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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테러리스트

네건 컨셉이 아니라 똥

by 숨결


컨셉잡기



이전 포스팅에서는 컨셉을 잡아야 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님. 부디 컨셉이란거 잡으셔야 해요. 무턱대고 시작하면 안되요!' 라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잔소리를 했으니 컨셉이란 걸 잡아야 한단건 알겠다. 그런데 이게 참 애매모호하다. 뭔가 내 아이템에 특별한 것을 입히란 거 같긴한데 딱 잡아 뭘 해야할지는 모르겠다.


컨셉이란 단어는 단순히 사전번역으로는 '개념'이다. 내 아이템의 개념을 잡다? 뭔가 더욱 모호하다. 개념원리수학문제집 같은건 들어봤는데 사업에 개념이라니? 중국집이나 하려고 하는데 무슨 개념이란게 필요해?

컨셉을 좀 더 풀어서 보면 '어떤 작품이나 제품, 공연, 행사 따위에서 드러내려고 하는 주된 생각'이다.

이쯤이면 그래도 이해가 조금 되기 시작한다. 즉, 창업에서의 컨셉이란 아이템을 통해 무엇을 하겠는가를 명확히 보여줄 수 있는 어떤 수단이다. 그 어떤 수단이란것은 아이템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기 마련이며 창업자의 성공가능성과 역량을 평가하기에 가장 우선이 되는 항목이기도 하다. 특정한 실체가 보여지기 힘든 '서비스관련 창업'에서는 초기 시장진입 가능여부가 여기에서 결정된다. 없으면 내보이지도 못하고 망한다는 말이다.





컨셉을 만드는 마음가짐-정보수집



1570054450CEC8410FE75B <지옥의 병아리> 이런걸 의도한건 아니었어;;;


'컨셉을 잡는다'라는 것도 결국은 '창조'다. 나의 아이템에 덧붙일 특색을 만든다는건 남들과는 달라야 한다는 말이고 남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걸 만들기도 어려운데 그걸 인정까지 받아야하다니...라고 한숨쉬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럼 창업이 쉬운줄 알았나?


하나부터 열까지 절대 하나하나 쉬운건 없다. 어줍잖은 마음으로 하나씩 쉬어가려 하거나 빼먹으려 한다면 그냥 한강물에 가진돈을 집어던지자.


잘못잡은 컨셉의 일례는 사실 소자본 창업자들보다 이미 입지가 탄탄한 중견, 대기업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소자본 창업의 경우 '컨셉이 없는 경우'의 비율이 높을 뿐더러 그나마 가진 적은 돈을 잃을 리스크를 쉽사리 앉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이 있는 경우 도대체 무슨생각인지 어이없는 제품이 나오는데 그 이유는 대기업 제품개발실을 가본 적은 없어서 모르겠다. 그저 신제품 출시의 압박일수도 있고 '이중에 하나는 잘되겠지'마음일 수도 있겠다.


컨셉을 만들기 위해서는 내 아이템의 아이덴티티를 확인해보아야 한다. 과연 내것이 내것인지를 알야하 한다. 기본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것은 누군가 반드시 똑같이 생각한다.' 시기와 조건의 차이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정보력'으로 내가 가진 아이템과 똑같거나 유사한것에 대해서는 필수적으로 조사를 해야한다. 아주아주 고맙게도 그들은 내가 알아보고 조사해야할 것들을 미리 해줬으니까 말이다. 누군가의 아이템을 갖다 쓰거나(프렌차이즈 등) 유사한것을 만들고자 한다면 더더욱 중요하다. 그들이 미리 만든것에 나의 것을 추가하려면 그들이 만든것을 100%이해해 두어야 하기때문이다.


뒤늦은 창업자의 이점이라고 할 수 있는것은 사업아이템이라고 할만한 대부분의 것들은 판매와 마케팅을 위해 알아서 웹상에 '저장'되어 있다는 점이다. 2000년 초반부터의 자료들이 네이버에 널리고 널렸고, 해외의 사례도 구글을 통해 수집이 가능하니 앉아서 조사가 가능한 행복한 세상이다. 최소한 성공은 아니더라도 왜 망했는지는 참 알아보기 쉽다.


이게 얼마나 중요할까 싶다. 컨셉이란것도 주가 되는 아이템을 일단 시작한 다음에 시장 반응을 보면서 하나씩 만들어가도 좋을 것이고, 계층별 트렌드나 반짝 유행하는 시류에도 맞춰야 하는데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는 감도 없지 않다. 다시 반복해서 말하긴 귀찮지만, 당신은 한번의 실패에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언럭키가이'에다가 '자금도 얼마 없는 비루한 처지'임에 한번한번의 실패가 마지막이 될 수있음을 잊지말자.






컨셉을 판단하는 마음가짐-표본



컨셉실패로 꽤나 이슈가 되었던 사례중 하나를 꼽자면 멕XX나의 '신호등 치킨'이 있다. 출시 즉시 극악한 혹평을 받으며 사라졌던 메뉴로 당시 광고 모델의 평판이 나빠지지 않을까 팬들이 걱정을 할 정도였다. 인기 먹방 BJ가 맛을 보고 방송을 포기했으니 어느정도 였겠는가. 한편으로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출시했는지 미스테리한 사건이었다.


maxresdefault.jpg 악 시바


정말 의문이 든다. 대한민국 치킨브랜드 랭킹 4위(2017년기준)에 빛나는 프렌차이즈가 저지를법한 일이 맞을는지. 내부에 맛을 평가하는 부서와 미리 시장조사를 했을 부서도 있었을텐데 이런 극악한 평가의 메뉴를 만들다니?

그만큼 자본이 받쳐주니 서둘러 메뉴를 철수하고 재정비를 하면 되었을테지만, 제품개발비용+마케팅비용+소스등 제조비용 등등 일반인의 기준에서는 어마어마한 금액이 투입되었을 것이다. 물론 고작 신메뉴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것이 사업의 사활을 걸만큼은 아닐테고, 이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어떤 사업에서든 '감수할 수 있는 리스크'만큼만 도전을 할 것이다. 그래도 실패는 쓰고 눈물이 난다. 더군다나 나는 당장 잘되지 않으면 망할판인데 말이다...


일단은 당신이 창업자라면 이러한 부분을 그저 넘겨서는 아니다. 내가 만드려고 하는 아이템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한다. 평가의 기준이 다르겠지만 잘나가는 아이템을 따라하는 창업과 새로운 아이템으로 시작하는 창업 모두 해당되는 이야기다.


컨셉의 정보조사만큼 중요한 것이 컨셉의 평가다. 시장에 내어놓기 전 본겨적으로 큰 자금(마케팅, 제조부분)이 들어가기에 앞서 평가를 시도한다는 것은 이 컨셉의 성공의 유무보다는 '실패하지 않기 위함'에 있다.(라고 쓰고 망하지 않기라고 읽는다. 17년 기준 매일 3000명가량이 창업을 하고 2000명 가량이 망한다. 남은 1000명씩 꾸준히 늘어나는만큼 폐업하는 사람수도 늘어날 것이고 힘든 와중에도 경쟁은 끊임없이 늘어난다.) 게임회사에서 게임 출시전에 사내 테스트와 베타테스트를 괜히 진행하는게 아니다.


그렇지만 창업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검증'의 단계를 진행할 시간도 방법도 마땅치가 많은 경우가 태반이다. 결국은 몇 안되는 동료들과의 회의나 지인들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게된다. 어쩌겠나 이렇게라도 해야지. 없는 돈과 시간을 누가 공짜로 주는것도 아닌데. 그런데 말이다.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했다면 그 말을 무시해선 안되지면 그 말에 휘둘리지 말았으면한다. 당신이 취합한 정보는 당신의 고객에 비해 너무 적다. 판단의 기준이 절대 될 수 없다. 그저 일부의 의견일 뿐이다.


"친구에게 물어봤더니."

"그쪽일 하는사람에게 물어봤더니."

"아시는 분에게 부탁해서."


그 사람들 전문가 아닙니다. 시장의 0.00001%도 안되는 몇명입니다.

지인은 되려 당신을 모르는 사람보다 솔직하지 못합니다.

그 사람 당신을 위해 애를 써줄 수 있는 사람 아닙니다. 먹고 살기 바빠서 대충 알려준겁니다.

돈도 안받고 제대로 일 해줬을거 같습니까?


의견은 중요하다. 어떤 아이템이건간에 그들 모두 시장의 일부이니까. 컨셉을 검증하기 위한 과정의 시작이니까. 하지만 앞서 말했듯 절대 결과 판단의 기준으로 삼지 말것이며 이를 기준으로 되려 아이템을 뒤엎는 불상사가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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