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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대칠 자까 Feb 04. 2024

잡아함경 제1권 무지경(無知經) 두번째 우리말로 읽기

유대칠의 잡아함경 읽기 

잡아함경(雜阿含經)     


잡아함경 제1     


송(宋) 천축삼장(天竺三藏) 구나발타라(求那跋陀羅) 한역

유대칠 한국어역     


잡아함경 4


무지경(無知經)

: 알지 못함에 관하여      


저는 이렇게 들었습니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머물고 계셨을 때 일입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색(色)’에 대해 알지 못하고, 깨우치지 못하고 끊어내지 못하고, 욕심을 버리지 못하며 마음이 해탈하지 못하면, 그는 태어나고 늙고 병들며 죽는 것에 관한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처럼 수(受), 상(想), 행(行), 식(識)에 관해서도 알지 못하고, 깨우치지 못하고 끊어내지 못하고, 욕심을 버리지 못하여 마음이 해탈하지 못하면, 그는 태어나고 늙고 병들며 죽는 것에 관한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비구여! 만일 색에 관해 알지 못하고 깨우치지 못하고, 제대로 끊어내지 못하면, 그는 태어나고 늙고 병들며 죽는 것에 관한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비구여! 만일 그가 잘 알고 깨우쳤으며 욕심을 제대로 끊어 버려 마음이 해탈에 이르렀다면, 그는 태어나고 늙고 병들며 죽는 것에 관한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수, 상, 행, 식에 관해서도 알고, 깨우치고, 제대로 끊어내 욕심을 벗어나 마음이 해탈에 이르렀다면, 그는 태어나고 늙고 병들며 죽는 것에 관한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때 모든 비구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마음에 새겼다.     


유대칠은 이렇게 들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색(色), 영원하지 않은 색, 그 색은 영원하지 않으며, 그 색을 향한 나란 존재도 그리고 존재하는 모든 눈에 보이는 보이지 않는 모든 것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제대로 깨우치지 않으면, 항상 우리는 영원하지 않은 것에 욕심을 냅니다. 사라질 것에 욕심을 냅니다. 우리의 마음이 만들어낸 허상에 욕심을 냅니다. 죽지 않기를 욕심냅니다. 영원하지 않을 내가 영원하지 않은 걸 욕심내는 겁니다. 그러니 괴롭습니다. 잘 알아야 합니다. 무엇을 알아야 할까요? 영원하지 않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나도 나를 둘러싼 모든 게 영원하지 않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그 앎이 슬기가 되어 더는 영원을 꿈꾸지 않아야 합니다. 그렇게 마음이 해탈에 이를 때, 더는 생로병사(生老病死)가 그저 사실일 뿐 괴로움이 아니게 됩니다. 살아가는 우리 삶이 그저 사실의 이어짐일 뿐 괴로움이 아니게 됩니다. 나는 이런 존재이니 나에게 이렇게 대접해야 한다는 생각은 나의 밖 누군가를 내 생각 속에 담으려 하고, 담기지 않으면 미워하게 하고 다투게 합니다. 우리 삶을 다툼과 미움으로 가득하게 합니다. 생각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제대로 알아 욕심에 잡히지 않는 해탈에 이르면 우린 우리 삶을 굳이 다툼과 미움으로 채우지 않아도 됩니다.      


모른다는 것, 나와 나를 둘러싼 모든 게 영원하지 않다는 걸 모른다는 것, 그것은 우리를 괴롭게 합니다. 잘 깨우칩시다. 나는 영원하지 않으며 아무것도 아닙니다. 나도 그리고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말입니다. 그러니 욕심내고 기대하지 마세요. 괴로움의 문이 열립니다.


유대칠 옮기고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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