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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대칠 자까 Jan 19. 2022

신은 어디에 있을까?

유지승 도덕경 읽기 2022년 1월 19일

8장 

가장 착한 것은 물과 같은 것입니다. 물은 착한 일을 하여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 다투지 않습니다. 물은 모든 이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러니 물은 도와 가깝다고 하겠습니다. 머물러 있으면 모든 것에 좋고 마음을 쓰게 되면 깊이가 있고 더불어 하게 되면 조화를 이루고 말을 하게 되면 믿음이 가고 다스리게 되면 선하게 다스리며 일을 할 때 능히 잘하고 그 행위가 때에 알맞고 어떤 일에도 다름이 없기에 허물이 없습니다. 


八. 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 居善地, 心善淵, 與善仁, 言善信, 正善治, 事善能, 動善時, 夫唯不爭, 故無尤.

팔. 상선약수. 수선이만물이부쟁, 처중인지소오, 고기어도. 거선지, 심선연, 여선인, 언선신, 정선치, 사선능, 동선시. 부유부쟁, 고무우.


풀이: 신의 자리는 어디일까요? 하느님의 자리는 도대체 어디일까요? 많은 이들은 저 초월적인 공간 어디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죽은 뒤에나 갈 수 있다 생각합니다. 몸을 가지고 초자연적인 곳을 갈 순 없으니 말입니다. 죽어서야 만나는 존재가 신이라면 그 신은 참 멀리 있습니다. 모든 생명의 뿌리가 신이라면서 그 신은 죽음의 자리에 있다니 참 기이합니다. 어쩌면 신은 물과 같을지 모릅니다. 낮은 곳 중에 낮은 곳으로 흘러들어 가 자신이 필요한 모든 존재들에게 자신을 내어줍니다. 이런저런 계산 없이 그냥 자신을 내어줍니다. 굳이 자신의 덕이라 말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숨어 지내지도 않습니다. 사람들이 사는 땅 위를 그저 조용히 흐를 뿐입니다. 그러나 그 마음의 깊이는 대단합니다. 아집 가득한 우리는 그저 무엇을 해도 항상 계산을 합니다. 선한 기억의 이미지를 만들어 돈을 더 벌기 위해 선한 행위를 하기도 합니다. 계산된 행위란 말입니다. 그러나 물은 그런 욕심이 없습니다. 어떤 아집도 없이 그냥 자신을 내어 놓습니다. 그리고 항상 더불어 좋음을 이룹니다. 하늘과 바람 그리고 물이 더불어 얼마나 많은 생명을 살리고 있습니까. 그러나 그저 그렇게 자신의 일을 할 뿐 드러내 자신의 과시하지 않습니다. 계산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신은 자리는 바로 물의 자리와 같을지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눈엔 잡초이고 독초이지만 그 모두를 품으로 계산하지 않습니다. 우린 누구는 천하고 누구는 귀하다 나누며 귀한 곳을 향하여 더더더 높아지려 합니다. 물과 같지 않습니다. 모든 생명을 다 태우고 그 자리에 자라는 연기와 같습니다. 높이 올라가지만 결국 죽음의 흔적 일 뿐입니다. 

우린 높고 높은 것이 좋지만 어쩌면 신은 물과 같이 낮고 낮은 곳으로 가 그곳에서도 자신을 내어 주며 있을지 모릅니다. 

신의 자리를 생각해 봅니다. 신의 자리는 어디일까요? 높고 화려한 종교 건축은 아닐 듯합니다. 어쩌면 신은 높디높은 하늘이 아니라 가장 천하고 가장 아프고 가장 힘겨운 썩은 냄새 가득하고 눈물이 일상인 가장 낮고 낮은 곳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오늘 신의 자리에 대하여 생각해 봅니다. 신을 만나러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할까요. 한번 생각해봅니다. 

2022년 1월 19일 

유지승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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