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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썸머 Jun 03. 2024

믿음

중년 부부의 저녁 운동

친정 집 가는 길에는 작은 운동장이 있습니다.


운동장을 따라 걸어가는 길,

멀리서 맨 발로 열심히 걷는

두 사람이 보입니다.


5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중년 부부의

저녁 운동 시간인가 봅니다.


아내는 앞에서,

남편은 한 발자국 아내 뒤에서.

부지런히 걷고 또 걷습니다.


지금까지 '부부는 함께 나란히 걸어야 한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문득,


한 발자국 뒤에서 걸어주는 남편이 있어

앞서 걷는 아내의 걸음걸이가

'편안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뒤에서 걸어오는 발걸음에서

든든함을 느낍니다.


나란히 걷지 않아도

묵묵히 뒤따라주는 한 사람이 있어

안심이 되는 저녁 운동 길입니다.


함께하는 저녁 운동

늘 뒤를 지켜주는 마음

앞서 가지만 뒤따르는 이를 생각해

일정하게 걸음을 옮기는 마음


건강을 위해 걷는 저녁운동에서도

오랜 시간 다져진

부부의 묵묵함과 배려가 느껴집니다.


스치듯 지나는 부부의 운동시간을 보면서

잠시 '믿음 '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남이 만나 '믿음'을 갖고

평생을 함께

나란히,

앞 뒤로 걷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란 걸 알기에

두 중년 부부의 저녁운동이

참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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