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냥

다름

일간 유대칠 2021 01 21

by 유대칠 자까

나는 당신과 다른 사람입니다. 가치관도 조금 혹은 많은 다를 것이고 구체적인 이런저런 기호나 취향도 나는 당신과 다른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이란 것은 잘못된 사람이란 말이 아닙니다. 그냥 다르다는 말입니다. 그냥 나란 말입니다. 나는 당신과 달라서 나입니다. 내가 당신과 모든 것이 같다면 나는 나가 아니겠지요. 당신의 뜻에 따라서 이렇게 움직이고 저렇게 움직이는 존재라면 나는 당신은 노예 정도가 되지 않을까요?


저는 당신의 마음을 읽지 않습니다. 당신도 저의 마음을 함부로 읽지 마세요. 저 사람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함부로 판단하지 마세요. 누구도 다른 누구에게 함부로 심판받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니 말입니다. 나의 마음도 나는 모릅니다. 나의 마음도 쉼 없이 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 당신이 나를 함부로 이렇다 저렇다 판단할까요? 그럴 수 없지요.


내가 무엇으로 어떻게 얼마나 힘든지 당신이 어찌 안다고 쉽게 저의 삶에 대하여 이야기하는지요? 나도 당신도 서로 다른 거대한 우주가 아닌지요. 서로가 서로의 아픔에 대하여 함부로 평가하고 누군가의 아픔을 함부로 측량하고 비교하는 것, 참 잔인합니다. 누군가의 아픔은 누구도 알 수 없고 오직 그만이 그 아픔을 온전히 압니다. 나는 그저 그런 당신과 더불어 당신의 어려움의 벗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이 전부입니다. 내가 당신 삶의 답을 가진 것도 내가 당신 삶의 평가자가 될 수 없습니다. 그저 더불어 울 수 있는 무엇이 될 뿐입니다.


침묵, 가장 귀한 침묵은 남의 아픔에 대하여 함부로 평가하고 비교하고 판단하여 말하는 것에 대한 침묵입니다.


노숙자의 삶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고, 이 세상 어떤 사회적 부조리 속에서 힘들어하는 이들도 함부로 판단하고 그들이 쉬운 길을 함부로 판단했다 평가하지 맙시다. 그 판단의 순간, 거대한 장벽이 세워져 버린다 생각합니다.


다름은 평가의 대상이나 판단의 대상이 아닙니다. 다름은 그냥 나와 너란 서로 다른 존재의 자기 존재 긍정의 한 모습이다. 서로 다르기에 더불어 있는 것이지 서로 같다면 하나로 통일되어 나의 생각도 너의 생각도 없이 그냥 이상한 괴물로 생각 없이 통일된 무엇으로 있겠지요. 더불어 있다는 것은 나도 당신도 서로 다른 존재란 것을 조건으로 하는 것입니다. 서로 다른 존재만이, 서로 자신의 고유한 개성을 가진 존재만이 더불어 있음의 존재가 될 수 있으며, 그런 존재만이 참된 의미에서 우리를 이룰 수 있습니다. 주인과 노예가 아닌 같은 존재 수준을 가진 벗으로 우리를 이룰 수 있단 말입니다.


아직도 철학 좀 한다고, 신학 좀 한다고, 외국에서 생활 좀 했다고, 책 좀 읽었다고, 남을 평가하며 함부로 답을 알려주겠다 한다면, 더 이상 그러지 맙시다. 아주 조심스러운 참고서가 될 뿐입니다. 결국 각자의 삶에 가장 소중한 결단의 순간은 더불어 있음의 순간, 각자의 몫입니다. 다름을 포기하지 않고 더불어 있는 바로 그 시간, 스스로의 결단입니다.


유지승


2021 01 21

IMG_0386.JPG 유대칠 (C)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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