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칠의 시편 묵상
헬라스어로 「시편」 1편 1절 읽기
유대칠 옮기고 씀
헬라스어로 「시편」 1편 1절을 읽어보겠습니다.
“행복한 사람, 그는 불경한 이의 충고를 따라 걷지 않고,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않으며, 돌림병 걸린 이들의 자리에 앉지 않습니다.”
μακάριος ἀνήρ ὃς οὐκ ἐπορεύθη ἐν βουλῇ ἀσεβῶν καὶ ἐν ὁδῷ ἁμαρτωλῶν οὐκ ἔστη καὶ ἐπὶ καθέδραν λοιμῶν οὐκ ἐκάθισεν
(마까리오스 아네르 호스 욱 에뽀레우테 엔 불레이 아세본 까이 엔 호도이 하마르똘론 욱 에스떼 까이 에삐 까테드란 로이몬 욱 에까티센)
(헬라어 시편 1편 1절)
라틴어 성경도 나쁜 이의 자리를 돌림병 걸린 이들의 자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헬라스어 성경도 그렇게 읽을 수 있습니다. 돌림병은 전염되는 병입니다. 역병(疫病)이라고도 합니다. 과거 역병이 돌면 따로 의학적으로 어찌할 수 없어 마을 전체를 폐쇄해 버리기도 했습니다. 너무 빠르게 전염되고 전염이 되면 죽음에 이르게 하니 말입니다. 돌림병이란 그렇게 무서운 병입니다. 영혼의 돌림병, 그것은 홀로 좋음을 누리며 살겠다는 마음입니다. 우린 홀로 좋음을 누리며 살아가는 이들을 보며 동경합니다. 그렇게 되고 싶어 합니다. 더불어 살기보다는 홀로 누리며 남에게 자기 소유를 과시하는 모습이 멋져 보이는 겁니다. 그렇게 자기 자신도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 홀로 더 많이 누리고자 합니다. ‘더불어’가 아니라, ‘홀로’! 그 욕심의 마음은 부러운 마음을 타고 전염됩니다. 예수께서는 홀로 좋음을 누리기 위해 십자가의 고난을 피하지 않은 게 아닙니다. 우리 모두 더불어 잘 살게 하려고, 희생의 삶을 우리에게 가르쳐주시기 위해 십자가 고난을 보이신 겁니다. 희생이란 홀로 있기 위해 하는 게 아닙니다. 더불어 있기 위해 하는 겁니다. 십자가 고난, 그 희생은 예수께서 우리 모두에게 어찌 살아야 하는가 가르쳐주신 겁니다. 눈에 보이는 화려함이 아니라, 우리 마음이 바라봐야 하는 가치를 향하여 희생하며 살아가라는 것을 가르쳐주신 겁니다. 그런데 홀로 좋음을 누리는 걸 부러워한다고요. 안 될 일입니다.
내가 더 많이 배우고 내가 더 성스러운 존재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돌림병을 전하는 세균인 것은 다르지 않습니다. 더 배우지 못하는 이들을 무시하고 자기보다 덜 헌신하는 이들이라며 무시하는 이들, 그들의 마음속에서 자기만 홀로 더 높다는 생각이 박혀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들을 부러워하는 순간, 이미 그 마음엔 돌림병이 싹을 내리기 시작한 겁니다. 자기만 홀로 더 높다고 생각하는 이들, 그들이 성직자나 목회자 그리고 수도자의 옷을 입었다고 하지만, 이미 불경한 이들이며, 돌림병을 숨은 세균입니다. 굳이 이런 옷이 아니라도, 자신이 오랜 시간 신앙을 유지했으니 남보다 더 높다거나 더 성스럽다고 생각하는 그 모든 홀로 좋음을 누려야 함을 당연시하는 모든 것이 돌림병의 세균입니다.
세균이 되어 살지 맙시다. 하느님의 뜻, 모두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궁리하며 우리 가운데 나 자신을 돌아보고 돌아봅시다. 돌림병의 자리에 앉아 또 다른 누군가에게 돌림병을 전하는 악인이 되지 않기 위해서 말입니다.
유대칠 옮기고 묵상하고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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