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시작, 말랑한 반죽
입학 전날,
기숙사에서 지낼 이불과 생활용품 등 짐을 다 싸고도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긴장도 되고, 걱정도 되었다.
> "내가 대전직업능력개발원에 가는 게 정말 잘하는 선택일까?
후회하면 어떡하지...?"
이미 입학하겠다고 했으니 일단 가보자.
안 맞으면 나오는 거고, 부딪혀보자.
어떻게든 되겠지.
이런 생각을 하며 뒤척이다가 겨우 잠이 들었다.
드디어 아침이 밝았다.
짐을 챙겨 수원역으로 가서 무궁화호 기차에 몸을 실었다.
기차 안에서도 계속 온갖 잡생각이 떠올랐다.
> “앞으로 내가 정말 제과제빵 일을 할 수 있을까...?”
어느새 신탄진역에 도착했고, 705번 버스를 타고
드디어 대전직업능력개발원 앞에 도착했다.
하지만 정문 앞에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건물만 멍하니 바라보며 또다시 망설였다.
> “내가 여기서 1년 동안 장애인 분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
하지만,
“한 걸음씩, 또 한 걸음씩. 다음 단계로 나아가자.”
마음을 다잡고 조심스레 입학 대기실로 들어갔다.
기숙사 배정, 위치 안내, 규칙사항 설명…
온종일 정신없던 첫날.
짐을 풀고 첫 점호까지 마치고 나서야 하루가 끝났다.
하지만 그날 밤도 쉽게 잠들 수 없었다.
그리고
드디어 ‘첫 실습’의 날.
제과제빵 실습실에 들어서자
가슴이 두근거렸다.
다른 훈련생들 앞에서 자기소개를 하고,
선생님께서 하얀 제과 가운과 앞치마, 모자를 나눠주셨다.
막상 갈아입으려니 너무 낯설고,
“이게 제대로 입은 게 맞나...?” 싶었다.
첫 실습은
입학 동기생과 함께 우유식빵 만들기.
처음부터 실수했다.
선생님이 “식빵틀 좀 닦아줘~” 하시길래
아무 생각 없이 물로 닦으려다가...
어디선가 “수민아!!!” 하고 외치는 큰 소리에 고개를 돌렸더니
선생님이 크게 웃으며 말씀하셨다.
> “아냐 아냐~ 식빵틀은 물로 닦는 게 아니고, 기름칠을 해야지!”
하하, 민망했지만 나도 웃고, 선생님도 웃고.
그렇게 첫 빵 만들기가 시작됐다.
처음 반죽을 손에 올려놓았을 때.
말랑말랑하고, 폭신폭신하고,
“아기 엉덩이 같은 촉감”이 느껴졌다.
기분까지 말랑말랑 해지는 느낌이었다.
반죽을 둥글리고, 1차 발효하고, 밀어 펴고,
3단 접기로 접어서 틀에 넣고, 2차 발효하고...
드디어 오븐에 넣었을 때
우유식빵이 점점 부풀고, 색이 예쁘게 익어가는 모습.
> 우와, 이건 정말 “마법 같다.”
밀가루, 우유, 설탕, 이스트를 넣고
그냥 섞기만 한 줄 알았는데
그게 이렇게 멋진 식빵이 되다니.
오늘 하루, 실수도 했고 긴장도 했지만—
정말 재미있었고, 내 적성에도 딱 맞는 느낌이었다.
그날 밤, 나는 생각했다.
> “아 이 길이 나랑 잘 맞는구나 ”
대전직업능력개발원에 오길 정말 잘했다는
확신이 들었던 하루였습니다.
다음화 예고는
자격증? 나랑은 상관없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게 제 인생을 바꿨어요.
여러분은 첫날 어땠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