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처음 의사
눈뜨면 출근하고, 퇴근하면 자고
요일에 따라 일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주말도 쉬는 날도 없으니
날짜라는 것은 금방금방 잊혀지고 중요하지도 않아서
오늘이 몇월 몇일인지 찾아볼 때는 오더낼 때 날짜를 적을때 뿐이다.
이상하게도 콜이 많던 중환자실 당직이던 어젯밤
끝없이 동맥혈 검사를 해야하고, 인공호흡기 세팅을 바꾸어야한다며 콜이 오던 그 환자는
새벽 1시 23분에 돌아가셨다.
이곳 파견 병원은 사망 선언과 그에 제반한 서류 작성도 모두 인턴이 하는데
그래서 내가 올해 오늘 날짜를 기록한 가장 첫 글은
우울증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식사하다가 기도가 막혀서 심정지가 왔고,
CPR 10여분 만에 리듬이 돌아왔으나 폐렴으로 사망하게 된 환자의 사망기록지였다.
의사가 된 후 첫 생일.
내 생일 날짜를 적는 첫 문서가 사망기록지라니.
왠지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평생 살게될 날들의 시작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