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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rin Feb 13. 2024

빠르게 글의 완성도를 높이는
(아주 기본적인) 세 가지

구매는 안 하셔도 됩니다. 시식만 하고 가셔요.

제곧내. 본문으로 바로 들어가 볼게요.


1. 서론에 힘 빼세요.

대부분의 글은 위 이미지와 같은 모양을 가집니다.

웅장하고 기세 좋게 시작한 글이 본문으로 갈수록 밀도를 잃게 되죠. 마지막은 “에라 모르겠다!”라는 필자의 게으른 혼잣말이 들리기도 하고요….. (견뎌라 편집자여…)


이를 방지하기 위해 우선 종이 한 장을 꺼내 전체 원고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써 보세요. 특히 본문에 어떤 내용을 넣을 것인지 목차를 구성해 보는 거예요. 목차마다 키워드 몇 가지를 덧붙이면 더 좋고요. 되도록 각 목차의 분량을 서로 비슷하게 맞춰 주세요. 분량을 맞추는 치트키가 바로 목차 옆에 쓴 키워드입니다. 키워드 수만 동일하게 맞춰도 목차 간의 분량은 얼추 맞춰질 거예요. 그다음 원고를 쓸 준비가 완료됐다면 먼저 서론과 결론을 짧고, 명확하고, 쫀쫀하게 쓰세요. 이 두 가지만 잘 잡고 시작해도 본문이 가야할 길이 훨씬 잘 보일 거예요.


자, 여러분이 읽어야 할 책을 떠올려 보세요. [들어가는 말]이 30페이지가 넘는다고 상상해 보세요! (아마 책과 가깝게 지내지 않았던 분이라면) 1년간 들어가는 말만 읽고, 또 읽다가 끝나고 말 거예요. 요약하자면… 숲을 보는 연습을 자주 하세요. 탈고하기 전 내가 만든 이 숲에 나무가 듬성듬성 심어지진 않았는지,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여러 요소가 갖춰져 있는지 말이죠!


2. 문과생이여... 숫자를 잊지 마소서.


정확한 수치를 찾아 쓸 수 있다면 숫자를 곁들여 주세요. 무슨 말이냐면요! 아래 전/후를 봐 주세요.


전) 오픈 직후 얼리버드 티켓이 매진되며 행사 당일 많은 방문객을 기록한 '원티드 콘: HR 2023 하이파이브'. 다양한 분야의 연사가 참여해 'HR 패러다임 변화'를 주제로 일하는 방식과 관점을 이야기하며 HR 담당자들의 2023년 최대 화젯거리이자 트렌드가 됐다. 

후) 오픈 1시간 만에 얼리버드 티켓이 매진되며 행사 당일 약 1,600명의 방문객을 기록한 '원티드 콘: HR 2023 하이파이브'. 총 24명의 연사가 참여해 'HR 패러다임 변화'를 주제로 일하는 방식과 관점을 이야기하며 HR 담당자들의 2023년 최대 화젯거리이자 트렌드가 됐다.

저도요, 광수 님

숫자를 쓰는 이유를 꼽자면 1) 글의 신뢰성을 높이고, 2) 사실 정보를 최대한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글의 조건이기도 하죠. 물음표를 남기지 않는 글을 완성해라.) 또, ‘많은’이라는 표현보다 구체적인 숫자가 더 효과적으로 독자를 설득할 수 있을 거예요. (많다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독자가 10을 예상했는데 사실은 26이었다면 얼마나 억울하겠어요.) 아무튼 소설, 시 등 문학 장르가 아니라면 숫자가 중요하지 않은 글은 없습니다. 


3. 모두가 A를 알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글쓰기가 아직 서툰 사람이 쉽게 하는 실수가 ‘나는 A를 아니까 굳이 설명 안 해도 되겠지?’입니다. 예를 들어, (국내) 스타트업에서 많이 쓰는 ‘슬랙’, 모두가 알고 있을까요? 저부터 현 직장에 오기까지 슬랙이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도 없답니다. 그런데 적지 않은 아티클에서 슬랙을 주석 없이 사용하더라고요. 독자 대상이 한정적인 아티클이 아니라면 반드시 주석을 고려해 주세요.


온라인에서 발행되는 콘텐츠라면 링크를 삽입해도 좋으나, 베스트는 주석과 링크 두 가지 모두 해주는 것이겠죠? (어렵지 않잖아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궁금증(물음표)을 남기지 않는 글이 완성도 높은 글로 가는 기초적인 조건입니다. 상상해 보세요. 여러분이 책 한 페이지를 읽는 데 어학사전을 10번이나 켰다 끄는 상상을요. 어떠신가요? 저처럼 집중력을 도둑맞은 사람이라면 “에잇 릴스나 봐야지.” 침대에 발라당 눕게 될 거예요.


아래는 기사에서 특정 용어를 설명하는, 제가 가장 자주 쓰는 방법입니다.


방법 1) Q. 삼양식품을 시작으로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식품 개발을 담당하시다 2021년 BDM* 팀으로 이동하셨어요. 직무 전환을 하시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BDM :  ‘Business & Brand Development Management’의 약자


방법 2) Q. 삼양식품을 시작으로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식품 개발을 담당하시다 2021년 BDM(Business & Brand Development Management) 팀으로 이동하셨어요. 직무 전환을 하시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사실 이 글을 휘뚜루마뚜루 쓰면서 추가하고 싶은 요소들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레벨 2 전용으로 따로 빼서 쓰고자 합니다. 이 말인즉슨 앞서 설명드린 세 가지는 레벨 1 전용, 정말진짜레알(요즘 이런 표현 안 쓰나요…?)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그럼.. 언젠가 2탄으로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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