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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잠꾸러기 덴스 Dec 31. 2018

이 또한 지나가리라

행복과 불행의 공식, 평균회귀

온라인 잡지 <에지 Edge> 편집자인 존 브록먼이 노벨 경제학자인 다니엘 카너먼에게 과학자로서

좋아하는 방정식이 무엇인지 혜안을 묻는 질문에 의외의 답을 내놓는다.

 

성공= 실력+ 운

대성공= 약간의 추가적 실력+상당한 운

   

현존하는 최고의  경제학가 겸 심리학자가 내놓은 철학적 방정식 치고는 너무 심플하다.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창업가들에게는 좋은 힌트가 될 수도 있겠다.

         

프로골프에서 첫날 평균타수(72타)보다 아주 좋아 66타를 기록한 선수를 보자. 이 탁월한 점수에서 추론할 수 있는 것은 이 선수의 실력이 참가한 선수들의 평균보다 뛰어난다는 점이다. 또한 첫날 성적이 좋았던 선수는

그날 평균을 웃도는 오늘의 운수를 누렸다는 다른 추정도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못 친 선수는 실력이 부족하다는 추론이 가능하지만 운도 나빴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그럼 둘째 날에는 어떨까. 첫날 성적이 좋았던 선수는 성적이 좋을 수 있지만 첫날보다는 부진하기 쉽다 첫날 행운이 지속될 수 있지만 그런 운수좋은 날이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

마찬가지로 첫날 성적이 부진한 선수에게도 반대의 경우가 성립된다. 둘째 날에도 여전히 첫 번째 선수가 두 번째 선수보다 성적은 좋겠지만 차이는 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애초의 점수가 극단에 가까울수록 그다음에는 평균으로 회귀할 확률이 높다고 예상할 수 있다.


사람들은 회귀를 인과관계로 잘못 설명하는 경우도 많다.

한 예로 미국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Sports Illustrated> 잡지의 표지 사진이 실린 선수는 다음 시즌에 부진하다는 주장이다. 과도한 자신감 그리고 높은 기대에 부응하려는 압박감이 그 이유로 곧잘 거론된다.

그러나 정확한 설명은 그해 시즌이 상당히 좋았기에 여기에는 운의 도움도 있었을 것이고 다음 해는 어느 정도 평균으로 회귀했을 뿐이다.  우리가 곧잘 쓰는 탁월한 성적을 낸 '루키의 2년 차 징크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실 통계학적으로 심리학적으로 그런 징크스는 없다. 실력과 운이 겹쳐 첫해 성적이 워낙 출중했을 뿐이다.

훈련에 참여하는 이스라엘 공군 소속 장교들이 불평하기를, 훈련생들이 유난히 비행을 잘했을 때에 칭찬을 해봤자 실력 향상에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실제로 훈련생들은 그렇게 칭찬을 받고 나면 다음번 비행이 훨씬 전만 못했다. 비행을 아주 못한 훈련생을 꾸짖으면 그 훈련생은 거의 항상 다음 비행에서 향상된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서 이 장교들은 상급 장교들에게 저조한 성과는 비판하되 뛰어난 비행에는 칭찬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결국 칭찬과 비난 여부에 상관없이 어느 조종사가 유난히 비행을 잘하거나 못했다면 그 다음번 비행에서는 그의 평균적인 실력 수준으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 그러므로 어쩌다 뛰어난 비행 실력을 보인 조종사는 아마 다음번에는 그보다 못한 실력을 보일 것이다. 반대로 어쩌다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조종사는 아마 다음번 비행에서 훨씬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극단적일 때에 같은 종류의 다음번 사건은 그만큼 극단적이지 않다는 원칙을 ‘평균 회귀'(Regression To The Mean)라고 한다 1). 이러한 현상은  모든 운동 종목뿐만 아니라 , 삶의 모든 현상에서 나타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균 회귀의 원칙을 무시한다. 특정 상황에서 최소한의 운이 작용해 예외적인 일이 일어났다면 그 다음번은 평균 수준으로 돌아가기 쉽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래서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친 예측을 하는데 그 예측은 틀리기 쉽다.


사람 운세에도 평균 회귀의 법칙을 적용해 보면,

2018년 한 해 정말 힘든 한 해였다면 2019년 한 해는 정말 새해 운수가 좋은 운수대통 새로운 한 해가 될 것이다.

죽고 싶을 만큼 힘든 한 해, 잊고 싶은 한해, 울고 싶은 한해였다면 그해는 이제 저물었다.

2019년은 위안을 받는 희망의 해로 흐름이 회귀될 것이다.

지금까지 운 흐름이 좋았다고 하면, 운 흐름이 언제라도 반대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기에

신경을 써야 한다. 양지가 음지 되고 음지가 양지되듯이


행복의 평균값은 상대적이다. 그러나 감정의 평균값은 절대적이다.

그것이 운이든 불행이든 어차피 맞닥뜨릴 일은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다면 과감하게 그것을 받아들이자.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고 한 스피노자의 명언처럼.

행운에 크게 기뻐하지 말고 불행에 너무 아파하지 말자.

다윗왕이 부귀영화를 누릴 때 반지에 새겨 경계를 삼은 문구처럼


(행복한 이 시간도, 지치고 힘든 이 시간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This too shall pass away





1) 평균 회귀는 찰스 다윈의 사촌 격인 프랜시스 칼턴(Francis Calton) 이 1886년 발표한 <키 유전에서 평범함으로 회귀>라는 논문에서 출발한다. 아버지가 평균보다 키가 클 경우 자식은 아버지보다 작을 확률이 높고 그 반대로 아버지가 평균보다 작을 경우 자식은 아버지보다 클 확률이 높다고 통계적으로 분석하여 평균 회귀라는 용어를 최초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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