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지 못하는 게
게으름 탓만은 아니었다

"설렘으로 하루를 시작한 적 있나요?"

by 느루양
[사는 재미 101]

00. 질문 -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는 게 게으름 탓만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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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뜰 때,

새 아침이 왔다는 설렘으로 일어난 적이 있나요?"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주말이었다. 마음은 들뜨고 몸은 무거운 날들이 계속되서 기분 전환을 할겸 서점에 나갔다. 인스타그램에서 관심있는 작가의 강연이 있다는 소식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날 강연장에는 몇 명의 사람밖에 자리를 채우지 않았는데, 작가가 한 사람의 눈을 또렷히 쳐다보며 저 질문을 했다. 설렘으로 아침에 일어난 적이 있었느냐고. 사실 처음 듣는 질문은 아니었다. '성공하는 청소년을 위한 40가지 습관' 같은 책에서도 숱한 자기개발서에도 본 적 있는 질문이었다.


다음 날 아침, 회사 가기 싫은 마음으로 오만상을 찌푸리며 눈을 떴을 때 그때 불현듯 어제의 질문이 몸으로 다가왔다. 나는 왜 일어나지 않고 밍기적 대고 있을까? 그야 일어나고 싶은 이유가 딱히 없기 때문이다. 억지로 일어나 가고 싶지 않은 곳으로 몸을 옮겨,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겠지. 정말 일어날 이유가 없잖아? 의무만 있을 뿐. 그 사실을 새삼 인식했을 때 놀랐다. 조금 당황스러운 마음으로, 오늘 일어날 수 있는 즐거운 일을 애써 떠올려보았다. 딱히 없었다.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저 오늘 있었으면 즐겁겠다 싶은 일이 없다니. 인조이 라이프를 추구했던 내 삶에 이렇게 즐거움이 가뭄처럼 말라버렸다니!


그날부터 저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오늘 하루 내가 즐거울만한, 설렐만한 일이 뭐가 있을까? 단순히 쇼핑을 하고, 외식을 하는 식의 돈 쓰는 일 말고 딱히 없다. 즐거운 일을 떠올리지도 못하는 삶이라니, 순간 내 삶이 가난하게 느껴졌다. 아마 즐거운 일이 아예 없는 건 아니겠지만, 즐거움의 감각은 오래 전에 둔화됐다. 그동안 이 감각을 너무 무심히 다뤘다. 발견하지 못하는 거라면 찾고 싶다. 내 삶에 즐거운 순간. 사소한 거라도 아침에 일어나는 데 도움이 될만한 일들을.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는 일에 내 몸을 탓할 게 아니었다. 내 생활을 돌아볼 일이었다. 사는 재미를 찾아보기로 했다. 없다면 만들어라도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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