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나왔다. 아마 한국에서 가장 자유로운 학교가 아닐까 싶다. 입학시험에서부터 커리큘럼까지 혁신적이었던 학교. 난 이곳에서도 답답함을 느꼈고 자유를 갈망했다.
프랑스에 와서 에꼴42를 다니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혁신적이라는 학교. 나는 이곳에서도 답답함을 느낀다.
내게는 블랙홀이라는 과제의 제출기한이이 있고, 이 기간동안 컴퓨터 프로그래밍 과제를 제출하지 않으면 학교에서 퇴학당한다. 나는 동시에 회사를 다니고 있다. 주 20시간이지만, 꽤 압력적인 사장 밑에서 일하고 있다.
나는 최근에 내가 이곳에서 하는 모든 일들이 행복한가 ? 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묻곤한다. 나는 행복을 크게 바라지 않기도 하고 내게 행복을 주는 것은 일이나 학교가 아닌 매일의 일상이기 때문에 사실 이 질문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안다. 그러므로 행복, 불행보다는 만족스럽지 않다로 질문이 돌아간다. 그 이유는 프랑스에서 외노자로 살아가기 때문도, 가난한 유학생 신분이기 때문도 아니다. 내가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내 삶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을 알고있다. 나는 똑같이 일할것이고 똑같이 소비할 것이고 똑같이 행복을 누릴 것이다. 가끔 건강염려증으로 인해 심적으로 고통받을 것이고 엄마아빠언니에게 똑같이 어리광을 부릴 것이다. 가족들을 더 자주 볼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이지만.
나는 스스로 자유롭지 않다고 느낀다. 나는 답답하다. 나는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싫고, 나는 일할때 압력을 받는것을 싫어한다. 이전에 싱가폴 회사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나는 자유롭게 일했기 때문이다. 난 꽤 부지런해서 아침 8시 9시면 스스로 일어났고 해야할 일을 했다. 나는 이렇게 내가 주체적일 수 있는 삶을 원한다. 그러나 회사에서 일하거나 어딘가에 소속되면 어느정도 포기해야 한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나는 이 가치가 내 삶에서 포기가 안된다. 나는 약간 돈을 적게 버는 삶도, 다른 나라 말로 말이 좀 안통하는 것도 포기가 되는데 내 완전한 자유가 포기가 안된다. 아마 내 정서상, 누군가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최근에 생각한다. 수입원이 좀 다양하면 어떨까. 회사 하나에 몸과 정신 바쳐가며 일할 생각 말고, 수입이 하나 끊겨도 다른 수입으로 먹고 살 수 있도록 그리고 그 수입이 온전히 나만을 위하는 노동으로 생길 수 있도록 하는 삶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