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맞는 방식 찾기
사표를 내고 사업을 꾸리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회사를 다닐때는 같은 직장 동료, 업계 종사자들과 교류를 하다보니 대부분 비슷한 사람들이었고 고민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세계에 뛰어 들면서 그동안 만나 보지 못했던 다양한 옵션의 길을 걸어 가는 사람들,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하는 이들을 만나 매우 흥미로웠다.
우선 창업가들, 나는 갑자기 친구와 창업을 하게 되면서 스스로의 부족함을 매일매일 실감하게 되었다. 이를 채우기 위해 국가나 사기업 등에서 개최하는 창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비슷하게 회사를 꾸려 가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대부분 나보다 나이가 어린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똘똘 뭉친 친구들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지 않고 바로 창업의 길로 뛰어든 친구들도 보였다.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그때 그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나도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취업을 하지 않고 창업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을 던지게 만드는 친구들이었고 젊은 창업가들로 부터 생각의 전환을 배우게 되었고, 측정 불가능한 긍정 에너지를 받을 수 있었다.
창업을 도와주는 멘토들도 만나게 되었다. 직장을 은퇴하고 제2의 커리어를 꾸려 나가는 사람들 혹은 창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또 다른 창업가를 도와주는 경우, 또 창업학을 공부해서 이론을 바탕으로 코치를 해주는 케이스도 있었다. 모두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이었다. 회사를 다닐때는 '회사에서 나오면 당장 어떻게 살아야 하지..?'라는 막막한 고민이 이어졌는데, 생각보다 회사를 나와도 자신의 삶을 잘 꾸려 나가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이분들을 보고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은 언제나 능동형, 알아서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들이었다.
물류업체, 디자인업체, 퍼포먼스마케팅 프리랜서 등 소규모로 자신의 사업과 일을 꾸려 나가는 파트너들도 알게 되었다. 초기 창업자들이나 소규모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은 각 분야에서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작은 회사를 운영하는데 필수적으로 필요한 존재들인 이들의 전문성은이 회사를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작은 회사를 10년 넘게 단단하게 꾸려 나가는 디자인 업체 사장님, 본인이 다니던 물류 회사를 나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작은 물류 회사를 창업해 몇년 만에 크게 키운 대표, 혼자 일하지만 고정적인 클라이언트들을 확보해 자유롭게 일하는 퍼포먼스 마케터의 일하는 방식은 내게 큰 깨달음을 안겨 주었다. 큰 회사에서 아둥바둥 버티고 있는 것만이 정답이 아니라 내게 맞는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삶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나 역시 대박을 위해 회사를 창업한 것이 아니라(물론 대박이 나면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겠지만...)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조화롭게 일하기 위한 선택이었기 때문에 꼭 갈아 넣고, 스스로를 몰아 붙여서 큰 성과를 내야만 성공이 아닐 수도 있다고 어렴풋이 생각하게 되었다. 또 회사를 운영한다는 것은, 경영을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관리와 경영이 스스로에게도 잘 맞는지 생각해보고 실제 테스트를 해보아야만 알 수 있다. 나는 소소하게 사업을 시작한 만큼 스스로에게 한 약속과 다짐이 있었다. 매일 해야 하는 일들, 하루를 지내는 일들은 꼭 완수할 것, 시간을 소중히 쓰고 어렵고 힘들더라도 게으름을 피우거나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
이렇게 생각을 하고 실천을 하다보니 과정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매출에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는 없었지만 계속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변화를 주면서 가고자 하는 길을 한걸음씩 걸어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