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 21
아무리 노력해도 나는 나의 생각 속에 있다. 나의 생각을 한 걸음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런데 나의 생각은 온전히 나만으로 채워져 있지 않다. 나의 생각은 나와 나 아닌 이들의 만남으로 이루어진 수많은 조각으로 이루어진다. 결국 나는 나와 나 아닌 이의 만남으로 이루어진 그 수많은 조각으로 쌓인 집 속에 있을 뿐이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너는 있는 그대로의 네가 아니다. 있는 그대로의 너는 나에게 영원한 무지의 대상이다. 알 수 없고 안다는 것은 착각일 뿐이다. 나는 나의 생각 속에 너만을 만나고 생각한다. 그래서 위험한다. 나는 네가 아닌 나의 생각 속 너를 만나기 때문이다. 너와 비슷한 그러한 네가 아닌 존재를 만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나는 나의 생각 속 네가 너의 모두가 아니라 생각한다. 가두지 않으려 한다. 너와의 만남, 그 만남의 수가 더해지고 더해지면 나의 생각 속 너는 더욱더 온전히 너와 비슷해져 간다. 그러나 그럼에도 나는 네가 아닌 나의 생각 속 너를 만난다. 그래서 너를 착각하고 너를 오해하며 그러나 그것이 정말 너라고 믿어 버리고 산다.
결국 나는 거기에 있다.
나의 생각 속에 있다. 그래서 나는 나의 생각을 성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높고 높은 성이 되면 나는 나의 생각 속에서 구속되어 살아갈 뿐이다. 내가 알고 만나는 생각 속 너는 현실의 너보다 더 멀고 먼 그 무엇일 뿐이다. 어쩌면 거짓의 너를 너로 생각하며 살 것이다.
나는 나의 생각을 스스로 부순다. 부수어도 나갈 수 없지만 그래도 의심하고 부순다. 나의 아집을 버리며 부수고 부수어도 쌓이고 쌓이지만 그래서 나는 그렇게 부수어간다. 부수며 너에게 다가간다. 그러나 그럼에도 나는 너를 만나기 못하고 나의 생가 속에서 너를 그리하며 너를 닮은 나의 생각 속 너를 만날 뿐이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너가 영원한 그립다.
2020 10 21
유대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