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를 베이스로 한 빵의 표면에 소금을 뿌려 버터의 고소한 풍미를 짭짤한 소금을 통해 강조한 빵. 발상지인 일본에서 쓰이는 이름 그대로 시오빵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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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가던 어느 날, 너무 힘들어서 평소처럼 반차를 쓰지 않고 연차를 썼습니다.
아침에 느지막이 일어나 서울로 향했습니다. 예약시간보다 일찍 출발해 미리 검색해 둔 근처 소금빵 맛집으로 향합니다.
일찍 간다고 간 건데, 먹고 싶었던 솔티 초코 소금빵은 매진이었습니다. 인기가 많은 메뉴인가 봅니다. 아쉬운 대로 기본 소금빵과 블루베리 소금빵, 레몬 마들렌을 시키고, 아인슈페너도 하나 시켜봅니다.
기본 소금빵, 블루베리 소금빵, 레몬 마들렌, 그리고 아인슈페너
애매한 오전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도 없고 조용한 분위기가 마음에 듭니다. 오랜만에 갖는 혼자만의 시간이 참 소중합니다.
이곳의 소금빵은 조금 독특합니다. 보통의 소금빵 같은 모양이 아니라 꼬리가 연결된 초승달 모양입니다. 대(큰 대)-소금빵 유행 시기에서 이런 독특한 모양은 처음입니다.
소금빵 몸통 부분은 버터 구멍이 예쁘게 나있습니다. 버터향도 물씬 풍기고, 겉바속촉 그 자체입니다. 꼬리 부분도 버터향이 풍기긴 하지만, 속까지 바삭바삭한 식감이 참 재미있습니다.
블루베리 소금빵도 기본과 동일한 모양이고 버터 향도 가득하지만, 겉에 블루베리 시럽이 발려져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겉바속촉보다는 겉촉속촉에 가까운 식감입니다. 거기다 블루베리의 기분 좋은 달달함이 입안을 즐겁게 해 줍니다.
소금빵으로 유명한 카페지만, 마들렌도 그 못지않게 맛있습니다. 모양도 흔한 조개 모양이 아니라 물방울 모양인데, 겉에는 레몬 글레이즈가 발려 있습니다. 한입 베어 물면 약간 바삭한 듯한 글레이즈 속에 촉촉한 레몬 마들렌이 씹힙니다. 상큼한 레몬 향으로 마무리하니 입이 즐겁습니다.
거기다 카페의 시그니처라는 아인슈페너도 정말 최고였습니다. 섞지 않은 상태로 한입 마시면 쫀쫀한 크림과 커피가 함께 입으로 들어오는데, 부드러운 크림에 더해진 커피 맛이 참 좋습니다.
병원 예약시간이 다가와 나가야 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소금빵 한 개를 포장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카페를 나왔습니다.
아쉬움이 가득한 채로 카페를 나와서 그런가, 계속 그 소금빵이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일주일 만에 다시 카페로 향했습니다. 이번에는 병원 가는 길이 아니라 병원에 다녀온 후 카페로 향했습니다.
저녁시간이라 그런지, 이번에도 자리가 많이 비어있습니다. 이번에는 기본 소금빵에 초코 마들렌을 샀습니다. 그리고 저녁이니 커피 대신 아이스 초코를 주문해 보았습니다.
기본 소금빵, 초코 마들렌, 그리고 아이스 초콜릿
역시 맛있습니다. 바삭한 꼬리부분과 겉바속촉 몸통 부분. 일주일 내내 저를 귀찮게 하던 아쉬움이 해서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겉에는 달달한 초코 코팅, 속은 촉촉한 초코 마들렌도 역시나 정말 맛있습니다. 초코도 다크초코라 그런가 많이 달지 않아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음료인 아이스 초코는 다른 카페의 밍숭맹숭한 아이스 초코와는 다르게 초콜릿을 녹여 넣은 것처럼 진한 맛이었습니다. 정말 맛있었지만, 초코 마들렌과 먹기에는 너무 달았습니다.
평소 같으면 이걸 어쩌나 고민했을 텐데, 직원 분께서 먼저 "너무 달면 가져오세요, 우유 더 넣어드릴게요."라고 말씀해 주셔서 기분 좋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버터 향 가득한 소금빵과 달콤한 마들렌, 그리고 매력 넘치는 아인슈페너 덕분에 평범한 하루가 특별해졌습니다. 이제소금빵을 생각하면 이 하루가 떠오르면서 조금 더 행복해질 것 같습니다.
오늘 당신의 하루도 아인슈페너처럼 부드럽고 소금빵처럼 특별한 하루가 되기를 바라며 이만 줄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