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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대칠 자까 Feb 19. 2024

주님의 기도, 라틴어로 읽기, 삶으로 기도하기 6

유대칠의 기도 읽기 

주님의 기도

Pater Noster

(빠테르 노스떼르)     


Pater noster, qui es in coelis,

(빠떼르 노스떼르, 뀌 에스 인 쳴리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우리 아버지, 당신은 하늘에 계시며     

sanctificetur nomen tuum.

(상띠피쳬뚜르 노멘 뚜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당신의 이름은 거룩히 빛나시며,     

Adveniat regnum tuum.

(앗베니앗 레늄 뚜움)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당신의 나라가 오시며,     

Fiat voluntas tua,

(피앗 볼룬따스 뚜아) 

아버지의 뜻이

당신의 뜻이 이루어지소서.     

sicut in caelo et in terra.

(시꿋 인 쳴로 엣 인 떼라)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말입니다.     

Panem nostrum quotidianum da nobis hodie.

(빠넴 노스뜨룸 꾸오띠디아눔 다 노비스 호디에)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오늘 우리에게 우리 하루의 양식을 주시고     

Et dimitte nobis debita nostra,

(엣 디믿떼 노비스 데비따 노스뜨라)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듯이

그리고 당신께선 우리 짐을 우리에게서 덜어주시고,     

sicut et nos dimittimus debitoribus nostris.

(시꿋 엣 노스 디밋띠무스 데비또리부스 노스뜨리스)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마치 우리가 우리 빚진 자의 짐을 덜어주듯이 말입니다.    

Et ne nos inducas in tentationem:

(엣 네 노스 인두까스 인 뗀따치오넴)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그리고 우리를 유혹에 이끌리지 않게 해 주시고,     

sed libera nos a malo. Amen.

(셋 리베라 노스 아 말로. 아멘.) 

하지만 우리를 악에서는 자유롭게 하소서. 아멘.     


나쁜 누군가가 필요합니다. 나쁜 누군가를 비난하며 그가 아닌 우리를 이룹니다. 우린 착한 우리가 아니라, 나쁜 누군가가 아닌 우리입니다. 그를 보며 비난했지, 우리 자신을 돌아보진 않았습니다. 나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나쁜 누군가가 아닌 나 정도에 만족하고 살았다는 말입니다.      


우리 자신을 돌아보면, 우리는 참 힘듭니다. 나의 이기적 생각에 누군가는 너무 아픈 상처를 품고 살아가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 상처에 매일 울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는 그의 그 눈물을 보지 않습니다. 내 가까이 나에게 너무나 익숙해 보지 못한 눈물이 많을지도 모릅니다. 나를 인내하고 나로 아파하고 나로 매일 우는 내게 너무 익숙해 막상 그 눈물을 봐도 보이지 않는 그런 눈물이 있을지 모릅니다. 나는 내 이기심이 우는 이의 눈물을 보지 않습니다. 보는 순간 나는 나쁜 사람이 됩니다. 부끄러운 사람이 됩니다. 나를 인내하고 나로 아파하고 나로 매일 우는 이의 눈물도 무시해 버립니다. 그들의 그 아픔을 보는 순간 나는 미안한 사람, 나쁜 사람이 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나로 인하여 아프고 나를 위하여 아픈 이들을 보지 않고, 나쁜 누군가만 바라보며 내가 그가 아님에 만족합니다. 그가 아닌 나는 참 착한 사람이라 나름 만족하며 말입니다.      


내가 짐인 이들에게 지워진 나의 짐, 그 무게감에 고개 돌리고, 나의 죄와 나의 미안함을 피하려 누군가에게 또 나의 무거운 짐을 지웁니다. 나의 부끄러움을 피하며 살기 위해서 말입니다. 참 부끄럽습니다. 우리 삶이 참 부끄럽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 우린 우리의 짐을 덜어달라 합니다. 우리에게 지워진 이 죄를, 이 짐을 덜어 달라고 합니다. 당장 나의 짐마저 누군가에게 지우면서 말이죠.      


우리도 우리의 짐을 서로 덜어주지 않으면서 하느님에게 우리 짐을 덜어달라 합니다. 그러니 예수께선 우리에게 이렇게 기도하라고 하신 겁니다. 부끄러움을 알고 부디 서로 짐을 덜어주라고 말입니다. 그렇게 서로의 짐을 덜어 줄 때, 하느님께서도 우리가 서로 짐을 덜어주듯이 우리 짐을 덜어주실 겁니다.    

  

라틴어를 읽어볼까요.     


Et dimitte nobis debita nostra,

(엣 디믿떼 노비스 데비따 노스뜨라) 

그리고 당신께선 우리 짐을 우리에게서 덜어주시고,     


sicut et nos dimittimus debitoribus nostris.

(시꿋 엣 노스 디밋띠무스 데비또리부스 노스뜨리스) 

마치 우리가 우리 빚진 자의 짐을 덜어주듯이 말입니다.     


Et은 ‘그리고’ 혹은 ‘~와’와 같은 접속사입니다. dimitte는 ‘덜다’, ‘해산하다’, ‘철회하다’ 등의 뜻을 가진 dīmittō 동사의 명령법 현재 능동 2인칭 단수입니다. 단수 2인칭 동사이니 주어는 적혀 있지 않아도 ‘당신’ 바로 이 기도를 들으시는 ‘하느님’이시겠지요. nobis는 ‘우리’라는 뜻을 가진 인칭대명사 nōs의 복수 여격입니다. debita는 ‘빚’ 혹은 ‘부채’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중성 명사 dēbitum의 복수 목적격입니다. nostra는 ‘우리의’라는 뜻을 가진 1/2변화 형용사 noster의 중성 복수 목적격입니다. 결국 ‘우리의 빚’ 혹은 ‘우리의 짐’이 되겠네요. sicut은 ‘~처럼’이란 말입니다. nos는 ‘우리’라는 뜻의 인칭대명사 nōs의 복수 목적격입니다. dimittimus는 앞서 나온 동사인 dīmittō의 직설법 현재 능동 1인칭 복수입니다. 복수 1인칭 동사이니 주어는 이 기도를 드리는 바로 ‘우리’겠지요. debitoribus는 ‘채무자(債務者)’ 혹은 ‘빚진 자’라는 의미의 남성 명사 dēbitor의 복수 탈격입니다. nostris는 앞서 나온 noster의 남성 복수 탈격입니다.     


우리는 우리 사이 서로 빚진 자의 빚을 덜어주며 살고 있나요. 우리는 우리 서로 짐 진 자의 그 짐을 덜어 들고 있나요. 나의 짐을 들고 아파하는 이의 그 눈물과 아픔에 고개 돌리고 하느님께 내 짐을 덜어 달라 욕심부리고 있는 건 아닐까요. 이제 나의 부끄러움을 마주하며 기도해 봅시다.      


Et dimitte nobis debita nostra,

(엣 디믿떼 노비스 데비따 노스뜨라) 

그리고 당신께선 우리 짐을 우리에게서 덜어주시고,     


sicut et nos dimittimus debitoribus nostris.

(시꿋 엣 노스 디밋띠무스 데비또리부스 노스뜨리스) 

마치 우리가 우리 빚진 자의 짐을 덜어주듯이 말입니다.


유대칠 옮기고 씀


[대구에서 그리고 온라인 공간에서 고전 독서와 철학 그리고 글쓰기 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소소하지만 삶에 녹아드는 독서와 철학 그리고 글쓰기를 더불어 누리고자 한다면, 그렇게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자 한다면, 연락 주셔요. oio-4231-o266로 꼭 문자를 먼저 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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