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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대칠 자까 Mar 08. 2024

라틴어 시편 읽기 시편 1편 5절 '보아야 하는 것'

유대칠의 라틴어 시편 묵상하기

시편 

Psalmi     


유대칠 옮김     


시편 1편

Psalmi, CAPITULUM 1     


1. 복된 자, 그는 불경한 이의 충고를 따르지 않고, 죄인의 길에 머물지 않으며, 역병의 의자에 앉지 않는 자입니다. 

1.beátus vir qui non ábiit in consílio impiórum et in via peccatórum non stetit et in cáthedra pestiléntiae non sedit 

2. 하지만 주님의 뜻은 그분의 법 가운데 있으니 그는 낮이든 밤이든 그 법 가운데 깊이 생각합니다. 

2.sed in lege Dómini volúntas eíus et in lege eíus meditábitur die ac nocte 

3. 그리고 그는 흐르는 물가에 심긴 나무와 같고, 자기 시간이 되면 자기 과실을 맺을 것이고, 그 잎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며,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번창할 겁니다.

3. et erit tamquam lignum quod plantátum est secus decúrsus aquárum quod fructum suum dabit in témpore suo et fólium eíus non défluet et ómnia quaecúmque fáciet prosperabúntur 

4. 불경한 이들은 그렇지 않으니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그들은 바람이 땅바닥에 흩날리게 하는 먼지와 같기 때문입니다. 

4.non sic ímpii non sic sed tamquam pulvis quem proícit ventus a fácie terrae 

5. 그러므로 불경한 이들은 심판에서 잘되지 않을 것이고, 죄인들은 의로운 이의 충고에서도 잘되지 않을 겁니다.

5.ídeo non resúrgent ímpii in iudício neque peccatóres in consílio iustórum 

6. 주님께서는 의로운 이들의 길을 아시며, 불의한 이들의 나아갈 바는 사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6.quóniam novit Dóminus viam iustórum et iter impiórum períbit     


시편 1편 5절 묵상     

야고보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낮은(ταπεινὸς) 형제는 자신의 높음(ὕψει)을 자랑하세요(Καυχάσθω). 하지만 부자(πλούσιος)는 자기의 낮음을 자랑하세요. 왜냐하면 그는 풀의 꽃(ἄνθος χόρτου)과 같이 사라져 갈 것이니 말입니다.” (야고보의 편지 1장 9~10절) 그렇습니다. 신아이란 보이는 것의 화려함이 아니라, 보아야 하는 것의 소중함을 따라 사는 겁니다. 눈에 보이는 건 낮디 낮은 가난일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건 높디높은 화려함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가난이 추함은 아닙니다. 그 화려함이 아름다움은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손수 지으신 이 우주는 아름다운 곳입니다. 조화로운 곳입니다. 각자가 각자의 자리에서 저마다의 열심히 산다면 모두가 더불어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더 욕심을 내면 사람과 더불어 있는 모두가 힘듭니다. 생태계가 무너집니다. 누군가 더 욕심을 내면 그와 더불어 사는 이들이 힘듭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무너집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느님께서 지으신 아름다운 우주를 무너뜨리는 이들은 자기 추함을 가리기 위해 온갖 언변을 사용합니다. 사람만이 만물의 영장이라며 다른 모든 존재를 무시(無視)하고, 학벌 높은 자신만이 똑똑하다며 못 배운 이들이라 무시하고 가진 소유의 차가움을 모르면서 자신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들을 무시해 버립니다.      


‘무시’와 ‘사랑’은 함께 할 수 없습니다. 무시는 오직 자기만을 생각합니다. 남을 보지 않습니다. 봐도 없는 것이나 다름없이 함부로 대합니다. 그런 무시가 어떻게 사랑과 함께 할 수 있겠습니까. 무시는 불경한 이들의 삶입니다. 불경한 이들은 하느님을 향해 하늘만 보며 살다 더불어 살아가는 이들의 아픔과 더불어 존재하는 모든 것의 귀함을 보지 못하는 이들입니다. 이들이 정말 더 불경한 이들입니다. 말엔 ‘거룩’이 있지만 그 삶은 오직 홀로 자기만 생각하며 자기만 높다고 생각하는 이들이니 말입니다. 이런 거짓 거룩으로 살아가는 불경한 이들은 심판의 자리에서 잘 될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보이는 모습이 아니라, 들리는 말이 아니라, 보아야 하는 것을 보기고 들어야 하는 것을 들으시는 분이시기에 모두 아십니다. 그 거짓을 말입니다. 이런 불경한 이들, 이들의 죄는 참으로 의로운 이들,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어놓은 이들 충고는 도저히 귀에 들어오지도 혼에 다가가지도 않습니다. 오직 홀로 있는 이는 더불어 이야기하지 못하기에 말입니다. 오직 자신만 답이고 자신만 거룩하니 충고를 들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의 삶은 보아야 하는 것을 보며 살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높은 자리에 있지만 사실 추한 이기심에 낮디 낮은 지옥의 삶을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봅니다. 부끄러운 마음으로 1편 5절을 묵상해 봅니다.     


5. 그러므로 불경한 이들은 심판에서 잘되지 않을 것이고, 죄인들은 의로운 이의 충고에서도 잘되지 않을 겁니다.

5.ídeo non resúrgent ímpii in iudício neque peccatóres in consílio iustórum           


유대칠 옮기고 묵상하고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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