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의 호흡은 어떤가요?"
[사는 재미 101]
01. 호흡 - 몸 구석구석이 나를 돕고 있다는 감각
애플 워치의 시계줄을 바꿨다. 3월에는 시계를 잘 차고 다니기로 했다. 애플 워치는 가끔 알람으로 '호흡하세요'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오후에 좁은 회의실에서 연거푸 하품과 한숨이 번갈아 나오는 회의 중에도 알람이 울렸다. "이 모양이 보이시나요? 동그라미가 부푸는 대로 숨을 들이쉬고, 동그라미가 작아지는 대로 숨을 내쉬세요." 여러 사람의 가뿐 호흡이 가득한 회의실에서, 나는 시계 안에 동그라미 모양대로 숨을 크게 내쉬고 들이쉬었다.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요새 이 말을 연거푸 들었다. 며칠 전에 말한 코칭 자리에서도 강사님이 제일 먼저 꺼낸 말이기도 했다. "지금 어떻게 호흡하고 있나요? 자신의 호흡을 관찰해보세요. 요새 숨을 잘 쉬고 있나요?" 그때 처음 가만히 내 호흡을 느껴봤는데, 대단히 부자연스러운 느낌이었다. 나도 모르게 순간순간 숨을 참고 있기도 하고, 고르지 않게 호흡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때 몸한테 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 하루의 긴장, 스트레스 같은 것들을 감내하고 있는 건 내 호흡이었다. "숨을 잘 쉬고 있나요?" 이 간단한 몸 상태를 체크하는 것만으로도 내 몸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 같아, 그때부터 때때로 호흡을 점검하곤 했다. 평상시에 무시하던 시계 알람에 새삼 마음을 기울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 다시 한번 "호흡하세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퇴근 후에 일회성으로 진행한 워크숍에서였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종류의 호흡이었다. 호흡을 하면서, 내 마음 속에 반짝이는 공이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내 호흡으로 그 공을 온 몸 구석구석으로 보내봅니다. 손끝까지, 발끝까지 닿게 하고 다시 호흡으로 그 공을 가져와보세요.
흥미로운 건 두 번째였다. 호흡으로 내 머릿속에 좋은 숨을 불어넣어 봅니다. 머리끝까지 호흡을 불어넣어, 정수리에서 호흡이 탁 터져나갈 수 있게 해보세요. 가만히 호흡을 머리 위로 보내고 있으니, 저절로 어깨가 들리고 가슴이, 갈비뼈가 올라오고 온 몸이 호흡을 밀어올리기 위해 돕고 있다는 걸 느꼈다. 들썩이는 몸으로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나의 몸 구석구석이 서로 돕고 있다. 왠지 뭉클한 마음까지 들었다. 어제 오늘 생리통이 심해서 종일 아픈 배를 부여잡고 투덜대고만 있었는데, 실은 그 아픈 몸에도 출근하고, 먹고, 말하고, 회의하고, 자리에 앉아있느라 온몸이 서로 돕고 있었다. 호흡을 통해 그걸 깨달았다.
감사합니다. 관절
감사합니다. 척추
감사합니다. 폐
감사합니다. 혈관
감사합니다. 갈비뼈
감사합니다. 근육
잘 숨 쉬는 것.
나의 호흡을 인지하는 것.
호흡으로 내 몸과의 관계를 느끼는 것.
아주 작은 일이지만, 나를 돌보는 중요한 리추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