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고전읽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대칠 자까 Feb 28. 2024

성모송, 라틴어로 읽고 삶으로 기도하기 5

유대칠의 기도 읽기

성모송

Ave Maria

(아베 마리아)     


Ave, Maria, gratia plena.

(아베 마리아, 그라치아 플레나)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기뻐하소서! 마리아님! 은총 가득한 분,     

Dominus tecum,

(도미누스 테쿰)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주님께서 당신과 함께 계시니,     

benedicta tu in mulieribus,

(베네딕타 투 인 물례리부스) 

여인 중에 복되시며

당신께서는 여인 가운데 복되시고     

et benedictus fructus ventris tui Jesus.

(엣 베네딕투스 프룩투스 벤트리스 투이 예수스) 

태중의 아들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그리고 당신의 태중 과실 예수님 또한 복되십시다.     

Sancta Maria, Mater Dei,

(상타 마리아, 마테르 데이)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성스러운 마리아시여! 하느님의 어머님이여!     

ora pro nobis peccatoribus,

(오라 프로 노비스 펙카토리부스)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우리 죄인을 위하여 기도해 주소서!     

nunc et in hora mortis nostrae. Amen.

(눙 엣 인 오라 모르치스 노스트레. 아멘.)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지금 그리고 우리 죽음의 날에. 아멘.


기도란 소원을 비는 시간이기보다 자기를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어쩌면 신앙과 관련된 거의 모든 글이 그러할 것입니다. 결국 자기를 돌아보는 겁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나의 잘못으로 인하여 일어나고 끝난다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돌아보라는 겁니다. 잘못을 그냥 잘못으로 두는 건 부끄러운 일입니다. 자기 이익과 관련되니 굳이 나서지 않고 침묵해 버리는 일도 있습니다. 이 역시 잘못입니다. 부끄러운 일입니다. 꼭 자기 자신이 직접 나서서 나쁜 일을 주도해야지만 죄인인 건 아닙니다. 자신의 침묵과 묵인으로 혹은 아주 간접적이고 보이지도 않을 만큼 미약한 지지(支持) 속에서 이루어진 일이라도 결국 죄인의 일입니다.     


우린 마리아께 청합니다. 우리 죄인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말이죠. 그런데 이 기도의 선행 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 자신이 죄인이란 고백입니다. 너무 익숙해서 이젠 별 감흥도 없는 죽은 고백이 아니라, 정말 진지한 자기 돌아봄으로 인한 고백 말입니다. 나로 인하여 아픈 이들 앞에서 자기 부끄러움보다 그의 어리석음을 탓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봐야 합니다. 어리석으니 이런 일로 아파한다며 그를 탓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고 돌아봐야 합니다. 자신을 돌아보기보다 그의 약점과 부족함을 탓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건 참 큰 죄이니 말입니다. 학벌이나 소유니 이런 자기 가진 것으로 남을 낮추어 보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고 돌아봐야 합니다. 어리석다며 조롱하기 전에 자신을 높이며 살아가는 자기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리 생각하면 참 돌아볼 게 많습니다. 우린 참 죄에 익숙해 ‘죄’조차 ‘죄’인지 아닌지 모르며 지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 돌아봄을 평생 유지해야 합니다. 평생 자신을 돌아보며 부끄러움을 알아야 합니다. 지금 그리고 우리 죽음의 날까지 말입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그저 입으로만 죄인이라 고백한다면, 우리가 마리아께 지금 그리고 죽음의 날까지 우리 죄인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청을 할 수 있을까요. 그 역시 참 부끄러운 청인 듯합니다.     


기도는 그리 살겠다는 다짐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다짐은 실천이 되어야 합니다. 그때 우리는 조금 덜 부끄럽게 청할 수 있을 겁니다.     


라틴어로 읽어봅시다.     


ora pro nobis peccatoribus,

(오라 프로 노비스 펙카토리부스) 

우리 죄인을 위하여 기도해 주소서!          


nunc et in hora mortis nostrae. Amen.

(눙 엣 인 오라 모르치스 노스트레. 아멘.) 

지금 그리고 우리 죽음의 날에. 아멘.     


ora는 ‘청하다’ 혹은 ‘말하다’ 등의 뜻을 가진 ōrō의 명령법 현재 능동 2인칭 단수입니다. pro는 탈격 명사와 함께 사용하며 ‘~관하여’, ‘~앞에’ 등의 뜻을 가집니다. nobis는 ‘우리’라는 뜻의 인칭대명사 nōs의 복수 탈격입니다. peccatoribus는 ‘죄인’이란 뜻의 남성 명사 peccātor의 복수 탈격입니다. nunc은 ‘지금’, ‘당장’ 등의 뜻을 가지며, et은 ‘그리고’와 ‘~와’의 뜻을 가지는 접속사입니다. in은 탈격 명사와 함께 사용하면 ‘~안에’란 뜻을 가지고 목적격 명사와 함께 사용하면 ‘~안으로’라는 뜻을 가지는 전치사입니다. hora는 ‘시간’을 뜻하는 여성 명사 hōra의 단수 탈격입니다. mortis는 ‘죽음’을 뜻하는 여성 명사 mors의 단수 소유격입니다. nostrae는 ‘우리의’를 의미하는 noster의 단수 소유격입니다.      

우리 자신을 돌아보며 기도해 봅시다.     


ora pro nobis peccatoribus,

(오라 프로 노비스 펙카토리부스) 

우리 죄인을 위하여 기도해 주소서!          

nunc et in hora mortis nostrae. Amen.

(눙 엣 인 오라 모르치스 노스트레. 아멘.) 

지금 그리고 우리 죽음의 날에. 아멘.


유대칠 옮기고 씀


[함께 교부 문헌과 스콜라 신학과 철학 문헌을 읽고자 하는 분들은 연락 주세요. 철학이나 신학 하나도 몰라도 상관없습니다. 전문가를 위한 시간보다는 이웃과 함께 마음 편하게 슬기가 담긴 글을 슬기롭게 읽으며 슬기를 구하는 이가 되어 읽고 싶습니다. 1~5만 원 정기 후원도 강독 강좌 참여도 저와 토마스철학학교엔 큰 힘이 됩니다. 

(후원 계좌 카카오 뱅크 3333-16-5216149 (유대칠) )

대구에서 그리고 온라인 공간에서 고전 독서(교부 문헌과 스콜라 신학과 철학 문헌 독서)와 철학 그리고 글쓰기 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찾아와 편히 읽으며 공부할 수 있는 곳입니다. 조금의 부담도 없이 참아오셔요. 소소하지만 삶에 녹아드는 독서와 철학 그리고 글쓰기를 더불어 누리고자 한다면, 그렇게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자 한다면, 연락 주셔요. oio-4231-o266로 꼭 문자 먼저 주셔야 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성모송, 라틴어로 읽고 삶으로 기도하기 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