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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경제학

요식업편_01_공간을 준비하는 마음가짐

by 숨결



장사를 위한 가게를 자리잡는데 위치만큼 중요한게 있을까?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장사에 있어서 첫째가 목, 둘째가 목, 셋째가 목이라고 한다. 그래서 장사가 잘된다고 하는 자리는 건물주에게 비싼 임대료를 지불해야하고 미리 자리잡고 있던 가게가 있었다면 어마어마한 권리금을 지불하게 된다. 바닥권리금이라는 비용까지 존재할 정도로 '목'이란건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에서 '목'은 '중요했다'의 개념으로 넘어가고 있다고본다. 아직까지야 전통적 개념이 강세를 띄고있고 향후 근미래적으로도 쉽사리 변하지 않을 개념이긴하다. 이러한 시점에서 정확히는 '전통적 관점의 목이라는 개념이 바뀌고 있다'로 정의해본다.


자리라는 단어, 목 이라는 단어.

서울이든 수도권이든 지방이든 큰 범위안에서 특정 공간이 가지는 경제적 관점을 우리는 새롭게 바라보아야한다. 보아야만 한다.






전통적 관점의 목과 새로운 관점의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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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관점의 '목'이라 함은 무조건적으로 '사람이 많은 곳'이다. 닭과 달걀의 관계처럼사람이 많은곳에는 가게가 많고 가게가 많은 곳에는 사람이 많다. 기본적으로 깔고 들어가는 전제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 많은 사람들중에 내 가게로 찾아오는 사람이 없겠나.

그런데 참 이상하다. 번화가랍시고 항상 사람이 바글바글하거나 사무실 상권이라 평일 점심저녁은 항상 사람이 미어터지는 곳인데 그 자리에서 5년 10년 버티는 가게는 왜 얼마 되지 않을까. 왜그리 항상 임대가 붙고 가게가 바뀌는걸 우리는 당연한듯이 바라보고 있는가. 분명 좋은 '목'인데.


전통적인 좋은 '목'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일정 인구 이상의 사람이 찾아가는 구역이 한정되어 있었고, 직접 나가서 가게를 눈으로 확인하지 않는 이상 가게의 존재 유무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했다. 장사꾼도 가게를 찾는 손님들도 전통적 방식에 무조건적으로 얽매일 필요가 없어졌다. 대중교통이 확장되고 자가용은 일반화를 넘어 과도화까지 되고나니 활동반경이 어마어마하게 넓다. 가게들은 인터넷이란 마법의 산물을 통해 당장 눈으로 보지 않아도 지구 반대편까지 '내 가게가 여기 있소'외칠 수 있게 되었다. 더 넓은 곳으로 확장되는 만큼 전통적인 '목'이 가져가던 손님을 빼았겼다. 더불어 좋은 '목'이라며 너도나도 달려들어 그 속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해야만 하게 되었다. 이런상황에 임대료는 높다.


이러니 좋은 '목'이란게 그저 사람이 많은 곳일수는 없지


전통적인 '목'이 내 장사에 차치하는 비중이 과거 99였다면 지금은 50 아래로 두어야한다. (50을 잡는것은 아직 절대로 그 '목'을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새로운 시장에서 좋은 '목'은 그 요건을 충적시킬 몇가지 조건이 존재하느냐라는 애매모호함과 조건의 조합에 따른 복잡함을 가진다. 과거 '단순히 사람이 많은 곳' 에서 벗어나 나의 장사와 자리의 상관관계 속에서 상승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나만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좋은 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몇가지 유명하다는 도심 외곽의 맛집들만 살펴봐도 '도대체 왜 이런 자리에서 이런 장사가 가능할까?'라고 생각해 본적 없는가? 그 생각 속에는 '좋은 목'이 아님을 이미 느끼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가게를 이용해보고 나면 어렴풋이라도 알 수 있다. 어떤 조건이 존재하고 어떤 특별한 점이 있는지를. 예를 들면 차를 이용해 갈 수 있고,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다라는 공간적 필요조건 따위가 있을 것이고, 강이나 호수가 보이는 경치나 이곳에서만 먹어볼 수 있는 특출난 맛이 있다는 특이조건 따위가 있다. 그리고 이런것들이 있음을 우리는 티비나 인터넷을 통해 가보지 않고 확인해 볼 수 있었다는 전제가 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역으로 특정 가게가 자리잡음으로서 엄청난 유동인구가 발생하는 '목의 생성'도 자주 보일정도니 '좋은 목'의 요건은 이제 절대로 특정지어 말 할수 없게 되었다.

그러므로 누군가 방송에서 '좋은 목'의 필수 조건같은 걸 주절거린다면 '아 옛날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자. 어떤 업종에 필요한 조건의 조합을 말한다면 '그래도 공부는 좀 해본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고.









장사가 잘되는 집의 임대료는 '그따위' 것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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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목의 비중을 50정도로 잡는 다는 것은 '굶어 죽지 않고 운영은 해나갈 조건'은 먹고들어간단 얘기다. 그 이하로 잡히는 것은 내가 스스로 좋은 목을 까먹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장사가 잘 안풀리는 와중에 '나는 이 비싼 임대료를 내면서 왜 장사가 안될까'라고 생각된다면 경기 탓을 하거나 날씨 탓을 하기보다는 운영이나 마케팅 부분에서 문제점을 찾는게 빠르다.


반대로 좋은 목의 비중이 50이나 잡혀 있다는 것은 어줍잖은 자신감으로 좋은 목의 가능성을 져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아직 가게를 준비중이라면 정말정말 잘 생각해봐야하는게 '내가 얼마를 벌 수 있는가'를 따져보고 가게를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꿈꾸는 매출'이 아닌 '도달 가능한 매출'을 설정한 뒤 그 속에서 임대료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를 잘 따져보자. (이 계산 잘못해서 건물주만 배불리는 암담한 상황이 닥칠 수 있기에 '꿈꾸는 매출'과 '도달 가능한 매출'의 구분은 확실히 해야한다.) 내가 만들 수 있는 수익에서 임대료의 비중이 단 10% 안된다면 과연 당시은 임대료를 얼마나 신경쓰겠는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단돈 몇십만원 때문에 좋은 목을 져버리는 미칠듯한 멍청함이 엄청나게 많기 때문이다.


내 가게와 가게 목이 연결된 전략이 있어야한다. 그 전략은 반드시 1+1=2가 아닌 3이상이 되어야 한다. 단순히 전단지 한장, 간판의 위치 하나에 내가 하고자 하는 전략의 결과치가 어마무시하게 달라질 수 있는데 당장의 월세에 대한 두려움에 많은 기회를 놓치게 된다.


가장많은 리스크를 안고 있으며 가장 복잡한 계산이 필요한 '목'의 예시는 박리다매형 가게이다. 하루동안 많이 팔지 않으면 절대 살아남을 수 없는 가게들. 1500원짜리 커피, 1000원짜리 핫도그, 2900원짜리 식빵 등등.

많이 팔리지 않으면 월세에 대한 부담이 크고 많이 팔리게 하려면 목이 좋아야하는 딜레마. 시장경제상황이나 계절 등에 엄청난 영향까지 받으니 고민해야할 변수가 어마어마하다. 그나마 사무실 상권같은 곳에서야 조금이나마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이 예시에서 만약 가게가 대로변과 이면도로의 월세가 50만원이 차이가 난다고 하면, 이 차이를 메꾸기 위해서는 1000원짜리 핫도그를 판매할 경우 무려 최소 600개 이상의 핫도그를 팔아야한다. 어마어마한 숫자다. 섣불리 대로변으로 나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600개를 월단위로 생각해보면 일 20개의 핫도그를 더 팔면 된다는, 갑자기 김이 팍 새는 계산이 나온다. 대로변과 이면도로의 유동인구 차이는 지역마다 다르지만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곳이 많다. 그 차이 속에서 대로변이 이면도로보다 일 20개의 핫도그를 더 못팔것인가?

답은 알 수 없지만 이러한 변수들과 주변여건들의 계산 속에서 결과를 도출해야지 단순히 월세에 대한 부담에 겁먹어서는 안된다.


결론은, 첫번째로 목에 의존해서는 안되지는 목이라는 큰 요소를 버려서는 안된다는 것, 두번째로 계산되지 않은 금액에서 겁을 먹고 내 가게의 가능성을 깎아먹지 말라는 것이다.









자리에 의존하려는 태도부터 일단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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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나 성수 등지의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는 그저 치솟은 임대료만의 문제일까. 주된 이유는 맞다. 하지만 정말 악덕 건물주이든 착한 건물주이든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일어나도록 하는 것은 치솟은 임대료를 감수하고도 들어오겠다는 임차인이 있을 정도로 사람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직접 장사하겠다고 맘먹고 내쫒는 경우도 있지)

명백히 사회탓이고 자본주의의 폐해탓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그렇게 커왔고 충분히 경험해봤지 않나. 인생은 존나게 불공평하다는 것을. 사회탓만을 하기엔 아무도 우리를 책임져 주지 않는다.


위에서 비싼 임대료에 겁을 먹지 말라고 했다면, 이번에는 비싼 임대료까지 내가면서 자리잡은 '목'에만 기대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이게 무슨말인고 하니 '자리가 좋으니 알아서 왠만큼은 잘될거다'라는 안일하고 게으른 당신의 태도를 조심하고 혹시나 당신에게서 그런 태가 난다면 스스로를 저주하라는 말이다.


외딴 곳에서도 성업중인 가게가 있는 반면 엄청난 번화가 속에서 왜그리 많은 가게들이 망하는지도 한번 생각해보자.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 왜 내 가게로 오는 손님은 없어지고 있는걸까. 이유야 많다. 경쟁업체의 난입이나 유행에서 뒤처지는 것도 있을테고 특정 음식군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을때도 있다. 그런데 되는 곳은 주구장창 잘된다. 쟤는 되는데 난 왜 안될까? 못한거고 안한거다. 자리에 의존하느라 그 이상을 욕심내지도 준비하지도 않은거다.



아무튼,

만약 내가 어떠한 특별한 방법을 통해 번화가에서 월세 500만원을 주고 영업을 하며 얻게 되는 고객의 수를 어느 조용한 상가에서 월세 150을 내면서 같은 고객을 얻을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물론 그 어떠한 특별한 방법은 번화가에서 월세 500만 감당한다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들지도 모른다. 나아가 고객의 수는 같으니 매출도 같다. 다만 월세의 차액만큼 수익이 더 생기긴 할테다. 그리고 그 수익이 월 1000만원과 월 650만원의 차이겠지.


많은 사람들이 이 차이에서 '편하게 살기위해' 350만원을 포기한다. 그 시간에 다른일을 하거나 인생을 즐길 수 있을거라 생각하니까. 그 매출이 고작 1~2년 사이에 사라질거라 생각지 않으니까.

글쎄. 아니라고 본다. 저기서의 350만원의 차이는 단순히 월 수익의 차이가 아니다. 저 350만원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낸 '나만의 전략', '나만의 방식'은 나의 매장 수명을 현격하게 늘려준다. 단순히 돈의 차이가 아니라 '가게의 질'이 달라지는 차이가 발생된다.


물론 번화가에서 저런 노력까지 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뭐다? 당신은 돈이 없거든. 당신의 전략에 맞춰 비용이 적은 곳에서 당신의 노력으로 만드는 최대한의 효과를 만들어야 한다. 번화가에 들어가지 못한 설움을 당신의 노력으로 만들어내야만 한다. 단연 월세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게의 입지에 따른 투자비용 모두가 수반되기에 포기해야만 하는 문제다.(보증금, 인테리어, 권리금 등등...권리금이 제일 크지)

그런데 그 최대한의 효과를 만들기위한 당신만의 전략과 방법은 가게의 수명을 현격하게 늘린다. 더 큰 성장의 발판이 되어준다. 당신의 꿈이 어디까지인지 모르겠다만 당신의 공부와 당신의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혹 배신당했다고 느낀다면 곰곰히 돌이켜보라. 공부를 잘못했거나 노력이 아닌 노력을 했을거다.


공간은 그저 하나의 도구다. 수단이다.

이를 이용한 결과는 당신이 만드는 것임을 명심해라.



(공간에서 얻지 못한 이점은 인테리어, 마케팅, 메뉴 등을 통해 커버 가능하다. 이에 대해 점차 적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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