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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컨셉의 같은 아이템

주제를 알라

by 숨결



컨셉? 넓게 시작하자




컨셉에 정함에 있어서는 넓은 시각으로 보아야할 필요성이 크다. '나만의 것' 또는 '특별한 것'을 만들기위해 단순히 A+A, B+B, A+B와 같은 공식을 적용하기에는 부족함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 단순한 특별함은 우리가 즐겨왔던 치즈+등갈비, 매운+떡볶이, 보조배터리+스피커 등 나름 새로운 맛이나 편리함을 가져왔지만 한순간의 유행으로 스러져가는 모습 또한 함께 지켜보았다. (그 사이에 충분한 이익을 얻었다면 나쁘지 않은 조합이지)


한순간에 마케팅을 폭팔시키고 대량의 물량을 만들어낼 능력이 없는 우리에겐 그닥 매력적인 소재가 아니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만드는 '컨셉'은 이정도의 틀을 벗어나질 못한다. 창의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려나. 어릴적 씽크빅도 풀었는데 한국 사회 안에선 창의력 대장이 그리 많지가 않다.

넘치는 창의력이 있어도 그 뒤를 이을 운영능력, 대처능력 등등 까지도 신경써야 하는데 시작부터 아주 난관이 아닐 수 없다.


사실 누군가에게 '아 이런 방법이?' 정도의 효과를 얻으려면 그들이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서 새로움을 찾아야 함이 당연하다. 허나 우리는 그 평범의 범주를 벗어나기 힘든 보통의 인간이다. 이럴때는 너무 '새로움'에 얽매여 있기 보다는 내가 가진 아이템의 목적과 사용방법, 사용대상 등을 모두 풀어두고 생각을 해보자. 아이템의 중심만 바라보다보면 틀에 박혀버리기 쉬우니까.







헬스트레이너와 허벌라이프

SSI_20170224172046_V.jpg 헬스장


1728D7354F927FE31247FF 메시까지 광고모델로 쓴 허벌라이프


나에겐 헬스 트레이너 친구가 있고, 일전에 고객으로 만났던 허벌라이프 브랜드의 건강식품 판매원이 있었다. 허벌라이프는 다단계 판매업체라 조금 조심스럽기도 했었지만 시간이 지나 지금은 간간히 안부정도만 나누는 관계다. 무튼, 헬스트레이너와 건강식품 판매원이라. 크게 접점이 없어보인다. 그래도 둘다 건강한 몸을 위해 일하는 업종이니 협업이나 연관된 무언가는 충분히 있을법은 하겠다. 그런데 지금 얘기하고자 하는 이 둘의 관계는 동일한 일을 하고 있음에 있다.


무슨 말이고 하니 헬스트레이너는 헬스장에서 운동 트레이닝을 우선으로 하지만,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는 경우 회원의 식단과 생활방식까지 코칭해준다. 나아가 다이어트를 넘어서 '몸을 만드는' 단계에서는 각종 보조식품 섭취도 관여한다. 결국 헬스트레이너도 어느 단계에서는 몸을 만들기 위한 '운동용 건강식품'을 관리한다는 것이다. 그럼 허벌라이프는?

다단계판매 방식의 건강식품 판매원은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사람 저사람 찾아다니며 구매를 종용하는 전형적인 다단계판매의 모습을 떠올리는게 고작이다. 하지만 여기도 치열한 경쟁의 시장이고 여기에 속한 종사자들은 살아남기위해 나름의 전략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1438588785swoe3cc98Qrwc4czbvf6nQ.jpg 점핑 다이어트



이 판매원은 한창 유행하던 '점핑다어이트'를 직접 운영하기로 한다. 단순히 영양학적으로 좋고, 식단 관리에 좋은 '건강식품'을 판매하는데에서 그치지 않고 식이조절+운동을 병행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짠 것이다.


점핑다이어트는 한가지 운동에 집중하기 때문에 큰 공간이 필요치 않다. 운동공간+사무공간을 포함한 공용공간이면 구성이 끝난다. 어차피 공간이 크지 않아 한타임에 최대 15명 정도의 인원만 받으므로 근거리 거주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샤워실도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비용이 저렴하다. 헬스장에서 PT를 받을경우 회당 7~1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데 주 3회, 월 12회면 100만원에 가까운 비용이 발생하는데에 비해 점핑다이어트는 월 30만원정도의 비용으로 허벌라이프 쉐이크 + 점핑운동 + 관리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쓰고나니 왠지 내가 판매사원이 된 듯한 느낌이지만 이 구조를 처음 접했을 때의 놀라움이 꽤 컸기에 세세히 기억하기 때문에 내용이 구체적이 될 수밖에 없다. 이어서 이야기하자면 단순히 '저렴한 비용'에 촛점이 맞춰지는게 아니다. 이 건강식품 판매원의 수익은 지속적인 '건강식품 구매'에 달려 있고 다단계판매 방식의 특성상 하위 판매원의 등록과 인원수에 따라 가지게 되는 이익이 커진다. 단순히 '건강식품 판매'에서 떠나 종합적인 관리를 하게 됨으로서 그들이 얻게 되는 이득은 단순히 회원들의 월 회비가 아니라 '지속적 구매 고객'의 확보와 구매 고객 속에서 '하위 판매원의 확보'를 하는데 촛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자 그럼 헬스 트레이너와 이 건강식품 판매원을 다시 비교해보자.


1. 운영 프로그램 : 지금 이 헬스 트레이너와 건강식품 판매원은 둘 다 (운동+식단관리+생활관리)를 제공한다.


2. 투자비용 : 헬스 트레이너는 시설을 직접 운영하고자 한다면 임대료+시설비의 규모가 쉽사리 엄두를 낼 수는 없다. 하지만 점핑다이어트는 그에 비해 1/10의 비용으로도 창업이 가능하다.


3. 수익창출 : 트레이너의 수익은 직접운영 시 헬스장 운영수익 + PT 수익 + 운동보조제 판매이다. 판매원의 수익은 점핑 다이어트 운영수익 + 건강식품 판매 수익 + 하위 판매원 수당이다.



무엇이 좋다 나쁘다를 판단할 수는 없다. 일단 무엇보다도 사회적 통념상 그들을 바라보는 인식에서 '헬스 트레이너'와 '다단계 건강식품 판매원'에 대한 차이는 극명하다. 수익 또한 둘 다 영업력의 차이에서 성공과 실패의 여부가 가려질 뿐 무엇이 더 좋다라고 할 수는 없다.


이 둘은 동일한 니즈를 가진 고객을 상대한다. 살을 빼고 건강해지고 싶어하는 사람들. 그리고 같은 목적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런데 우리가 바라보는 관점에서도 이 둘의 차이는 명확하다. 만약 같은 고객에게 접근하는 방식을 그저 '헬스장'이라는 키워드로 시작해버리는 좁은 시각이었다면 이러한 차이점을 얘기해볼 수나 있었을까? 그저 조금 특별한 헬스장을 만드려고 했다면 가능한 접근이었을까?


넓어야 한다. 넓은 시각에서 컨셉을 시작해야 성공을 위한 아이템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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