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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대칠 자까 Feb 13. 2022

참된 지도자는 같이 아파야 한다.

유지승 도덕경 읽기 2022년 2월 13일

13장

총애를 받고 굴욕을 당하는 것은 모두 놀랄 만한 일을 당하는 것과 같습니다. 또 큰 병을 귀하여 여기는 것은 자기 몸을 귀하게 여기는 것과 같습니다. 도대체 왜 총애를 받는 것과 굴욕을 당하는 것이 놀랄 일을 당하는 것과 같다고 할까요? 총애를 받는 것은 아래로 행해지는 것이기에 얻게 되어도 놀랍고 잃게 되어도 놀라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총애와 굴욕은 모두 놀랄 일을 당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큰 병을 귀하여 여기는 것을 두고 왜 자기 자신을 귀하게 여기는 것과 같다고 할까요? 나에게 큰 병이 있다는 것은 나의 몸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내 몸이 없다면, 어떻게 큰 병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자기 몸을 귀하게 여기듯이 천하를 귀하게 다스리면 그에게 온 천하를 맡겨도 될 것이고 자기 몸을 사랑하듯이 온 천하를 사랑한다면 그에게도 온 천하를 맡겨도 될 듯합니다.


十三. 寵辱若驚, 貴大患若身. 何謂寵辱若驚? 寵爲下, 得之若驚, 失之若驚, 是謂寵辱若驚. 何謂貴大患若身? 吾所以有大患者, 爲吾有身. 及吾無身, 吾有何患! 故貴以身爲天下, 若可寄天下. 愛以身爲天下, 若可託天下.

십삼. 총욕약경, 귀대환약신. 하위총욕약경? 총위하, 득지약경, 실지약경, 시위총욕약경. 하위귀대환약신? 오소이유대환자, 위오유신. 급오무신, 오유하환! 고귀이신위천하, 약가기천하. 애이신위천하, 약가탁천하.


풀이: 총애를 받으면 언제든 떨어질지 모르기에 불안합니다. 남들이 말하는 ‘대단하다’는 소리에 스스로 ‘대단하다’ 여기지만 마음 한 편으론 떨어질지 모르는 마음에 불안합니다. 남들이 내 존재의 운명을 잡고 있으니 말입니다. 굴욕은 나를 아래로 떨어지게 만들고 총애 역시 이리 보면 나를 위로 있게 하지 못하며 항상 불안하게 합니다. 언제 떨어질지 모르니 말입니다. 그러니 총애를 받는 것이니 굴욕을 당하는 것이니 참 놀랄 만한 일입니다. 좋은 의미에서가 아니라 나쁜 의미에 말입니다. 그러나 남의 말과 평가에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나의 욕심은 항상 나를 향한 남들의 칭찬이나 긍정적 언급을 기다립니다. 그것이 없으면 불안하고, 어느 순간엔 남을 미워합니다. 나에게 총애를 주는 이가 그 총애를 거두면 나는 어찌 될까요? 결국 나에게 굴욕을 주는 이나 나에게 총애를 주는 이나 모두 나에게 아픔을 줍니다. 어쩌면 기대감을 생각하면 더 큰 아픔을 준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남이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는 그런 이는 그 자신도 불행하지만 우리 모두를 일을 맡는 자리에 가서도 안 됩니다. 자신을 향한 사랑과 우러러봄이 멈출까 하는 마음에 우리의 눈과 입을 막아 버릴지 모르니 말입니다. 남의 시선에 좌지우지되며 불안하지만 다른 한편 그는 그만을 생각하는 욕심쟁이니 말입니다.  


병이 있다는 말은 몸이 있다는 말입니다. 당연하죠. 몸이 없다면 병으로 아파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몸의 병이 곧 우리의 아픔입니다. 그런데 몸을 잘 관리하여 아픔 없이 살아가는 이의 그 모습처럼 천하의 아픔을 돌보고 사랑하는 이라면 그는 천하를 다스리게 하여도 좋을 것이라 합니다.  온 천하의 온갖 어려움을 자기 아픔으로 여기는 이라면 남의 소리에 흔들리지 않고 그 아픔에 약을 찾고 유난히 아끼고 보살 필 것이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이런저런 말로 사랑하다 하고 미워한다는 말에 흔들리지 않고 그 아픔에 집중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천하의 일이 바로 자기 자신의 일이니 말입니다. 


‘천하을 맡기자’는 말, 지금 우리에겐 그저 우리 모두를 위하여 일 정도로 이해해도 되겠습니다. 그런데 그런 일을 할 사람은 남이 주는 총애나 굴욕에 흔들리지 않으며 마치 자기 몸이 아프듯이 우리 모두의 아픔을 자기 아픔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자기 몸처럼 생각하니 우리의 아픔에 어찌 스스로 열심히 약을 찾아다니지 않을까요. 자기 자신이 아픈데 말입니다. 


유지승 옮기고 씀

2022년 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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