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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대칠 자까 Dec 19. 2023

마음이 아프면 그냥 아프세요.

피정일기 2023년 12월 18일

2023년 12월 18일 피정 일기


마음이 아프면 그냥 아프세요. 아프지 않으며 애쓸 필요 없습니다. 그냥 아프면 됩니다. 너무 아프면 그냥 너무 아프면 됩니다. 아픈 자신을 외면하면 누구도 아픈 자신을 품지 못합니다. 아픈 자신을 자기 자신이 가장 먼저 안아주어야 합니다. 자기 자신과도 더불어 있지 못하는 이가 어찌 다른 이와 더불어 있을 수 있을까요. 그런 삶은 그저 한없이 외롭기만 합니다.


그러니 마음이 아프면 그냥 아프세요. 제발 아픈 자신을 외면하지 마세요. 더 아파집니다. 흐르는 눈물을 참으려 하지 마세요. 그냥 우세요. 우리의 울음은 여러 아픔이 층층이 쌓여 터지기도 합니다. 그러니 막상 우는 데 왜 우는지 뚜렷한 이유를 본인도 모를 때가 있습니다. 조금도 이상한 게 아닙니다. 저도 그러니 말입니다. 너무나 힘들고 힘들면 힘들어해야 합니다. 팔이 부러져 아프면 그 아픔을 참을 순 없습니다. 솔직하게 말해 봅시다. 우린 팔의 아픔을 참는 게 아니라, 아픈 데 그냥 무시하고 일을 하는 겁니다. 그렇게 아픔을 무시하고 또 무시하면 팔의 아픔은 더 큰 아픔이 되어 버립니다. 그리고 결국 팔을 쓰지 못하게 됩니다. 팔이 썩어 들어가 다른 장기에 독을 뿌리게 됩니다. 팔 자체가 독이 된다는 말이죠. 그때 살기 위해 우린 팔을 잘라냅니다.


우리의 마음도 다르지 않습니다. 아플 때 그냥 아프세요. 그리고 아무런 부담 없이 병원을 찾아 아픈 마음을 치료받으세요. 팔이 부러졌을 때 정신력으로 팔을 다시 붙일 수 없습니다. 마음도 그렇습니다. 정신력으로 아픈 마음을 치료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더 큰 아픔을 만들 뿐입니다. 마음의 아픔을 참는다고 절대 그 아픔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 아픔을 그냥 무시하는 겁니다. 무시 받아선 절대 안 되는 게 아픔입니다. 그렇게 무시 받고 무시받으면 우리의 마음도 우리 존재에게 독이 되어 우리 존재를 죽이려 할 겁니다. 썩은 팔이 우리를 죽일 수 있듯이 말입니다.


아픈 마음을 스스로 품어주시고 그 아픔을 무시하지 말고 치료받으세요. 저는 산책하고 음악 감상하고 책을 읽습니다. 마음을 치료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치료된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도 아프면 저의 아픔을 무시하지 않고 가장 먼저 저의 아픔을 저 스스로 품고 치료를 받을 겁니다.


이제 한 번씩 저의 피정 일기를 적을 겁니다. 이건 치료의 과정이 아닌 제가 저의 마음을 품으며 건강을 유지하려는 일기입니다.


유대칠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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