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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대칠 자까 Nov 27. 2023

아직도 망설이며 삽니다. (마르코 1:7~8)

마르코와 더불어 돌아봄

Evangelium secundum Marcum

마르코에 따른 복음     


[아직도 망설이며 삽니다.]     


7 Et prædicábat dicens: Venit fórtior me post me, cujus non sum dignus procúmbens sólvere corrígiam calceamentórum ejus. 8 Ego baptizávi vos aqua, ille vero baptizábit vos Spíritu Sancto. (Vulgata Clementina)     

7et praedicábat dicens venit fórtior me post me cuíus non sum dignus procúmbens sólvere corrígiam calciamentórum eíus 8 ego baptizávi vos aqua ille vero baptizábit vos Spíritu Sancto  (Stuttgart Vulgata)     

7 “저보다 더 능한 이가 저의 뒤에 올 겁니다. 저는 그분 앞에 엎드려 그의 신발 끈을 풀기에도 합당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8 저는 물로 당신에게 세례를 주었지만, 그는 당신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주실 겁니다. 

    

[거짓은 항상 자신이 유일한 희망이며 살고자 한다면 지금 당장 모든 걸 버리고 자신을 잡으라 합니다. 그렇게 온 힘을 다해 그를 잡으면 그는 좋은 것만을 취하고 사라집니다. 그에게 모든 희망을 걸던 이들은 그렇게 버려져 더 깊은 상처로 살아갑니다. 거짓은 그렇게 우리를 파괴합니다. 세례자 요한은 자신이 아니라고 합니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습니다. 물이 아니라, 영혼을 씻어 줄 이가 올 것이고, 자신은 그를 예비하는 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니 더 믿음이 갑니다. 자기를 내세우지 않아서 말입니다. 하지만 그가 기다리고 기다리라 하던 예수도 어찌 보면 그렇게 대단한 이가 아닙니다. 창칼로 무장한 대군을 이끌고 와서 억울함에 억눌린 이를 구해 주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그조차 십자가에 달렸습니다. 그리고 죽었습니다. 그 역시 강자(强者)가 아닌 약자(弱者)였습니다. 약자 주제에 자기 처지도 모르고 서로 사랑하자 합니다. 아프고 힘든 이의 병을 고쳐줄 그 힘으로 창과 칼을 만들어 싸우자 소리치지 않고 서로 사랑하자 합니다. 높디높은 곳에 올라 아래로 소리치며 심판하지 않고, 누구도 가까이하지 않는 병자의 옆에서 창녀의 옆에서 사랑하자 합니다. 그런 무력한 사랑, 그 사랑을 두고 세례자 요한은 자기 자신을 허리를 숙여 그의 신발 끈을 풀기도 부족한 이라 했습니다. 그가 정말 기다려야 하는 이라 소리쳤습니다. 도대체 그렇게 무능한 약자 예수를 왜 그리 기다리라 했을까요.

서로 사랑하는 마음, 어쩌면 그 마음이 우리의 죄를 정말 씻어 내리는 세례의 시작이 아닐까요. 바로 그것이 우리 모두 더불어 하나 되는 첫걸음이 아닐까요. 아직 사랑보다 욕심에 더 익숙한 나, 그래서 아프고 힘든 마음으로 살지만, 여전히 욕심에 더 익숙한 나는 내 마음 문밖에 아직도 나를 부여잡고 있는 예수를 보며 망설이며 삽니다.]


유대칠 옮기고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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