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과 의사, 텐팅 뒤 단상
그녀의 마지막 말은,
. 네. 진짜 아파요. 였다.
그 수술을 받는 사람들은, 다른 수술과 다르게 잠들기전 깨어있는 상태로 혈압을 측정하는 주사바늘을 넣고 전신 마취를 시작한다. 많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꽤 아파서 보통 국소마취를 한 후에 바늘을 넣는다.
환자가 유난히 아파해서 국소마취가 덜 되었을까. 고민하는 동안 전공의가 물었다.
" 국소마취 했으니 아플리가 없는데, 진짜 아파요?"
환자는 " 네 진짜 아파요" 라고 했다.
길고 험했던 수술
수술중에도, 수술 후 중환자실 가는 길에도 잠시도 멈출 수 없었던 수많았던 사람들의 손
중환자실 문 앞에서 울고 있던, 고등학생 같아 보이던 어린 보호자들.
수술방에서 환자를 내내 지켰던 전공의도, 나도, 교수님도, 모두 다음날 출근 하자마자 차트를 찾아 환자가 괜찮아졌는지 확인했다.
오늘 그 과의 첫 수술을 인덕션했다
...어떻게 그렇게 손도 한번 못써보고 보냈어요.. 다시 열어서 할 수 있는게 있나 보기라도 하지..
내가 물었다.
.. 그러게요.. 그럴 틈도 없었어요..
제대로된 말한마디 못남기고..
진짜 아파요... 가 그녀의 마지막 말이었다.
가족들에게도 아닌. 모르는 사람들에게.
기억도, 전달도 못될 말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