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고전읽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대칠 자까 Feb 14. 2024

주님의 기도, 라틴어로 읽기, 삶으로 기도하기 4

유대칠의 기도 읽기 

주님의 기도

Pater Noster

(빠테르 노스떼르)     


Pater noster, qui es in coelis,

(빠떼르 노스떼르, 뀌 에스 인 쳴리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우리 아버지, 당신은 하늘에 계시며     

sanctificetur nomen tuum.

(상띠피쳬뚜르 노멘 뚜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당신의 이름은 거룩히 빛나시며,     

Adveniat regnum tuum.

(앗베니앗 레늄 뚜움)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당신의 나라가 오시며,     

Fiat voluntas tua,

(피앗 볼룬따스 뚜아) 

아버지의 뜻이

당신의 뜻이 이루어지소서.     

sicut in caelo et in terra.

(시꿋 인 쳴로 엣 인 떼라)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말입니다.     

Panem nostrum quotidianum da nobis hodie.

(빠넴 노스뜨룸 꾸오띠디아눔 다 노비스 호디에)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오늘 우리에게 우리 하루의 양식을 주시고     

Et dimitte nobis debita nostra,

(엣 디믿떼 노비스 데비따 노스뜨라)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듯이

그리고 당신께선 우리 짐을 우리에게서 덜어주시고,     

sicut et nos dimittimus debitoribus nostris.

(시꿋 엣 노스 디밋띠무스 데비또리부스 노스뜨리스)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마치 우리가 우리의 짐을 덜어주듯이 말입니다.     

Et ne nos inducas in tentationem:

(엣 네 노스 인두까스 인 뗀따치오넴)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그리고 우리를 유혹에 이끌리지 않게 해 주시고,     

sed libera nos a malo. Amen.

(셋 리베라 노스 아 말로. 아멘.) 

하지만 우리를 악에서는 자유롭게 하소서. 아멘.     


신앙을 품고 산다는 건 욕심을 내며 산다는 말이 아닙니다. 나는 내 마음대로 할 거니 모두 내 욕심대로 이루어지라고 욕심내며 산다는 게 아닙니다. 기도 역시 그런 마음으로 하는 게 아닙니다. 하느님이란 분은 우리 욕심을 이루어 주시기 위해 있는 그런 분이 아니십니다.      


우리 욕심은 우리를 서로 다투게 합니다. 욕심에 방해되면 누구도 그냥 두지 않습니다. 당장 힘이 없어 어찌할 수 없으면, 독한 앙심(怏心)이라도 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해(害)를 가할 때를 기다리기도 합니다. 그렇게 만드는 게 욕심입니다. 욕심은 이렇게 서로 독하게 다투게 합니다. 하느님께서 그런 욕심 가득한 기도를 들어주신다고요. 아닙니다. 그럴 분이 아니십니다. 하느님께서 그 기도를 들어주신다면, 누군가에겐 선이겠지만, 누군가에게 갑자기 큰 악을 내린 거나 다름없습니다. 욕심이란 그런 것이니 말입니다. 자기만 선이고 다른 모든 걸 악으로 만들어 버리니 말입니다.     


하느님의 그 큰 사랑의 품, 하늘나라는 욕심으로 서로 다투지 않습니다. 욕심으로 살지 않습니다. 이기심의 나라가 아니라, 이타심의 나라입니다. 미움의 나라가 아니라, 사랑의 나라입니다. 자기 욕심을 위해 남을 이기려는 나라도 아니고, 자기 욕심을 위해 하느님께 기도하는 그런 나라도 아닙니다. 신앙은 바로 그런 나라를 이 땅에 이루는 겁니다. 욕심을 버리고 하늘에서 모두가 더불어 살 듯이 그렇게 지금 여기 땅에서도 우리 모두 더불어 살아가는 것, 그게 신앙을 품고 살아가는 겁니다.      


하느님의 뜻과 나의 뜻이 하나 되어야 한다는 다짐입니다. 하느님의 뜻은 어떤 것일까요? 아마도 우리 모두 더불어 좋음을 이루는 것이겠지요. 그런 하늘나라 하느님의 뜻이 여기 이 땅 위 나의 뜻이 되길 다짐하는 것, 그것이 기도입니다. 다짐했으니 그리 살아야 합니다. 실천해야 한다. 하느님의 뜻이 우리 삶이 되어 이 땅에도 하느님의 뜻이 실현되게 우리 모두 그렇게 살아내야 합니다. 이 땅에서 말입니다.    

  

라틴어를 읽어봅시다.     


Fiat voluntas tua,

(피앗 볼룬따스 뚜아) 

당신의 뜻이 이루어지소서.     


sicut in caelo et in terra.

(시꿋 인 쳴로 엣 인 떼라)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말입니다.     


Fiat은 ‘만들다’ 혹은 ‘하다’라는 뜻의 동사 faciō의 접속법 현재 수동 3인칭 단수입니다. voluntas는 여성 명사 voluntās의 단수 주격입니다. 주격이란 말은 이 낱말이 주어라는 말입니다. tua는 1/2 변화 형용사인 tuus의 여성 단수 주격입니다. voluntas를 수식하기에 이제까지 내용을 정리하면 “당신의 뜻이 이루어지소서” 정도가 되겠습니다. sicut은 ‘~처럼’과 같은 말입니다. in은 탈격 명사와 함께 사용할 때는 ‘~에’이고, 목적격 명사와 함께 사용할 때는 ‘~안으로’가 됩니다. 그런데 caelo는 ‘하늘’이란 뜻의 남성 명사 caelus의 단수 탈격입니다. 그러니 “하늘 안에서와 같이”가 되겠습니다. et은 접속사로 ‘그리고’ 혹은 ‘~와’의 뜻을 가집니다. terra는 ‘땅’이란 뜻을 가지는 여성 명사 terra의 단수 탈격입니다. 그러니 in terra는 “땅에서”가 됩니다.      


신앙이란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시길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과 자기 뜻이 일치되는 삶을 살기 위해 애씀입니다. 진짜 신앙은 그저 수동적으로 따를 것이니 모든 걸 이루어달라 조르는 게 아닙니다. 참 신앙은 그리고 참 기도는 나도 내가 사는 이 땅을 하늘나라와 같이,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게 애쓰겠다는 다짐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다짐이 바로 기도입니다. 욕심을 이루어달라 조르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이런저런 욕심 버리고 지금 여기 다툼 가득한 곳에서 하느님의 뜻이 내 삶이 되어 모두가 더불어 좋음을 이루며 살겠다 다짐하는 겁니다. 그게 기도입니다.      


이제 기도해 봅시다.      


Fiat voluntas tua,

(피앗 볼룬따스 뚜아) 

당신의 뜻이 이루어지소서.     

sicut in caelo et in terra.

(시꿋 인 쳴로 엣 인 떼라)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말입니다.


유대칠 옮기고 씀


[대구에서 그리고 온라인 공간에서 고전 독서와 철학 그리고 글쓰기 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소소하지만 삶에 녹아드는 독서와 철학 그리고 글쓰기를 더불어 누리고자 한다면, 그렇게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자 한다면, 연락 주셔요. oio-4231-o266로 꼭 문자를 먼저 주셔야 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주님의 기도, 라틴어로 읽기, 우리 삶으로 기도하기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