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한 작가다.
나는 아주 유명한 인기 작가가 아니다.
이젠 분명한 사실이다.
그래도 나는 참 행복한 작가다.
사실
이제까지
<신성한 모독자>와
<대한민국 철학사>
그리고 몇몇 책으로
충분히 행복을 누렸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
<신성한 모독자>는 2018년 세상에 나왔다.
그리고 바로 한겨레, 서울신문, 서울경제, 연합뉴스 등등 많은 신문에 책이 소개되기 시작했다.
우리 집에서 받아보는 한겨레 신문에
내 책을 제법 길게 한 지면을 통해 소개하는 글을 읽으니
참 신기했다.
참 행복했다.
그리고 몇몇 마을 분들이 나의 책을 모두 읽어주셨다.
그 역시 참 행복했다.
그 책을 소개하게 위해
KBS 라디오 방송국의 한 인문학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지금도 그 책을 좋아하는 이들을 만나곤 한다.
참 행복하다.
2020년
<대한민국철학사>가 세상에 나왔다.
역시 여러 신문에 나의 책이 소개되었고
소설가 장정일 작가께서 <시사인>이란 주간지에
나의 책을 읽고 긴 리뷰 하나를 적어주셨다.
사실
한 번도 장정일 작가를 만난 적은 없지만
왠지 무엇인지 이어지는 묘한 느낌이 좋았다.
내가 하려는 이야기를
탁월한 글로 정리해 주셨으니
참으로 고마웠다.
송성호 대표님의 도움과 응원이 없었다면
세상에 나오지 못할 책이었다.
대구 3.1 운동이 준비되던 YMCA회관과 제일교회의 작은 카페에서
계약서를 쓰고
'민중철학사'라는 가제로 시작된 책이다.
지금도 나는 그날의 시간 하나하나가 모두 선명하다.
같이 나누던 이야기도
그리고 앞으로 하려던 일들에 대한 이야기도
모두 선명하다.
지금 대표님이 이곳에 없지만
앞으로 이어진 내 작업에 함께 할 분이라 여기며 산다.
대구에선 자발적으로
나와 철학 공부하던 분들이
출판기념회를 열어주셨다.
참 고마운 기억이다.
행복한 기억이다.
그리고 그 책으로
충청도 홍성의 어느 마을로
특강을 가기도 했다.
그곳에서 홍순명 선생님을 뵙기도 했다.
그리고 자신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청년의 애씀을 만났다.
그렇게 그 책으로
나란 존재를 풍성해져 갔다.
서울의 몇몇 도서관에서 강의를 하기도 하고
어느 독서 모임에서 나의 <대한민국철학사>를 두고 읽었다는 소식을 접하기도 했다.
또 이젠 어느 대학의 교재가 되었다.
<대한민국철학사>는 2쇄를 찍었고
이젠 그나마 얼마 남지 않았다.
그리고 3쇄를 기약할 수 없기에
지금이 어쩌면 <대한민국철학사>가 서점에서 사람을 만나는 마지막일지 모른다.
2쇄를 찍기로 한 날...
2쇄가 출판사에 큰 짐이 되면 어쩌나 고민했었다.
사실
결과적으로 나는 그렇게 인기 작가가 아니라
어느 출판사도 그렇게 환영하는 사람은 아닐지 모른다.
돈이란 가치로 움직이는 출판사라면 말이다.
출판사를 만나고 응원하는 이를 만나고
이런 많은 만남이 나의 책을 이 세상에 나오게 했고
또 지금도 읽히게 만들었다.
비록 많은 수는 아니라도
돈이란 가치로 나는 실패한 작가일 거다.
하지만 자본의 가치 밖에서 생각하면 나는 참 행복한 작가다.
지금도.
나의 또 다른 책들이 나올 거다.
나는 여전히 행복한 작가이고 싶을 뿐이다.
아주 살짝 조금 잘 팔리면 좋고
출판사에 덜 미안하게...
2쇄..
그날의 기억...
행복과 또 불안함
그리고 미안함과 고마움...
그래도 나는 참 행복한 작가다.
그냥 순서 없이 생각대로
적어본다.
2023 06 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