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은 마법 같은 시간이다. 해가 지고 나서, 밤보다 더 깊은 시간이 오면 세상은 참 조용해진다. 그런 마법 같은 시간이 되면 평소의 나라면 하지 않을 생각들을 하게 된다. 더 감성적으로 변해서 평소라면 아무 감흥 없이 넘길 소설을 읽고 펑펑 울기도 하고, 혼자 가만히 누워서 더 깊은 사색을 하기도 한다.
대학교 2학년 즈음이었다. 건물 복도에서 우리 단과대 동창회지에서 문학 대회를 연다는 공고를 보았다. 그 공고에서는 수필 부문, 시 부문으로 나눠서 모집을 한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그 당시에는 부끄러워서 글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바로 지워버렸다.
그러다가 그날 새벽, 침대에 누워있는데 갑자기 문학 대회에 참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이 들자마자 새벽이 채 가기도 전에 시 한 편을 완성했다. 그리고 낮에 찍은 공고 사진을 보고, 거기 적힌 메일로 시를 보냈다. 그게 내 첫 투고라면 첫 투고라고 할 수 있겠다. 그 뒤, 나는 한동안 그 대회에 투고를 했다는 사실조차도 잊고 지냈다.
그러다 한 달 정도 후인가, 종강 무렵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내가 쓴 시가 가작으로 선정되었다는 전화였다. 다른 입상자들은 모두 상장과 부상을 받아갔는데, 나만 아직 찾아가지 않아서 전화를 하셨단다. 한껏 놀란 마음을 안고 행정실에 상장을 받으러 갔다. 기분이 참 묘했다. 대회 담당 직원 분께서 "학부생 입상자는 학생 하나예요"라고 말씀해 주셨다. 대상도, 최우수상도, 우수상도 아닌 그냥 가작에 불과했지만 기분은 마치 대상을 탄 것 같았다. 정말 마법 같은 일이었다.
그날의 새벽은 내게 특히 더 마법 같은 시간이었다. 평소 하지 않을 법한 생각을 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실행에 옮기고, 상까지 받게 되었으니,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아마 내가 글을 쓰고 싶다고 계속 생각해 온 것도 그때 상을 받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앞으로 이어질 나의 이야기에도 그날의 새벽 같은 일들이 가득할 것이라 기대하며 꾸준히 나의 이야기들을 적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