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차이즈와 싸워볼까_05

요식업편_13_우리는 왜 프렌차이즈를 꿈꾸는가

by 숨결


이런 생각이 든다. 자영업을 하는 우리의 목표는 무엇일까. 자영업. 특히 요식업을 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진심이든 아니든 최종적인 목표가 '프렌차이즈'일 경우가 많다. 나이가 어릴수록 더욱 그러한 경향이 심한데 처음에는 단순한 꿈이고 젊은 나이의 허세라고 치부했으나 점차 자영업에 대한 구조적 문제를 체감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목표를 가지고 가게를 꾸려나가는 이들과는 반대로 착실히 내공을 쌓아가며 '하나의 내 가게'를 완성시켜가는 형님들과의 격차를 지켜봤고 그들간의 '태도'에 극명한 차이가 있음도 보아왔다.







일단 하나부터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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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야 플렉스간판보다 채널이나 에폭시 계통 간판이 늘어나면서 많이 안보이기 시작했다만, 가게를 오픈하면 간판 한 귀퉁이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있었다.


'XX동 본점'. '가맹점 문의 XX-XXX-XXXX'


물론 본점 이후 다른 지역에 XX동점 따위가 생기는 일은 딱히 없었다.

옛 기억까지 되짚어 생각해볼 수록 의문점은 깊어만갔다. 도대체 프렌차이즈=대박 이란 공식은 어디서 생겨난 것일까. 우리는 왜 프렌차이즈를 꿈꾸는가. 우리는 왜 프렌차이즈부터 꿈꾸는가.


프렌차이즈가 국내에서 자리잡은것이 80년 정도였으니 프렌차이즈의 역사는 근 40년이 다되어간다. 짧은 근대사를 가진 한국에서는 나름 긴 역사를 차지한다고 볼 순 있겠다. 그 역사 속에서 우리가 프렌차이즈에 열광한 것은 미디어에서 뿌려대는 프렌차이즈 성공신화가 단연 돋보이는 이유일테고, 이를 뒷받쳐주는 것은 극악하게 과밀화된 자영업 산업자체도 한몫을 할것이다. 장사를 하려는 사람, 수요가 너무 많으니 자연스레 이를 타겟으로 하는 공급자인 프렌차이즈가 득세하는 것은 당연지사였을 것이다.


프렌차이즈가 나쁜건 아니지만 이런 이야기를 계속하는 건 사실 가게하나 감당할 능력도 안되면서 저 멀리 허황된 꿈만 꾸고 있는 당신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가게를 너머 기업가로서 준비된 사람이 차근차근, 때로는 공격적으로 전진해 나가는 걸 누가 뭐라그러겠는가. 되려 박수를 쳐주지. 그런데 당신은 이제 갓 수습으로 입사해 허드렛일들 처리하기도 힘든데 사장자리 앉아 손가락 까딱거리며 지시할 생각으로 가득차 있으니 답답하지 않겠나.


내가 지금 '장사'라는 것에 아는 것이 별로 없다. 경험이 없다라면 눈앞에 것에 집중하자. 그 뒤의 큰것은 내가 하나의 가게를 운영하고도 마음에 여유라는 빈 자리가 있다면 그때는 '프렌차이즈'를 위한 공부를 따로 시작하면 된다.


그러다 망하면 원서만 '서울대'로 쓴 수험생같은 처지밖에 더 되겠는가. 처량한 자기위안의 정신승리자.






가게와 프렌차이즈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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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분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게 가게가 성장하면 프렌차이즈가 된다라는 이상한 공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게는 성장하면 잘 되는 가게가 됩니다. 잘되는 가게를 소스로 프렌차이즈를 '새롭게 시작해야' 프렌차이즈가 됩니다. 지금것 살아남은 프렌차이즈들은 자영업자들의 생태계에서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그들만의 리그에서 살아남은 것이다. 하나의 가게로 성장하는 것과 프렌차이즈가 되는 것은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시작해야하며, 지극히 주관적이지만 '개인'으로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프렌차이즈를 꿈꾸는 방향은 맞지 않다.

자영업의 경쟁이 치열해진것 이상으로 프렌차이즈들간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어지간한 아이템과 레시피로는 엄두를 낼 수 없고, 풍부한 자본이 없다면 경쟁의 레이스에서 일찌감치 낙오되기 십상이다. 이런걸 개인이 준비한다는데에 '하세요'라고 입이 떨어지지가 않는다. 다만, 다같이 살아남기 위해서 만들어지는 '협동조합'방식이라면 연구해볼만한 가치는 있다고 본다. 그 맥락은 크게 다를 것이 없으나 프렌차이즈들 틈바구니에서 맹목적 성장의 레이스는 최소한 벗어나 있음에 안도하기 때문이다.


서울의 선릉, 합정, 도곡동 등지에는 십수년 내공을 쌓아온 형님, 누님이라 부르는 사장님들이 있다. 일식요리를 하기위해 일본에서 경력을 쌓아오셨고 싱싱한 재료를 위해 직접 발로 뛰는 분들이다.(방송에서처럼 매일매일 시장가는 사람은 없다. 오랜 거래로 믿을만한 유통업자를 인맥으로 얻고 이들에게 재료를 맡길 수 있는게 이분들의 능력이다). 이분들은 절대 거창하지도, 화려하지도 않게 장사를 한다. 그럼에도 그들의 가게는 언제나 문전성시다. 나조차도 아는사람이라고 새치기로 가게를 들어가지 못할정도로 그냥 사람이 많고 예약이 많다.나는 그저 영업이 끝난 가게에서 따로 술한잔 기울일 수 있을 뿐.


비법, 전략? 이분들은 그런게 없다. 그저 묵묵히 배우고 유지해온 맛을 지켜나갈 뿐이다. 가게는 사장님들을 닮아있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게 당연하게 보인다. 말은 없으나 점잖고 음식은 소박하지만 정갈하다. 손님을 응대하는데 부족한건 직원이 채운다. 마케팅? 이 맛에 길들여진 손님들이 SNS를 점령하고 기사를 쓰고 최고 맛집 순위에 올려버린다.


당신에게, 우리에게 이런걸 기대하진 않는다. 기대하고 싶지만 우리는 적절한 중간점을 찾아야할 입장이니까.

경험을 하라곤 했지만 이 사장님들처럼 수년간을 경험하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프렌차이즈처럼 돈으로 모든걸 해결하라고 할 수 없으니까. 우리는 적절히 맛을 책임지고 이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마케팅이 필요하며, 아직은 미숙한 경험을 만들어진 행동으로 채워야한다.


우리는 함께 생각하고, 함께 행동해 보아야한다. 그렇게 성장해야한다. 그렇게 살아남아야 한다.

앞으로 그렇게 이 글들을 함께했으면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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