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