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이 출시된 게
고작 2009년인걸요"

변화는 생각보다 빠르다

by 느루양


Apr. 01




밥을 먹으면서 운전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나와 몇몇 친구들은 면허가 있지만 운전을 할 줄 모른다. 대학생 시절에 시간 있을 때 미리미리 따둔 면허고, 차가 없어서 오래동안 장롱에 보관되어 있었다. '운전, 하고는 싶은데.' '올해는 꼭 시작해야지' 이런 얘기를 나누다가 문득, 한 사람이 "곧 모두가 자율주행차를 타고다니는 시대가 곧 오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에이, 그게 뭐 금방 되겠어? 불안해서 어떻게 타."

"하지만 아이폰이 나온게 고작 2009년인 걸요. 10년 동안 엄청 많은 것이 바뀌었어요."


그렇게 말하니까, 정말 10년의 시간, 빠른 변화의 속도가 실감났다. 멀리 생각할 것도 없다. 애플에서 이어팟을 10만원 넘는 가격으로 출시했을 때, '저 콩나물 대가리가 무슨 10만원이 넘어. 금방 잃어버릴 텐데, 누가 저 작은 걸 사겠어?'라고 했던 나인데, 이제는 외출할 때마다 이어팟 부터 챙긴다. 끈이 없고 귀에 쏙 들어가는 게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변화의 속도가 이러하니, 10년 뒤에 모두가 당연하다는 듯 자율주행 자동차를 타고 다닐지 모른다는 그 말을 어떻게 부인하리. 원더키디가 살던 2020년을 넘어 이제는 2029년이라는 연도를 노트에 적을 날이 온다는 사실조차 믿기 어렵지만, 현실이니까.




오늘의 밑줄



마침 오늘 집어 든 책의 첫 구절이 이랬다.

"십 년 뒤의 나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무엇을 상상하든 아무 소용이 없다. 어차피 내 예상과는 다를 테니까. 십 년 전의 내가 지금의 모습을 상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말이다." - 『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중


발뮤다 창업자 테라오 겐의 자서전이다. 내가 답 없는 문제 앞에서, 닥치는 대로 도움을 구했을 때, 내 옆자리 동료가 이 책을 빌려주었다. "해봅시다.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라면서.


창업 이야기를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1부는 부모님 이야기, 2부는 방황하던 10대, 20대 이야기다. 왜 이런 이야기를 이토록 길게 서술했을까 싶었는데, 읽다보니 어린 시절의 경험들이 어떻게 자신의 철학으로 연결되고 확장되는지,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고스란히 모아지는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아래 대목을 읽고 내가 책에서 구하던 답의 실마리를 발견했다.


"여행을 통해 내가 얻은 것은 자신감이 아니었을까? 그것은 성공이나 어떤 일을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다른 종류의 거였다.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감각을 기르면서 나는 살아있고, 살아갈 수 있다는자신감이 생겼다. 가고 싶은 장소를 선택하고 스스로를 지켜내고, 목적지까지 이동한다. 아름다운 장면을 수도 없이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 일을 한 건 아니지만, 살아있고 있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대답할 수 있게 됐다. 나는 살아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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