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열 살 생일을 맞은 네 여동생이 "난 이제 틴에이저야!"라고 당당하게 말했을 때, 두 달 후면 열세 살이 되는 네가 우습다는 듯 팔짱을 끼고 서서 그러더라.
"바보야, 틴에이저는 열세 살부터라고! Thirteen 몰라? Ten, Eleven, Twelve에는 'teen'이 안 들어가잖아! 정말 틴에이저는 바로 나라고. 넌 멀었어!”
멀찌감치 너희 둘을 바라보는 이 엄마는 히죽 웃었지. 녀석들, 저런 말다툼도 다 하고 진짜 언제 저리 컸지?
학교가 문을 닫은 이후로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자고 일어나서 섬이 너를 볼 때마다 흠칫 놀라곤 해. 어찌나 키가 쑥쑥 크는지 올해 안에는 170cm를 넘길 것 같고, 아침을 먹으면서 뭔가 꾀죄죄해진 네 얼굴을 힐끗 쳐다봤는데 코 밑에 거뭇한 것이 수염자국이더라고.
무엇보다 제일 낯선 건 바로 목소리야. 안 그래도 예민한 요즘, 감기가 오래 가나 걱정했는데, 자꾸 뒤집어지고 허스키해지는 네 목소리를 들어보니 영락없이 변성기가 온 거지.
말 안 듣고 방황하는 거야, 네 살, 일곱 살, 열 살에 이어 최근까지 꾸준히 일관성 있게 해오던 거고.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과 하루가 멀다 하고 싸워대도 그러려니 했어. 그런데 코로나 이후 예전보다 더욱 방문을 꽉 닫고 핸드폰과 노트북이랑만 교감하고, 무슨 유튜브를 보는지 혼자 키득키득 웃다가도 내가 방문을 열고 뭐하냐고 물어보면 갑자기 급정색을 하고 방해하지 말라 할 때는 참 서운하더라.
언젠가 식탁에 마주 앉아 네 행동 때문에 기분이 상했다고 엄마가 털어놓았을 때 네가 그랬지.
처음엔, 오오 그래 진짜 사춘기 입성이구나! 하면서 걱정과 기특함이 뒤섞인 묘한 감정을 애써 억눌렀는데, 이젠 뭐 나한테 혼날 때마다 "사춘기, 사춘기"하면서 무슨 면죄부라도 되는 것처럼 늘어놓는 레퍼토리가 좀 많이 식상해졌달까.
하지만 그렇게 몸이 훌쩍 달라지면 이건 얘기가 달라지지. 이젠 네가 짱구보다 못 말리는 '틴에이저 사춘기 청소년’이 되어간다는 걸 나도 순순히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하지만 막상 뭘 해야 할지 막막했어. 방 안에 있는 너를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가장 네가 원하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 가뜩이나 격리된 요즘, 우리 가족마저 그렇게 지내는 건 좀 싫거든.
시시콜콜 나에게 얘기를 털어놓고 사근사근하게 대하는 것까지 바랄 순 없지만, 공통된 주제가 있을 때 이런저런 얘기라도 나눌 수 있는 정도라면 괜찮은 사춘기 소년과 엄마의 관계이지 않을까 싶어. 그래서 너와 비슷한 또래들이 사춘기를 보내는 영화들을 골라봤어. 엄마는 이런 '성장영화'를 무척 좋아해서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찾아보는 걸 즐기는 편인데, 네 나이 때 보면 더 인상 깊게 남지 않을까.
감독_스티븐 달드리 주연_제이미 벨, 줄리 월터스
나는 이 영화를 세 번은 본 것 같아. 영국의 한 탄광촌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 너와 비슷한 열한 살의 소년이 주인공이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시작부터 흘러나오는 T. Rex의 노래를 비롯해서 영화 속의 음악들이 너무 좋다는 것만으로도 네가 분명 이 영화를 맘에 들어할 거라고 확신해. 빌리는 좀 팍팍하게 살고 있는 아이야. 엄마는 어렸을 때 돌아가셨고, 근처 탄광촌에서 일하는 아빠와 나이 많은 형은 요즘 한창 파업 중이라서 매우 예민한 상태거든. 그리고 연로하신 할머니가 한 분 계시지. 어느 날 빌리는 여느 남자애들처럼 복싱을 배우러 체육관에 갔는데 그곳에서 발레 수업을 받고 있는 소녀들을 보게 돼. 빌리가 그 소녀들에게 반할 거라는 뻔한 생각은 넣어둬. 빌리는 소녀가 아니라, '발레'라는 춤에 반하게 돼.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소녀들의 동작을 따라 하게 되지. 그런데 더 신기한 건 발레 선생님이 보기에 빌리가 꽤 소질이 있다는 거야. 발레 학교를 목표로 연습을 할 만큼! 그리고 빌리도 자신이 춤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지. 하지만 고지식한 빌리의 아빠가 허락을 하실까?
감독_이시이 카츠히 주연_반노 마야, 아사노 타다노부
제목에서부터 초록빛이 느껴지는 이 영화의 배경은 일본의 어느 시골 마을이야. 그곳에는 겉보기엔 평범하지만 한 명씩 들여다보면 굉장히 독특한 한 가족이 등장해. 예술가인지 코미디언인지 알 수 없는 괴짜 할아버지와 최면술사인 아빠, 최근에 다시 애니메이터 일을 시작한 엄마, 그리고 얼마 전 고향에 찾아와 유유자적 지내고 있는 삼촌, 학교에서 한 여학생을 짝사랑하고 있는 너 또래의 소년 하지메와 고민 많은 여동생 사치코가 있지. 특별히 큰 사건은 없지만 그냥 이들의 소소한 일상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영화는 꽤 재밌어. 중간중간 웃음이 터질 만큼 재밌는 사건들도 있고 마지막에는 뭉클하게 만드는 이야기도 나와. 아마 보다 보면 ’나’ 자신 속에만 갇혀있던 시선이 내 주변의 다양한 가족과 이웃들로 조금씩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될 거야. 엄마는 맘을 쉬게 하고 싶고, 영화 속 포스터의 가족처럼 가만히 앉아서 녹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싶을 때 이 영화를 다시 보곤 해. 살면서 네가 울적한 일이 생기면 나는 네가 <녹차의 맛>을 꺼내봤으면 해.
감독_페니 마샬 주연_톰 행크스, 엘리자베스 퍼킨스
사진에서도 느껴지지만, 이거 꽤 옛날 영화야. 나도 중고등학생 때 비디오로 봤던 기억이 나거든. 네가 열광하는 마블 시리즈에 등장하는 판타지 이야기나 화려한 CG와 비교하면 좀 시시할 수도 있지만, 아날로그적인 옛 감성으로 이 영화를 보면 나름의 매력에 푹 빠져들 거야. 지금은 노인이 되어버린 사진 속 주인공 톰 행크스는 네가 좋아하는 <토이 스토리>의 '우디'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란다. 미국의 국민 배우급인 그의 풋풋한 모습을 보는 것도 나름 재미지.
너도 한 번쯤 빨리 어른이 된다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본 적이 있니? 너와 동갑인 조쉬는 놀이공원에서 소원을 들어주는 기계에 '어른이 되고 싶다'는 소원을 얘기한 후 다음날 정말로 어른으로 변해. 그런데 겉모습은 성인인데, 마음과 머리는 13살 그대로인 철부지 어른이지. 그때부터 조쉬는 어른이 되면 하고 싶었던 것들을 마구 즐기기 시작해. 과연 그는 계속 어른으로 살게 될까? 아니면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을까? 너의 맘도 함께 들여다보면서 끝까지 조쉬를 지켜봐.
감독_셀린 시아마 주연_조 허란, 말론 레바나
나도 아직 이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최근 위시 리스트에 넣어뒀어. 소녀인 듯 소녀 아닌 소녀가 등장해서 네가 좋아할지는 모르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함께 보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눠보고 싶기도 해. '톰보이'라는 말은 흔히들 선머슴아 같거나 말괄량이처럼 좀 중성적인 느낌의 소녀들을 부르는 말인데, 키가 컸던 엄마도 어릴 때 짧은 쇼트커트를 하고 다니면 종종 남자로 오해를 받곤 했어. 그런데 이 영화는 단순히 겉으로 보기에 남자처럼 보이는 여자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 그 속에는 어떤 복잡한 속내가 있는지, 그 소녀는 어떤 변화를 겪고 있을지 참 궁금하게 만들어. 얼마 전에 네가 학교에서 돌아와서 그랬지. 너희 반의 한 남학생이 친구들에게 자신은 남자를 좋아하는 것 같다는 고백을 했다고. 그리고 너희 학교에는 늘 여성스러운 옷과 소지품을 들고 다니고, 무슨 행사 때마다 여성 캐릭터 코스튬을 입고 와서 눈길을 끄는 남자애가 있다고. 네가 그런 얘기를 한 순간 엄마는 "그래 여긴 한국이 아니고, 아일랜드지"라는 사실을 깨달았단다. 단순히 남성과 여성으로 나누는 것 외에도 우리 주변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 그리고 저마다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아가는 시기가 바로 사춘기란다. 너 스스로와 네 친구들에게 일어나는 다양한 변화를 더욱 이해하기 위해서 이 영화를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감독_존 카니 주연_페리다 월시-필로, 루시 보인턴
네가 보면 조금 신기할만한 영화를 소개할게. 아일랜드 출신의 존 카니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의 제목인 <싱 스트리트>가 무슨 의미인지 아니?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더블린의 동네에서 차로 20분 정도 북쪽으로 올라가면 실제로 있는 'Synge Street'라는 거리의 이름이야. 맞아, 이 영화는 더블린에서 만들어졌어. 그런데 1985년의 더블린이라서 지금과는 다른 것이 많아. 예를 들면 주인공인 코너가 다니는 가톨릭 학교가 지금 네가 다니는 자유분방한 학교와는 달리, 굉장히 엄격하고 아이들도 매우 거칠다는 것. 그리고 그 시절의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음악이나 패션도 지금 보면 많이 촌스럽겠지. 하지만 자세히 보면 많이 변하지 않은 더블린의 익숙한 주택가와 공원, 바다의 모습이 매우 반가울 거야.
주인공인 코너는 힘든 일이 아주 많아. 엄마와 아빠는 사이가 좋지 않고, 대학을 중퇴한 형은 백수처럼 지내고 있지. 최근엔 가정 형편까지 어려워져서 전보다 좋지 못한 학교로 갑자기 전학까지 가게 됐어. 유일한 해방구가 음악인 코너는 친구들을 모아서 밴드를 만들고, 첫눈에 반한 소녀와 함께 뮤직비디오도 찍고 공연도 준비해. 뮤지션의 꿈을 꾸는 코너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아마 밴드 음악에 열광하는 네가 흠뻑 빠질 거라고 장담해.
감독_그레타 거윅 주연_시얼샤 로넌, 로리 멧칼프
내가 어렸을 때는 남성이 주인공인 영화나 책도 많이 읽고 좋아했던 것 같은데, 반면에 남자애들은 소녀들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나 영화를 많이 즐기는 것 같진 않더라. 엄마는 그래서 더더욱 이 영화를 남자인 너에게 추천하고 싶어. 그레타 거윅이라는 여성 감독의 시선으로 만들어진 고집스러운 한 소녀의 이야기가 너에게는 어떻게 다가갈지도 궁금하고, 나를 포함해서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소녀시절을 되돌아보며 공감하는 이야기에 네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거든.
크리스틴이라는 이 소녀는 어찌나 주관이 뚜렷한지 부모가 지어준 이름보다 스스로에게 붙여준 '레이디 버드'라는 이름으로 살기를 원해. 엄마와 말다툼을 하다가 화가 나면 달리는 차의 앞문을 열고 뛰어내려버리는 아주 무모하고 못 말리는 성격이기도 하지(절대 따라 하지 말기를!). 사사건건 엄마와 의견이 맞지 않아 투닥거리고 친구 문제, 연애 문제로도 괴로운 크리스틴은 혹독한 방황의 시간을 보내지만 그 모든 것을 겪으며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지. 그녀에게 일어나는 사건보다 세세한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더 깊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을 거야.
감독_마이크 밀스 주연_아네타 베닝, 엘르 페닝, 그레타 거윅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은 '20th Century Women'이야. 제목처럼 20세기인 1970년대가 배경이고 그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여성들이 등장하지. 15살 소년인 제이미는 엄마와 둘이 살고 있어. 아들보다 마흔 살이나 많은 엄마 도로시는 자신과 너무 세대차이가 나는 제이미를 아빠도 없이 혼자 키우는 일이 점점 벅차다는 걸 느끼고는 셰어 룸에서 함께 살고 있는 여대생 애비와 제이미의 ’여자 사람 친구’인 줄리에게 도움을 청해. 그리고 두 여성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제이미에게 아주 '독특한' 경험을 전해 주기 시작하지.
비단 도로시뿐만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엄마나 아빠들은 모두 똑같은 마음일 거야. 최선을 다한다고 하지만 과연 내가 잘하고 있는지,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있는지 늘 반문하게 되거든. 자신만의 고집과 가치관에 아이를 가두려 하지 않고,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다른 세대의 여성들과 함께 아이를 성장시키려는 도로시가 나는 참 지혜롭다고 생각했어.
사실, 이 영화가 내 가슴에 남은 이유는 어떤 대사 때문이야. 대학생인 애비가 제임스를 데리고 클럽에 간 날, 제임스가 여러 가지 색다른 경험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되지. 그리고 자신이 본 것을 제임스의 엄마에게 얘기해줘. 그때 도로시는 애비에게 이렇게 말해. "넌 바깥세상에서 한 사람으로서 그 아이를 본 거야. 난 평생 볼 수 없겠지." 아마도 죽을 때까지 서로에게 객관적일 수 없는 관계가 부모와 자식이 아닐까. 그래서 다른 사람의 도움과 시선을 통해서 내 아이를 더 건강하게 키우려는 도로시에게 나는 참 많이 감정이입을 했어. 그렇다면 이 영화를 보는 너는 제이미를 통해 무엇을 느낄지 참 궁금해지는 걸.
감독_리처드 링클레이터 주연_엘라 콜트레인, 에단 호크
이 영화는 러닝타임도 꽤 길지만 영화가 완성되기까지는 무려 12년이 걸렸어. 물론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린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 주인공 소년이 6살 때부터 대학생이 되어가는 과정을 엘라 콜트레인이라는 한 배우가 쭈욱 연기했거든. 그뿐만 아니라 주변의 인물들도 12년 동안 촬영을 위해 정기적으로 모인 셈이지. 그렇다고 다큐멘터리는 아니고, 극 중 '메이슨'이라는 소년이 영화 속에서 성장하는 내용을 한 배우가 역시 성장하면서 연기한 거야. 귀엽고 해맑았던 소년이 키도 커지고 수염도 나기 시작하는 청소년을 거쳐 성인으로 자라는 모습을 직접 지켜보면서 마치 아가 적부터 지금까지 쭈욱 연결된 내 아이들의 사진첩을 보는 것 같아서 기분이 굉장히 묘했어. 아마 너도 이 영화를 보면 너 자신은 지금 성장기 어디쯤에 와 있을까를 생각해보게 될 거야. 그리고 나중에 영화 속의 메이슨처럼 너만의 '보이후드'를 떠올리는 시간도 가지게 될 테고. 그래서 영화가 길더라도 네가 꼭 이 영화를 놓치지 않았으면 해.
"내가 순간을 붙잡는 것이 아니라, 순간이 우리를 붙잡는다"는 영화 속 대사에 엄마는 한동안 꽂혔었는데, 너에겐 그 대사가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 나중에 영화를 보고 나서 꼭 얘기해주렴.
감독_쥬세페 토르나토레 주연_마르코 레이나르지, 필립 느와레
아직 소개해주고 싶은 영화가 많지만 오늘은 이 영화를 마지막으로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싶어. 내가 본 영화 중에서 다른 무엇보다도 마지막 장면이 굉장히 인상 깊은 작품이거든. 아마도 이 <시네마 천국>이라는 제목과 극 중 흘러나오는 선율들은 이미 네 귀에 매우 익숙할 거야.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인생영화'라고 말하는 이 영화는, '토토'라는 꼬마 아이의 '인생'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야. 학교가 끝나면 동네의 낡은 극장에 가는 것이 하루의 일과였던 토토는 극장에서 영사기사로 일하는 알프레도라는 아저씨를 무척 좋아해. 토토에게 극장은 학교 이상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게 해주는 아주 특별한 장소이자, 슬픔과 고통을 안겨주는 곳이기도 하지. 영화를 사랑하는 토토가 어떻게 성장하는지는 스포일러를 싫어하는 너에게 자세히 얘기하지는 않을게. 다만 엔리오 모리꼬네의 음악과 어우러지는 마지막 장면의 감동은 절대 놓치지 말라고 꼭 당부하고 싶어.
나도 너와 비슷한 시간을 보냈지만, 사춘기라는 게, 어떻게 보내야 잘 보냈다고 소문이 날 만한 정답이 있는 건 아니더라. 그냥 자연스럽게 너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어. '성장통'이라는 말이 있듯이 아플 때도 있고 별 것 아닌 것에 슬프고 우울하다가도 또 시시한 것에 웃음이 터져버리는 묘한 감정의 변화들이 너를 여러 번 휘감을지도 몰라. 그럴 땐 책이나 영화 속의 친구들을 떠올려도 좋고, 너를 잊을 만큼 빠질 수 있는 음악을 들어도 좋고, 친구들에게 속내를 털어놓는 방법도 있겠지.
어쨌든 인생에서 꼭 거쳐야 하는 특별한 때이니까, 가끔씩은 그 속에 놓여있는 너 자신을 또 다른 내가 영화처럼 바라본다는 생각으로 느긋하게 즐기는 여유도 가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