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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Joy Oct 22. 2023

나의 시간을 컨트롤한다는 것

하는 일은 많지만 일하지 않는 날도 있답니다

퇴사 후 일을 하지만 돈을 벌지 못하는 시간들을 지난 후 '자본주의 사회에서 내 능력을 증명하는 일은 돈을 버는 것이다'에 생각이 미쳤다. 처음에는 고고하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쉽지 않았고, 막상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도 했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나의 능력을 증명해보고 싶었던 마음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사업을 중심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았다. 나의 중심 경력을 중심으로 파생시켜 가며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고 시간이 걸렸지만 어느 순간 하나, 둘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들어오게 되었다. 이제 회사를 다니지는 않지만 여전히 업무 미팅, 약속, 일들이 내 시간들을 채우게 되었다. 구글 캘린더에 적힌 일정대로 하루를 쪼개어 쓰고 일과 육아를 배분하게 되었다. 초창기 일 없던 시간을 지나고 일이 막 들어오기 시작했을 무렵, 이번 일을 거절하면 다음 일이 안 들어올까 하는 불안감에 들어오는 일을 거절하지 않고 대부분 수락하기도 했다. 그러자 어느 순간 숨쉴틈 없이 시간이 일로 채워지게 되었다.


 한 번은 클라이언트 중 미국회사가 있었는데 다행인지 시차가 달라서 밤에는 미국클라이언트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낮에는 사업을 비롯한 다른 벌여놓은 일들을 처리하는 낮에 일하고 오후에 육아하고 다시 밤 늦게까지 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N잡러로 살다 보니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지경이 되었다. 회사를 다닐 때는 내가 바쁘던 그렇지 않던 일정한 수입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회사 밖의 룰은 냉정했다. 내가 일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다는 것. 그래도 일하는 시간에 나의 능력을 증명한다면 전문가로서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었다. 한동안 일이 몰리게 되자 회사 다닐 때보다 아이들을 보지 못하는 날도 생겼다. 대신 시간의 주도권을 내가 쥐고 있어서 남편과 상의를 해서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여유가 충분했다. 남편 역시 구글캘린더를 통해 서로의 저녁 일정 야근 혹은 출장 일정을 기입해 업무를 관리하자고 했다. 


그 사이 아이들이 많이 자라기도 했다. 이제 충분히 설명을 해주면 스스로 가방을 싸서 학교도 가고 학원에 시간 맞춰 다니고 먹은 음식을 가지런히 싱크대에 놓아둘 만큼 협조가 잘 되었다. 아이들도 엄마가 24시간 붙어서 케어해 주는 것보다 독립적인 마인드가 생기는 것 같았다. 본인의 등하교 시간을 체크하고 준비물을 챙기는 연습을 차근차근해두는 것 같아 서로에게 좋은 시간이라는 만족감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내가 일 할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었다. 특히 아이가 아플때 나는 집에서 아이를 돌보며 일을 할 수도 있고, 아예 일을 빼고 병원에 갈 수도 있다. 시간의 주도권이 생기자 내 인생의 진짜 주인이 된 기분이 들었다. 여전히 들쭉날쭉한 수입이긴 하지만 회사 밖에서도 얼마든지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배짱이 생기게 되었다.  일을 하지 않은 평일의 여유를 즐기는 것은 매우 달콤했다. 막상 여유가 생기면 아이들 뒤치다꺼리를 먼저 하게 되지만 일찍 일어나서 서둘러 출근하지 않고 아침에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자유 속에서 맞이하는 질서와 평온함이 나는 좋았고 그 어떤 것보다 큰 성취감과 행복을 가져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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