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이렇게 해결될수도 있구나 싶었던 한주가 지났다. 이사도 완료. 체류증도 받았다.
해결이란 단어가 맞는걸까. 그냥 속에 묵혀뒀던 체증이 가라앉은 느낌이다.
그러나 내 마음은 약간 아직도 부루퉁해.
체류증 문제에 대해 프랑스인들한테 분노할 때마다 들었던 이야기들. 화내야해. 화내고 성질내고 엄청 요구해야해. 경시청에 메일을 보낸지 일주일동안 답이 없자 나도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누가봐도 짜증 폭발이 메일을 보냈었다. 나흘후에 답장이 왔다. 체류증 찾으러 오라고. 뭐 왜 늦어졌는지 이런 설명도 없고, 체류증 헝데부 잡으라는 것도 아니고 자기들이 알아서 날짜 시간 정해놓고 그냥 오란다.
그리고 그 다음날 17구에 집을 찾았다. 17구 바티뇰 중심에 있는데, 학교-일 모두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파리에서 부르주아 거리답게 진짜 이쁜 카페나 레스토랑, 빈티지 샵들이 즐비하다. 의식적으로 돈을 아껴쓰지 않으면 안된다. 나는 부르주아가 아닌데, 학교와 일 때문에 부르주아 거리로 와버렸다. 이전에 15구에 살때도 슈퍼 물가가 다른 곳보다 조금 비싸다고 느꼈는데 17구는 1-2유로 정도씩 더 비싼 느낌이다. 휴 그래, 파리에서 사는데 이런데도 한번 살아봐야지 위안을 해본다. 하지만 이제 진짜 생각없이 돈 쓰는 버릇을 줄여야 할 때이다 ㅠ_ㅠ
유학생활 하면 모아놓은 돈 + 예상하지 않은 돈 줄줄이 나간다. 엄마랑 통화하는데 둘다 웃으면서 나는 돈 언제 모아서 언제 집 사냐 ?! ㅋㅋㅋ 두달 내내 우울하고 힘들다고 생각했던 거 맞는가 ? 밑에 사진 보니까 아주 잘 먹고 잘 살았네.
개고생한 보람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나는 너무 단순해서 개고생을 벌써 잊었는지 쓸말이 별로 없구나. 그래도 제 글 구독해주시는 분들도 있고 가끔 댓글달아주시는 분들도 있어서 좋은 소식도 올릴겸 나중을 기억할겸 글 올려본다.
힘들다고 느껴지는 파리생활들. 남자친구와 친구들, 멀리서 응원하며 꾸준히 메시지보내는 가족과 친구들 덕분에 버티고 있는 건지 몰라. 혼자선 할 수 없었던 것들 이겠지. 감사하다. 일도 힘들지만 일이 있었기에 집도 구할 수 있었고 내가 조금 더 규칙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건지도... 감사하는 마음을 절대 잊지 말자.
일 끝나거나 쉬는 시간이 생기면 침대에 퍼져서 할일없이 인스타나 노트북 뒤적이는 시간들이 너무 많아졌음을 느낀다. 한국문화원도 가까워졌으니 책을 더 많이 읽어보는게 단기 목표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