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적을 때...

by 유대칠 자까

내 말이

내 글이 되어야 한다.

내 말이 아닌 내 글은 나에게도 읽히지 않는다.

내 생각이 아닌 것 같다.

내 생각이 아닌 내 글은 내 글이 아니다.

내 글은 내 생각이어라야 한다.

빈 줄에

빈칸마저도

내가 쓴

내 글이어야 한다.

사실

내 말이 그렇다.

말문이 막혀

아무 말하지 않아도

그조차도 내 말이다.

내 글도 그래야 한다.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을 적어라.

치장 없이 적어라.


배고프면

"배고프다"라고 적는 거다.

당장 죽을 듯 배고프면

오직 그 생각뿐이다.

다른 생각이 없다.

그리고

그 생각엔

슬픔이나 분노가 담겨 있다.

물론

상황에 따라

도와달라는 마음도 있을 수 있다.

이 많은 것이 그 말에 담겨있다.

원래 말이 그렇다.

그리고 내 생각이 그렇다.


내 생각대로

애써

죽으면

그 글은

내 밖에서 다른 누군가에게 읽히며

이젠 그와의 대화 속에

새로운 뜻을 더하고 더하며 그의 이야기가 되어 읽힌다.

다시 태어나는 거다.


쓸 것

그것만 쓰면

이렇게 살아있는 글이 된다.

신기하게

나는 내 생각,

오직 그것만을 담았는데

그 내 생각이 글이 되어선

읽는 이와의 사연 속에서 새로워진다.


유대칠

2023년 5월 27일






20210513_141955.jpg 제주에서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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