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처음의사
" 다른 사람들은 다 아프다고 비명지르고 그러지?"
매일 해야하는 동맥혈 검사.
아직 자신없는 나도, 한번에 성공하기위해 10분 넘게 팔목을 만지작..만지작..하다가 한번에 탁.
주사바늘을 꽂고.
많이 아플텐데 미동도 안하고 참으시는 할아버지는.
늘 검사가 끝나면 의기양양하게 말씀하신다.
처음 오셨을땐, 그렇게 안좋지는 않으셨는데.
이젠 화장실만 다녀오셔도 숨이차서 파래지신다고.
어쩔수없이 소변줄을 넣어야한다고 했다.
매일 웃는 모습과 의기양양하게 바늘을 잘 참는 모습을 보이던 할아버지는,
자신의 그곳을 보이게 되어 쑥스러우셨는지,
배시시 웃으며 농담을 하셨다.
며칠 후,
소변줄에 소변이 자꾸 샌다.고 새것으로 바꿔달라고 하셔서 바꿔드렸는데도
다음날 아침. 또 샌다고.
그럴리가 없는데. 하며 한번 점검을 해봤지만. 딱히 잘못된 곳도 없다.
한쪽으로만 누워계셔서 눌려서 엉치가 아프다고 하신다.
욕창이 생길 것 같기에, 학교다닐때 배운 에어 매트리스를 생각해냈다.
생각보다 비싼데, 형편이 안되신다고 하기에
병원에서 빌려줄 수 있는지 알아보고 내일 가지러 가겠다고 했다.
근데 왜,
소변은 계속 새는 걸까?
간호사들도 잘 모르겠다고 하고, 주치의 선생님은
"글쎄.. 요도 괄약근이 제 역할을 못하는걸까?"
하신다.
엊그제까진 스스로 화장실을 이용하시던 분인데,
이상하네. 고민하고. 주치의 선생님께 에어 매트리스에 대한 생각을 여쭈어보고
퇴근했다가.
다음날 출근을 하니
주치의 선생님께서 그분의 사망기록지를 쓰고 계셨다.
아. 그랬구나.
terminal이라. 며칠 남지 않으셔서 괄약근이..
근데 난 그것도 모르고,
생기지도 않을 욕창이나 걱정하고 있고.
미리 알았더라면 인사라도 드릴 수 있었을텐데...
내가 제대로 아는건 뭐가 있기나 할까.
너무 가난해서.
병원비 정산하는데도 한참 걸려서.
돌아가신 할아버지는, 병실도 못비우시고 한나절을 계시다가
하루 3천원인 안치실을 겨우 찾아
그곳으로 가셨다며
담당간호사님은 눈물을 글썽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