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처음의사
CPR. Cardiopulmonary resuscitation 의 줄인말로,
심장이 멎은 환자에게 하는 행위를 이야기 하기도 하고, 그 상황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요 며칠은 매일 CPR이 났다.
그제는 3개, 어제 저녁에 1개, 오늘 저녁에도 한개.
"본원 CPR팀 본원 CPR팀 xx 병동으로 오세요"
방송이 나오면
정말 보기드문 진풍경이 펼쳐지는데
병원 전체에 우당탕탕 소리가 나며 가운입은 의사들이 미친듯이 뛰어가고
그 모이는 속도란 상상을 초월하며, 가보면 정말. 흰가운의 사람들로 바글바글바글하다.
아직 모든 것이 처음인 내 눈엔
' 아. 멋있어 '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든다.
본원 CPR팀은.
내과에 소속된 모든 사람을 의미한다
즉. 내과인턴인 나도 소속되어있다.
그제는 처음으로. 그 뛰어가는 의사무리에 섞여 미친듯이 뛰어보았고 - 뛰는것밖에 안했지만 :)
어젠. 인턴들끼리 번갈아가며 - 혼자하면 너무 힘들기때문에 앰부라 불리우는, 환자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백을 짜는데 동참했다.
어제까진 그랬다.
아. 다이나믹해. 내과는 정말 너무 멋있어.
CPR이라는 긴박한 상황을 함께 지휘하고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현장이 정말 멋있어보였다.
오늘 간호사 스테이션 옆 구석방에서 저녁 먹고 있는데, 카운터병동인 옆 병동에서 CPR이 났다고. 간호사가 이야기를 해주었다.
' 방송 들었니?' '아니요' 주치의 선생님들끼리 대화 나누시더니
' 진짜 CPR은 아니고 준 CPR상황인가보네 ' 하며 계속 식사를 하셨다.
카운터가 수술장 내려가 있어서 오늘 옆병동 주치의 선생님들 밥을 내가 대신 시켰는데,
마침 밥이 왔다고 하여 밥값을 내러 옆병동에 갔다.
근데 스테이션 바로 앞에 있는 병실에 의사들이 복작복작
' 어. 근데 저 자리는.'
어젯밤 당직때 CIC - 소변이 안나온다고 해서 관을 넣어 소변을 뽑아드린 아저씨.
보호자인 아주머니가
"여보는 여기 인턴쌤이 제일 좋지?"
했더니 고개를 끄덕끄덕하셨던.
딴사람이 하면 아픈데 내가 하면 안아파서 좋다고 하셨던
친절해서 좋다고 하셨던
오늘 아침에 다시 CIC하러 갔더니
' 오늘은 비가 오려나. ' 하시며 무릎이 아프다고.
그래도. 오늘은 왠지 기분이 좋다고 방긋방긋 웃으셨던 그. 아저씨.
아. 멋있는 것이 아니었다. CPR은.
멋있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