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겔 스트리트 』V. S 나이폴/세계문학전집 읽고 서평 쓰기 14
네가 우리 아버지를 용서해 주어야겠어. (중략) 아버지는 늙었거든. 고생스럽게 일생을 살아왔어. 여기 모인 우리처럼 교육을 받지도 못했어. 게다가 우리 모두처럼 그 또한 영혼은 가지고 있거든.(37)
『미겔 스트리트』의 작중인물 중 엘리아스는 의사가 되고자 하지만 자신의 영어실력 즉, 영문학(literature)과 시(Poetry) 때문에 관직으로 나아가는 시험에 번번이 실패한다. 엘리아스와 주민들은 리터러쳐(literature)를 리트리트처(litritcher)로 포이트리(poetry)를 폴트리(poultry)로 발음하면서 제국주의적 억압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언어에 의해 혐오스러운 존재 즉, 주변화 된다. 엘리아스는 영국이 주관하는 캠브리지 고등학교 자격시험을 치러야만 전문적인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사실이 부당하다고 주장하지만 “언어가 권력의 계층구조를 영속시키는 매개”로 작동하기에 그의 억울함의 호소는 이곳에서 무의미할 뿐이다. - 이정민 영어영문학연구 제56권 4호(2014) V.S. 나이폴의 『미겔 스트리트』를 제국의 수사학으로 읽기
나의 어머니는 늘 내게 말하곤 했다. “넌 왜 엘리아스를 본받지 않니? 하느님께서 너 같은 애를 왜 내게 점지하셨는지 모르겠다.”(53)
나는 해트만큼 인생을 즐기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그는 새롭거나 화려한 짓은 하나도 하지 않았다. 사실 그는 매일같이 똑같은 것들을 반복하고 있었지만 늘 자기가 하는 일을 즐기고 있었다. (중략) 내가 미겔 스트리트에서 눈여겨본 것 중의 하나는 개들이 어쩌면 그 주인들을 그처럼 닮을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조지는 실쭉하고 야비한 잡종견을 키우고 있었다. 토니의 개는 무시무시하고 야만적이었다. 해트의 개는 내가 알기로는 유머 감각을 갖춘 유일한 셰퍼드였다. (262)
“한 달에 한 줄씩 쓸 뿐이야. 하지만 그것이 훌륭한 한 줄의 시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어.” 나는 물었다. “지난달에 쓰신 그 한 줄의 시는 어떤 것이었나요?” 그는 하늘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과거는 심오하다’라는 구절이지.” 내가 말했다. “그 참 아름다운 구절이네요.” B.워즈워스가 말했다. “나는 한 달 내내 경험한 내용을 순화하여 한 줄의 시가 되게 한다고. 그러니까 앞으로 이십이 년이면 모든 인류를 상대로 노래할 한 편의 시가 완성될 거야.” 나는 온통 경이로움을 느꼈다. (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