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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대칠 자까 Mar 07. 2022

상생의 친구와 상극의 친구

유지승의 주역 읽기 2022년 3월 6일

서쪽과 남쪽으로 가면 친구를 얻고동쪽과 북쪽으로 가면 친구를 잃게 됩니다

西南得朋 東北喪朋 

(서남득붕 동북상붕)     


서쪽은 ‘쇠’를 남쪽은 ‘불’을 상징합니다. 동쪽은 ‘나무’를 북쪽은 ‘물’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이 네 방향의 중심은 ‘흙’입니다. ‘화생토(火生土)’는 불이 흙(재)을 살게 한다는 말입니다. 그렇겠지요. 불이 없으면 재(흙)가 있을 수 없으니 말입니다. ‘토생금(土生金)’은 흙이 쇠를 살게 한다는 말입니다. 그렇지. 흙(광석)이 녹아 쇠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그러니 이들은 상생의 관계라고 합니다. 중앙(흙)에게 서쪽(쇠)과 남쪽(불)은 이렇게 상생입니다. 한 친구가 양보하면 그 양보로 다른 친구가 성하게 되고 그 친구가 성하여 다시 자기 때에 양보하면 또 다른 친구가 성하게 되는 것, 그것이 상생(相生)입니다. 서로에게 기쁨의 토대가 되는 것, 그것이 상생입니다. 그것이 음양(陰陽)의 이치가 제대로 구현된 것이죠. 서로 양보하고 서로 성하기를 주고받는 사이가 바로 친구 사이입니다. 서쪽과 남쪽으로 가면 친구를 얻는다는 말은 서로 양보함으로 서로 더불어 잘 사는 그런 친구가 되어 보자는 말입니다. 그런데 ‘목극토(木剋土)’로 비유하여 설명하는 관계는 상극(相剋)입니다. 나무는 흙에게서 얻어갈 것만을 얻어 가버립니다. 같은 밭에 계속 농사를 지으면 어느 해에는 쉬어야 합니다. 그 밭 흙의 영양분을 모두 먹고 작물들이 자랐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무는 흙의 영양분을 먹을 흙을 괴롭힌다고 본 겁니다. ‘토극수(土剋水)’는 흙이 물을 막아 버릴 수 있다는 말입니다. 흐르는 강을 막아 버리면 강물을 썩어 들어갑니다. 생명을 잃어버립니다. 그러니 흙은 물을 괴롭힐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중앙(흙)에서 동쪽(나무)과 북쪽(물)으로 가면 친구를 잃는다고 합니다. 앞서 상생은 친구나 양보하여 나를 살게 하면 내가 양보하여 다른 친구를 또 살게 하고 이렇게 서로를 살게 합니다. 그런데 후자의 경우는 하나가 다른 것에게 당하고 당한 그가 또 다른 것을 아프게 하는 관계입니다. 그러니 이는 상극이라 하는 겁니다. 상극이 어떻게 친구가 되겠습니까.      


한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의 재능을 알아본 친구는 그 재능을 위하여 이런저런 도움을 준비합니다. 자신에게 특별하게 어떤 좋은 일이 생기지 않아도 말입니다. 그런데 그의 도움으로 그가 그 재능을 세상에 드러내게 된다면, 그 모습을 보면서 서로 기뻐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한 친구의 기쁨이 그만의 기쁨이 아니라, 더불어 같이 기쁜 것입니다. 이것이 ‘상생의 친구’입니다. 양보도 결국 기쁨으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그 재능으로 이용해서 큰돈을 벌어 그 돈을 홀로 가져야겠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상극의 친구’입니다.


2022년 3월 6일 

유지승 옮기고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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